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귀야행 16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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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읽은 백귀야행은, 사실 매력적이지만 쉬운 작품은 아니다.  이야기의 진행이 친절하지 않아서 읽다가 앞 부분을 다시 보아야 전후 관계가 제대로 파악될 수 있고, 오래 전 복선도 나중에 설명되어져서 앞 이야기가 잘 생각이 나지 않으면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요괴'이야기라는 소재를 아주 일상적으로 잘 풀어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유지해서 투덜대면서도 즐겨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이번 편에서 네개의 이야기가 실렸는데, 요괴 이야기는 대개 죽은 사람의 이야기와 겹치므로 약간씩은 슬픈 느낌을 줄 때가 많다.  그렇지만 특유의 유머 감각도 늘 잊지 않으니, 그 또한 작가의 독특한 매력이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육신을 껍데기로 쓰고 있는 아오아라시가 참 즐겁다.  아버지의 영혼을 건져오려고 했던 리쓰가 할아버지의 영혼의 등불을 보고는 망설이다가 둘 다 못 건져온 이야기가 있었는데, 영혼이 방문하지 못하는 까닭을 아오아라시가 지키고 서서 내쫓으려고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한 것은, 심각한 얘기를 가볍게 풀어주면서 '악령퇴치'라고 적힌 머리띠로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었다.

닭으로 환생(?)한 사부로씨의 사념이 안쓰럽고, 그러면서도 아키라의 새 연애는 잘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카이 삼촌은 부동산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특유의 능력을 십분 발휘, 매물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앞으로 더 큰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그나저나 요괴를 보는 능력과, 또 그것을 풀어내는 힘을 가진 리쓰.  수호 귀신이 있어서 쉽게 죽지도 않지만 죽을 위험도 많이 만나는 그.  여기저기 원한 풀어주고 사건 해결해 주기 바빠서 연애하기도 쉽지 않으니 어쩐지 불쌍타. 그렇지만 리쓰네 집안에서 적응하려면 상대방도 만만치 않은 여인이어야 할 듯!

책 맨 뒤에 작가 후기가 있는데, 아버지와의 산행이 엄청 고생스럽게, 동시에 재밌게 묘사되었다.  살아돌아온 것을 축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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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2-1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은 자 혹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특이한 영령체를 볼 수 있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중 어느게 좋을까..하고
생각한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반갑지 않은 자야 보기 싫지만, 만약 그런 능력이 있다면 보고 싶은 혹은 수호신 등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웃음)
아 갑자기, 죽은 친구 영혼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엉뚱한 탐정 MONK 가 떠오르는군요.^^

마노아 2008-02-11 22:29   좋아요 0 | URL
어릴 때 한동안 영적인 것들이 보이던 때가 있었어요. 제 경우 혼령이기 보다 어떤 '상징'으로 대체되어 보였지만요. 아홉살 때였는데, 사실 저는 좀 많이 무서웠어요. 즐거운 것이 보일 때는 기분 좋았지만요^^

2008-02-23 1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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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3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23 2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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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4 15: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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