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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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기래, 할마니가 깜박했다. 생명수 약수를 달랬더니 그놈에 장승이가 말허는 거라. 우리 늘 밥해 먹구 빨래허구 하던 그 물이 약수다.
기럼 공주님이 헛고생한 거라?
바리야, 기건 아니란다. 생명수를 알아보는 마음을 얻었지비.-81쪽

나는 나중에 다른 세상으로 가서 수많은 도시들과 찬란한 불빛들과 넘쳐나는 사람들의 활기를 보면서 이들 모두가 우리를 버렸고 모른 척했다는 섭섭하고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93쪽

말 좀 해봐, 우리가 받은 고통은 무엇 때문인지. 우리는 왜 여기 있는지.
누구 말을 빌려서 하는지 나는 저절로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변하며 공수가 터진다.
사람들의 욕망 때문이래. 남보다 더 좋은 것 먹고 입고 쓰고 살려고 우리를 괴롭혔지. 그래서 너희 배에 함께 타고 계시는 신께서도 고통스러워하신대. 이제 저들을 용서하면 그이를 돕는 일이 되겠구나.-282쪽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아무도 없대. 이승의 정의란 늘 반쪽이래.-282쪽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 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만,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286쪽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이다. 우리가 약하고 가진 것도 없지만 저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은 좀더 나아질 거다. -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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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7-07-1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세상의 승리는 반쪽이래..'하는 부분이 참 맘에 들었어요. 어쩐지 마음이 편안한 것이... ^^

마노아 2007-07-14 17:12   좋아요 0 | URL
앗, 저도 그 부분 참 맘에 들었어요. 얼라... 근데 안 적어놨네... 줄을 안 그어놓았더니 다시 못 찾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