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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으로 날아간 화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1
제럴드 맥더멋 그림, 푸에블로 인디언 설화, 김명숙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기대했던 것과 느낌이 많이 다른 책이었다. 칼데콧 상을 받아서 어느 정도의 기대치가 있었고 워낙 호평을 많이 들어서 궁금했었다.
책을 받아보니 기묘한 느낌의 강렬한 그림과 또 설화와 전설을 등에 업은 스토리에 적이 놀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인들에게 '태양'만큼 강력한 신적 숭배의 대상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단군신화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집트 신화 등에서도 태양신의 전지전능함은 익히 보아왔었고, 푸에블로 인디언의 설화에서 파생한 이 책도 역시 태양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체적인 색체는 검정 바탕에 노랑과 주황색의 선들이 수를 놓았다. 모두 태양색을 상징한다. 네모와 동그라미, 직선을 조합한 그림들은 기하학적 무늬를 보여주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태양신이 대지로 보낸 생명의 불꽃이 푸에블로 인디언 마을의 한 아가씨를 잉태시켰다.
(마치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를 낳았듯이.)
사내아이가 태어났고 어린 시절의 시련을 견디고 제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유리가 주몽을 찾아 떠나듯)
수많은 곳을 수소문 해도 아버지를 찾을 길 없었는데, 한 지혜로운 궁시장이 아이를 보고 한눈에 태양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본다. 그래서 특별한 화살을 만들어서 아이와 한몸이 되게 하여 활에 메기고 시위를 당겼다.
이때 아이가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은 마치 로케트가 돌진하는 것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주의 반짝이는 별들을 다채로운 색깔의 기하학 무늬로 장식하여 코스모스 꽃들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고 보니 우주가 코스모스지...)
아이는 태양신에게 도달했지만 신은 아이가 자신의 아들임을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헤라클레스도 시험을 받았었지.)
아이는 사자, 뱀, 벌, 번개의 시험을 통과하여 태양의 힘으로 충만한 새로운 존재가 되었다.
태양신 아버지는 기뻐하며 아이에게 세상으로 돌아가 빛을 비추라고 명한다. 다시 푸에블로 마을에 도착한 아이를 마을 사람들은 영접한다.
여섯 살 조카가 이 책을 어떻게 이해할지 당장은 모르겠는데, 일단은 그림만 보고서 태양을 숭배했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쁘거나 아름답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굉장히 독특하고 특별하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푸에블로 인디언에게서 문화적 공통점을 느끼니 반갑다. 지구는 역시 둥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