재주 많은 네 형제 - 우리 옛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15
서정오 지음, 이현아 그림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재주 많은 다섯 친구를 읽었었는데 이 이야기는 재주많은 네 형제다.  이야기의 구조는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되겠다. 다만 다섯 명이 넷이 되고 친구가 형제가 됐을 뿐!

바위 손이는 일곱살이 될 때까지 걷지도 못하고 똥오줌도 못 가리던 천덕꾸러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지가 산에서 바위를 지고 내려와 천하장사임을 입증하니, 이때부터 이름이 바위손이가 되어버린다. 나이 열 다섯이 되었을 때 나라에 난리가 났다. 이웃나라 도적들이 침공한 것!

나라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길 떠난 바위손이. 뜻밖에 놀라운 친구들을 만난다.  산을 들썩이며 밀었다 끌었다 하는 고무래손. 둘은 형제가 된다. 그리고 만난 친구는 오줌이 폭포수처럼 내리는 오줌손이. 그리고 콧바람에 나무가 뽑힐 것 같았던 콧바람손이까지.

이들은 모두 의형제가 되어서 도적들을 물리치는데 그 모험이 자못 신난다.  먼저 바위손이가 네 방향에 커다란 바위를 던져 도적들을 한 공간에 가둬버리고, 고무래손이가 그 산들을 밀어붙여 놈들을 구덩이만한 크기로 몰아버리고, 거기에 오줌손이가 오줌을 크게 쏴 버리니 녀석들은 얼굴만 겨우 내뺀 채 숨쉬기 힘들어진다. 마지막으로 콧바람손이가 녀석들을 향해 콧바람을 잔뜩 불어주니 녀석들은 그만 꽁꽁 얼어버린다. 다시는 쳐들어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그네들을 돌려보낸 네 형제.

바위손이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바로 '어제'까지 살았더라는 이야기!

네 형제의 모험 이야기도 익숙하고, 평범하거나 보잘 것 없던 아이가 영웅이 되는 이야기도 익숙하지만, 바로 어저께까지 살았더라는 이야기의 마무리는 매우 신선했다.  어저께까진 살아있었다가 오늘은 죽어 없더라는 마무리가 아니라, 바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을 말하는 것일 게다.  서정오 선생님의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버무려졌다.

꽤 많은 전래동화에 이름을 올리고 계신 서정오 선생님. 저작권료 엄청 받지 않을까 상상해 보았다. 혹부리 영감처럼 이야기 보따리 한움큼 갖고 계신 것일 지도....

그림은 이현아 작가가 그렸는데 해학이 넘치는 그림이 재밌고 구수하다.  표지 그림도 옛날 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역시 신선했다.

근데 이웃나라 도적들의 모습들이 어째 '관군'을 보는 기분이다. 혹 착취당하던 백성의 마음을 대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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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2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못 보고, 양재흥 선생님의 '재주 많은 여섯 쌍둥이'로 봤어요. 정말 기막힌 재주꾼들이죠!^^

마노아 2008-04-02 19:13   좋아요 0 | URL
재주 많은 다섯 친구는 봤는데 여섯 쌍둥이 버전도 있군요^^ㅎㅎㅎ 어릴 적 이런 이야기 들은 기억이 나요. 어른 되어서 그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는 입장이 되어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