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마을 미래그림책 50
앤 그리팔코니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이선오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12월
절판


노예무역 시대, 아프리카의 야오 부족 마을 이야기이다. 야오 부족의 할머니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용감하고 서로를 위할 줄 알았던 조상들의 이야기를 해주신다.

아비카닐은 야오 부족 말로 '듣는다'라는 뜻의 이름이다. 엄마 니제밀은 '서 있다'라는 뜻이었는데 강가 갈대 숲에 서서는 기도를 하셨다.


오, 조상의 영혼들이여!
오, 나의 할머니들이여,
오, 나의 아버지, 언니의 영혼들이여!
저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풀밭과 나무들 사이
바람결과 물소리에서
당신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들의 신비한 힘을 저에게 보여 주소서!

저의 기도를 거두어 주소서!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힘을 빌려 주소서.
물속에 잠자고 있는
악어들의 비밀을 보여 주조서!

오, 조상의 영혼들이여
지금 당신들의 마법이 필요합니다!
우리 마을을 지켜 주소서.
자유롭게 살게 해 주소서!

엄미 니제밀의 기도가 그토록 간절했던 이유는 야오 부족 마을에 들이닥칠 노예 상인들을 피해 곧 마을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어린 아비카닐은 그들이 왜 자신들을 잡아가는지 엄마에게 묻는다. 이유는 힘세고 일을 잘하니까! 단지 그것 뿐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들을 사고 파느나 무시무시한 인간 사냥꾼들! 야오 부족의 젊은 장정들은 이미 잡혀간 지 오래이다. 남은 사람들은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 마을을 떠나 깊은 숲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집을 불태우면 연기 때문에 위치가 노출될 수 있어 마을 사람들은 집을 해체하고 땅을 갈아 엎어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을 지워버렸다. 그런데 아비카닐의 할머니 침왈라는 조상들의 땅을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자신의 이름이 뜻하는 돌처럼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겠다고 한 것. 결국 사람들은 침왈라 할머니의 집만을 남겨두고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폭이 넓고 물살이 급한 강과 마주치게 되어 여간 낙심한 게 아니었다. 배도 없고 헤엄도 칠 수 없었다. 이때, 아비카밀이 지혜를 짜내었다. 조상들이 돌보고 있는 숲이라는 것을 기억해 내고 기도를 올린 것이다.

오, 조상의 영혼들이여!
오, 어머니, 오, 아버지,
오, 오빠 언니의 영혼들이여!

저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저의 기도를 거두어 주소서!
당신의 마법이 필요합니다.

물속에 잠들어 있는 악어의 비밀을 보여 주조서!

오, 조상의 영혼들이여!
우리는 지금 당신들의 마법이 필요합니다!

기도에 대한 답이었을까. 차가운 바람이 물살 위로 흐르더니 강물 위로 둥그런 돌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비카닐은 용기를 내어 징검다리를 건넜으나 사람들은 돌이 보이지 않아 두려움에 떨었다. 아비카닐의 엄미 니제밀이 외쳤다. 늙은 할머니는 희생을 보여주었고, 저 용감한 꼬마는 몸으로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부족의 앞날을 생각하며 마을 사람들 모두 용기를 내어 강물을 건넜다. 노예 상인들은 이미 흔적이 사라진 마을에서 누구도 잡아가지 못했고 헛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렇게 살아남은 야오 부족.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할머니. 어쩌면 그때 그 용감한 소녀가 이 할머니일지도 모른다. 조상들의 말에 믿음으로, 그리고 용기로 대답했던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글도 그렇지만 그림이 유독 훌륭한데 정말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을 그린 듯한 느낌이다. 그곳의 석양과 그곳의 갈대숲. 물론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이곳이 아프리카라는 느낌이 물씬물씬 풍긴다.
책은 초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글자도 많고 노예 무역에 대한 배경도 설명해 주어야 할 테니까. 또 야오 부족 사람들의 용기와 지혜, 협동에 대해서도 나눌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아프리카 땅이 어디에 있는지, 세계 지도도 한 번 들여다 보면 더 좋겠다. 바다 건너 아메리카 대륙까지도 이어서 보여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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