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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 향기로운 포토 에세이 1
김연용 사진과 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6월
구판절판
내 아버지는 당뇨 합병증으로 8년 전 눈을 잃었습니다.
난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아버지의 삶을 기록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꼭 3년째입니다.
집으로부터 10리나 떨어져 있는 어장으로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것이
아버지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지팡이 끝 쇠갈고리 하나에 온몸을 맡기신 채...
누구나 말합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우리는 늘 고민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일까.
좀더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뛰어볼까.
돈 좀 실컷 쓰고 살았으면.
복권은 언제나 당첨될까.
늙어 죽을 때는 후회 없이 웃어야 할 텐데.
그 많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의 초점을
'가' '족'이라는 두 글자에 맞추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자기 인생이 중요하다지만
생명을 나누어주신 부모님에게
내 삶을 조금이라도 되돌려드려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바다에, 수평선에, 저 모래 위에 다이아몬드 원석을 깔아놓은 듯한 느낌...
우리집에는 '바다', '향기', '소리'라는 이름을
가진 세 마리의 개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듬직한 맏이 '바다',
이제 시집갈 때가 된 둘째 '향기',
그리고 '바다'의 딸이기도 한
귀염둥이 막내 '소리'.
근심 없이 뛰노는 아이들... 하나하나 보석보다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