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8 - 죽음과 맞바꾸는 맛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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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까지는 도서관엔서 빌려보았는데, 아무래도 소장해야지 싶어 주문했다.
5개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복어를 소재로 한 '죽음과 맞바꾸는 맛', '과하주', '애드 리브', '제호탕', '1+1+1+1'이라는 제목이었다.
복어 맛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죽음과도 맞바꿀 만큼 유혹적인 그 맛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성찬이 날린 멋진 대사에는 크게 동감한다.

음식엔 맛이 있어야 한다!
음식엔 멋이 있어야 한다!
음식엔 품위가 있어야 한다!
음식엔 클라이맥스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도박이 있으면 안 돼!

뭐든 선후 관계가 중요하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것은 절대 금물!

과하주 편에선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가 인상 깊었는데, 인터넷의 대중화가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작가라고 팔도의 사투리를 다 소화할 수는 없으니, 현지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큰 힘이 된 것.  술 빚고서 집 나간 영감 기다리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짠했다.

애드리브 편에서는 견지낚시를 통해서 손의 감각을 잃어버려 슬럼프에 빠진 재즈 피아니스트가 구원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견지낚시의 맛을 역시 모르는 나지만...;;;; 피아니스트가 전율을 느끼며 다시 감각을 찾아가는 장면은 그림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음악 용어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감정이 점정 고양되게 연출을 잡았는데 몹시 입체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역시 대가의 그림이란 힘이 있다.

제호탕에선 여름을 타느라 입맛을 잃은 한국화의 대가가 무사히 식사 취재를 마칠 수 있게 성찬이가 발로 뛴 이야기인데, 오매 만드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독자 역시 찌는 듯한 무더위가 느껴지는 그림들이었는데, 실제로 재현을 해본 화실 식구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마지막 편에선 치매 할머니가 자신이 죽은 뒤 장례식에 올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스파르타식(?) 특훈을 며느리에게 시키는 내용이었는데 몹시 울컥!했더랬다.  눈물도 많이 쏟게 한 어머니이지만, 그 진심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을 때 흘리는 며느리의 눈물에 같이 싸아함을 느꼈다.  장례식장에서 대접하는 '육개장'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는데, 멋진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9권은 아마도 내일 도착할 듯 싶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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