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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디 DVD 1 - 땀과 비누와 디디의 이야기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구입한 지 꽤 오래 되었는데 후다닥 읽고 중고샵에 팔까?란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후딱 다 읽더니 너무 맘에 들어서 계속 소장하기로 결심했다. 부피는 좀 차지하지만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으니 시공간이 아깝지 않다.
땀과 비누, 그리고 DD의 이야기. 그래서 그 약자로 DVD다. 남자친구 공부 뒷바라지(?)에 헌신했던 땀이는 그 바람에 공부 잘했는데도 원했던 대학에서 떨어지고 고시원에서 재수 준비중이었고, DD는 나이트클럽의 디제이, 그리고 비누는 DD의 룸메이트로서 잘 생긴 외모와 게으름, 그리고 놀라운 상상력으로 먹고 사는 놀라운 청춘이었다.
독특한 스펙을 자랑하는 이들이 만나 다시금 룸메이트가 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만나는, 그러나 환상과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 속에서 지극히 평범함을 사양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가슴에 집착하는 비누의 젖소 미학(!)이 끊임 없이 웃음을 유발했고, 곽 비누를 능가하기 위해서 소화기를 끌어안고 사는 DD의 처절한 분투기가 눈물이 날 만큼 재밌었다.(실제로 어찌나 웃었던지 엄마가 나와 보시기도...;;;;)
8권 끄트머리에는 dvd처럼 작가 코멘터리가 그림과 함께 담겨 있는데, 작품의 진행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풍부하게 실렸다. 그림과 대사와 씬에서 작가가 의도했던 것들, 은유적 표현, 복선 등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도 비누와 DD가 한심하게 살기로 결심하며 의형제 맺던 장면에서 비가 오는 장면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일명 '세례 의식'이었으니까.
현재 진행중인 '하이힐을 신은 소녀'의 그림체가 너무 파격적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쓰고 있는 그림체가 더 친숙하고 멋져 보인다. 외모의 잘 생김 정도를 0부터 10까지 묘사했을 때 과감히 10의 외모를 자랑하는 비누의 멋진 모습을 맘껏 감상하기를~
액자식 구성을 취하는 많은 이야기들에 동화와 전설, 환상과 현실이 적절히 배분되어 숨을 쉬고 있다.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경이의 박수를 보낸다. 진작 안 읽어본 나 자신의 안목 없음도 잠시 나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