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왕 바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
장 드 브루노프 지음, 김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큰 싸이즈의 동화책이다.  코끼리의 거대함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일까?
출간된 지 무려 80년 가까이 되는 오래된 책이다.  그렇지만 지루함이나 고루함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너무 밝고 유쾌해서 어리둥절하달까.

바바는 아기 코끼리다.  엄마의 사랑을 받고 행복하게 살다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엄마를 잃고 도시로 흘러들어간다.  도시로 간 바바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  귀부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경제적 후원으로 멋쟁이 신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새로운 문물과의 만남은 바바를 몹시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공부하는 것도 즐거웠고 쇼핑도 신났으며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모두가 부러워했다.

그러나 두고 온 고향 생각이 아니 날 수가 없다.  사촌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다시 숲속 나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바바.  귀부인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고향 숲으로 돌아간다.  때마침! 독버섯을 먹고 죽어버린 코끼리 왕.  도시 물을 먹고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온 바바가 코끼리 왕이 되어버린다.  즉위식도 멋지게, 결혼식은 더 훌륭하게 치러진다.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가 경쾌하게 진행되는데, 여기에 사회적인 윤리의 잣대를 들이대면 작품을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게 된다.  엄마 잃은 뒤 슬퍼하기도 전에 도시 생활에 푹 빠진다던지, 그의 모든 물질적 후원을 거침없이(이유 없이, 뜬금 없이) 해주는 귀부인의 존재라던가, 의문을 갖고자 한다면 모두가 어이 없는 진행이지만, 그래도 바바의 이야기는 즐겁기만 하다.  아이들에게 윤리적인 교훈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신나하는 아기 코끼리라니,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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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3-02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군요. 전 '어른의 눈으로' 읽어서인지, 읽는 내내 '어? 어 ... 어?'를 하면서, 내 스스로 이 책을 어떻게 소화시켜야 하나 고민했거든요. ^^;

마노아 2008-03-02 21:3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 어른들이 좋아하느나 책이 달라지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