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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 주세요, 아빠! ㅣ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니콜라 스미 글.그림, 김서정 옮김 / 프뢰벨(베틀북)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엔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교육과 정서에 동화책 읽어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고 또 실천하고 있지만, 아직도 아빠의 책 읽어주기 시간은 크게 그림이 와닿지 않는다.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일임에도 그 일에 적극성을 보여주는 아버지가 드문 까닭.
이 책의 주인공 안나는 아빠에게 책 읽어달라고 내내 졸랐지만 아빠는 나머지는 다음으로 미루며 신문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상심한 아이는 잠이 오지 않아 숫자를 세다가 사자를 만나고, 사자가 피곤함을 느끼자 이번엔 뱀과 함께 논다. 뱀은 나뭇가지에 제 몸을 걸어 아이를 그네 태워주기까지 한다. 징그러운 뱀조차 아이에게는 멋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게 멋졌다. 뱀도 피곤해지자 이번엔 고릴라를 만난다.
안나는 새 친구를 만날 때마다 책을 읽어달라고 하지만 모두들 거절하고 자신이 잘 하는 것으로 안나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악어와 기린과 커다란 새까지도, 모두들 안나에게 책을 읽어줄 수 없다. 당연하다. 안나가 정말 책 읽어주기를 바란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커다란 새가 안나를 물고 날아가다가 입을 여는 바람에 그만 뚝 떨어진 안나. 하지만 안나가 정말 떨어진 것은 침대 위에서였다. 쿵 소리에 놀라 달려온 아빠. 뒤늦게 책 읽어주시는 아빠. 하지만 안나는 이미 피곤에 지쳐 잠이 든 후다. 꿈 속에서의 멋진 모험담이 너무나 피곤했던 까닭일 게다.
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간절히 원하는 아이의 모습이 모험을 가득 담아 예쁘게 묘사되었다. 정겨운 그림도 책의 묘미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나 자랄 때도 울 아빠가 이렇게 책 읽어주신 적이 있었을까? 어쩐지 몹시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