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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데트의 모험 4
권교정 지음 / 씨엔씨레볼루션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겉표지가 어찌나 빳빳하던지 책을 덮어놓아도 책장이 넘어간다.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아야 틀이 잡힌다. 허헛... 비싼 표지값을 한다. 200페이지 분량에 5,500원이라는 가격을 자랑하는 것일까...ㅜ.ㅜ
3권에서 몹시 충격을 받고, 마음이 무거웠는데 4권은 생각보다 가볍게 진행되었다. 그래도 라자우스의 얼굴을 보면 마음 속에 무언가 쿵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남들보다 갑절 이상 긴 시간을 살아야 하는 그는, 매 순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그 아이의 존재를 어떻게 감당할까....
드디어, 데트와 오센을 따라잡는 라자우스. 그가 보았던 미래를 더듬어, 긴 시간을 헤매어 여기까지 왔지만 다음 행보는 그로서도 난감하고 어려운 일이다. 일단은 몬스터의 위험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게 급선무!
그는 공정합니까. 혹은, 그의 마법은 공정합니까. 권교정 작가다운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마법사가 등장하고 용이 나온다고 해서 환타지가 되는 것은 아닐 터. 그녀가 구축해 낸, 그녀가 열심히 만들어 놓은 책 속의 세계가 이채롭고 신비롭다.
마법에 걸려 있는 하이리기스 옷! 가격은 거의 황금뻘이라나. 그 단순 디자인의 옷에 그런 프리미엄이 있다니... 때도 안 타고 해어지지도 않는 멋진 옷! 그곳에서는 옷장사 하기 힘들겠다^^
3권까지는 비교적 한 호흡으로 읽어서 몰입이 쉬웠는데, 4권은 조금 시간이 떨어진 탓에 숨은 이야기들과 기본 설정들을 많이 잊어버렸다ㅠ.ㅠ 맨 뒤에 설정 자료들이 나오는데 벌써 가물가물해져서 마음이 아팠다나 뭐라나...;;;
스킵은 인생의 끄트머리에 도착해 있었다. 죽기 전, 그는 후회할까? 얼마나 엄청난 짓을 저질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인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고, 어찌 보면 그도 미래의 시간을 위한 한 '도구'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예수님이 구원의 상징이 되기 위해 가룟 유다가 쓰여버린 것처럼. (너무 거창한 비윤가??)
어쩔 수 없이 슬픔 한 가닥을 깔아놓고 읽게 되었음에도, 읽는 동안 참 즐거웠다. 특히 지친 내 마음에 선물로 준 책이기에 더 그랬나 보다. 5권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에 만났으면 좋겠다. 찬란한 여름보다도 먼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