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
모리 카오루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의 '메이드'에 관한 로망은 '엠마'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엠마보다 먼저 쓰여진 책으로 이번에 출간된 것이었다.
그림체의 변화는 크게 못 느끼겠지만, 아무래도 엠마가 장편이다 보니 호흡이 더 안정되어 있다는 차이는 느낄 수 있었다.




열세살 소녀 셜리가 28살의 독신 여성 집에 메이드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셜리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메이드 경험도 있을 뿐더러 일처리가 깔끔하고 손끝도 야무지며 음식 솜씨도 일품이다.
이래저래 베냇 크랜리씨는 좋은 도우미를 만난 셈.
두 사람이 만나게 되면서 야기되는 이야기들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어린 셜리가 생각나서 사간 인형에 셜리는 무뚝뚝한 반응을 보였지만, 실상은 이것저것 옷을 만들어 입힐 정도로 기뻐했던 것. 반응의 차이는 성격 탓이었던 것이다.



손님 방문, 정원 손질, 스커트 속의 바지라던가, 녹슬지 않는 신형 코르셋의 출시 등 자잘한 에피소드가 그 시대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어서 솔솔한 재미를 준다.
좀 더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랐는데, 뒤쪽으로는 단편들이 몇 개 이어져 있다.
모두들 '메이드'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결집력은 부족했고, 그럼에도 잔잔한 재미는 여전했다.
엠마가 완결되고 나서도 외전 격으로 계속 나오고 있으니 셜리의 뒷 이야기는 좀 더 오래 기다려야 할 듯 싶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만남이다.
춘향이보다 향단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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