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의 천국 4
서현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수퍼맨은 자신의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구해주고 명성과 사랑도 얻었지만,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었다.
수퍼맨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영웅물의 주인공도 많았다.
스파이더맨은 생활고에 시달렸고, 엑스멘들은 돌연변이로서 사회에 섞일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남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그 자체로 꼭 축복이기는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사회는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로 규정해서 손가락질하고 낙인을 찍어서 한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을 싫어할 때가 많으니까.

'M의 천국'의 주인공들을 보면 몹시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학생으로 살 수 있는 그 아이들이 '초능력'이라는 굴레에 갇혀서 선택이란 것을 할 수 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보장된 미래가 없고, 선택 가능한 패라고는 공무원이 되는 거지만 사회에 대한 '봉사'만이 강요되었졌지,
그들의 '권익'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도 없다. 그렇다고 능력을 포기하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지워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억이 삭제되고 날조되어서 삶의 일부를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한 사람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에게서.

무섭고 슬픈 일이다.
서로에 대한 우정과 사랑으로 똘똘 뭉친 그들이라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의 피폐해진 삶이 과연 보상될 수 있을 지...
박은별은 초능력자들을 혐오했지만, 막상 자신에게 초능력의 증세가 보이자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다.
손가락질했던 대상이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제껏 꾸었던 모든 꿈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을 국가가 통제/관리하게 되었다는 모든 조건들은, 감히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일들일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것들은 모두 현실이 되어 있다.

주인공 아령이 지워질 일은 아마도 없을 테지만, 무언가 커다란 고난이 그들에게 닥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물며 깨어나지 못하는 지하 사건의 진짜 원인에 클럽M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니 더 그렇다.
다음 권 나올 때가 됐나? 하고 날짜를 확인해 보니, 4권 출간된 지 2달이 채 되질 않았다.
앞으로 꽤 기다리야 된다는 의미. 가슴이 아프지만 즐겁게 기다려야 할 듯.(아니 기다리면 어쩌겠는가.)

오래 전에 좋아했던 만화 중에 황미나 선생님의 "파라다이스"가 있었다.



초능력자들의 전쟁 이야기였는데, 그들이 꿈꾸었던 소박한 파라다이스를 지구에서 이룰 수 없어서,
결국 생존자 몇명만이 지구를 떠나서 살게 되던 슬픈 결말이 떠오른다.
그것이 작가가 해낼 수 있는 최선의 '낙원'이었다는 사실이 지금에 와서 더 크게 납득이 간다.
평범하게 살고 있다면, 그 자체로 감사해야 할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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