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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슈프리머시 - 아웃케이스 없음
폴 그린그래스 감독, 멧 데이먼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전편 본 아이덴티티에서는 주인공 제이슨 본이 기억을 잃어버린 채 자신을 죽이려고 덤벼드는 자들과의 추격전을 실감나는 액션으로 멋지게 보여주었다.
그에 비한다면 다음 이야기 본 슈프리머시는 오히려 제이슨이 자신의 연인을 죽인 자들을 추적하며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가는 추격전이 되었다.
1편에서 제이슨과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고생했던 마리는 2편이 시작하고나서 초반에 목숨을 잃는다.
암살자는 제이슨을 죽이려고 한 거였지만, 그와 운전석을 바꿔 앉는 바람에 그녀가 희생된 것.
차와 함께 강물에 빠진 채 인공호흡을 시도해 보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그녀가 다시 살아돌아올 수는 없는 일.
그가 활동하던 유럽 정반대 인도에서 숨어 지냈지만, 세상이 그를 조용히 살게 두질 않았다.
그는 부러 자신의 행선지를 알리기 위해 제 이름이 적힌 여권을 사용했고, 그 바람에 추적자가 붙자 오히려 그 정보를 역이용해서 누가 자기를 쫓는지, 왜 쫓는지, 무슨 사건에 자신이 연루된 것인지 파헤쳐 간다.
1편이 좀 더 몸으로 하는 액션을 많이 보여주었다고 한다면, 이번 이야기에선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그의 두뇌를 따라가는 느낌이랄까.(여전히 영화는 그가 추리해내는 과정을 말해주진 않는다.)
제이슨이 CIA의 요원 둘을 암살했다고 믿으며 그를 쫓는 여인 파멜라.
언뜻 조디 퍼스트랑 미쉘 파이퍼를 연상시키는 이지적인 용모인데, 초반 그녀의 삽질은 여러 사람 힘들게 했다지...;;;;
니키를 통해서 본은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을 때는, 솔직히 좀 우스웠다. 워낙에 놀라운 훈련을 받은 뛰어난 살상무기인 본이니까 그럴만하다고 여기지만, 본이 정말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가졌는지는 순전히 '구술'로 표현되지 않던가.(킬러인 그의 뛰어난 실력이 곧 사람 죽이는 일이라고 말해버리면 너무 살벌하게 들린다. 뭐 사실이지만..;;)
정보를 캐내는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 본과 마찬가지의 훈련을 받는 녀석이었던지라 싸움이 막상막하였다. 본은 잡지를 말아쥐고서 칼가진 상대랑 싸운다.(당연히 무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긴다.ㅡ.ㅡ;;;)
인도에서 나폴리, 다시 베를린, 그리고 러시아까지. 숨가쁘게 달리고 추적하고 도망치고 역추적하면서 작품은 빠르게 전개된다.
러시아에서의 질주는 많이 부순 것에 비해서 왜 그렇게 싸웠는지,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나로서는 납득이 가질 않아서 멋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본이 자신이 첫 임무로 죽인 부부의 딸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본은 기억을 다 찾은 것이 아닌데 자신이 살해했던 사람만 제대로 기억을 했다는 것인가? '미안하다'는 말로 해결될 것도 아니지만, 그 후 본이 다시 잘 살아가고 있으니 이 또한 누구를 위한 사죄인가 싶기도 하다.
마지막에서는 본의 진짜 본명과 나이, 출생지 등이 등장하며 뭔가 이야기거리를 더 던져줄 기미를 보이더니 바로 끝내버린다. 3편을 기다리란 뜻일 테지.
엔딩 자막과 함께 나오는 노래가 신나서 두 번을 연속으로 들었다. 마치 그 음악이 3편은 극장 가서 봐~~~하고 나를 유혹하는 듯하다. 사실, 극장 가서 보고 싶어서 1편과 2편을 챙겨본 것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