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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일은 회원님 모두에게 올리는 전체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배넷아이 운영자입니다.
회원님들 모두 안녕하시고 건강하시지요?
벌써 벚꽃과 진달래가 저물기 시작하던데 가까운 공원에라도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운 좋게도 집 가까운 곳에 꽤 큰 공원이 있어 가능한 매주 한 번 정도는
큰 놈, 작은 놈 둘을 앞세우고 아내와 함께 긴 공원길을 산책합니다.
아이들이 더 크게 자라면 저와 있기보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있기를 바라겠지요.
저와 산책하기 보다는 친구와 재잘대며, 또는 이성과 산책하기를 더 원하겠지요.
그래서 더 자라기 전에 조금이라도 많은 시간을 같이 하려고,
훌쩍 커 버리기 전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고, 제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려고 바빠도, 피곤해도 틈을 내어 산책하는 시간을 만듭니다.
다행히 아직은 아이들이 좋아라 하네요.
아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봄날의 싹처럼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큰애의 키가 어느새 엄마만큼 커진 걸 보니,
작은 애의 말투가 어느 틈에 저와 닮아 있는 걸 보니 조금은 조바심이 생깁니다.
생각보다 더 빨리 자라고, 마음보다 더 많이 변해가는 아이를 보며 말입니다.
더 자라 몸과 마음이 다른 관심거리로 옮겨 가기 전에 아비의 마음을,
아비의 바램을 원하는 만큼 전해줄 수 있을지 염려되기도 합니다.
참, 산책길에서 작은 녀석이 꽃나무에 귀를 대고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군요.
서로 먼저 피려고, 제일 예쁘게 피려고 다투는 소리가 난답니다. 그리고 자기는
싹이 돋는 소리, 새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가 제일 듣기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싫은 소리는?”하고 물었지요.
잠시 생각하다 “꽃이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제일 슬퍼요!” 라고 하더군요.
아마 산책로 주변의 시든 벚꽃을 보고 얼른 생각해낸 말 같았습니다.
“왜?, 그게 어떤 소린데?”
“예쁘게 피려고 1년 동안 얼굴에 화장하고 기다렸는데, 이렇게 빨리 시드니까
너무 슬퍼서 엉엉하고 우는 거예요. 아빠는 그 소리가 안 들리세요?”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한 것 같았습니다.
꽃을 피우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지는 건 한 순간이니까요.
아이의 그 말 한마디 때문에 걸으며 제법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한 우리 아이들도 어느 한 순간에 부모 곁을 떠나겠지요.
벚꽃이 지고 진달래가 시들어도 철쭉과 영산홍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입니다.
할 일이 많아도, 조금 지치고 번거로워도 아이와 함께 봄나들이 다녀오세요.
‘나중에’ 하며 미룰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기다려’ 해도 기다려 주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때를 놓치면 영원히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이가 아이일 때 함께 하는 추억입니다.
봄이 다 가기 전에, 아이가 훌쩍 자라 제 큰 딸처럼 어른을 닮기 전에
추억을 만들어 마음속에 담아 두세요.
행복을 만들어 아이 가슴 속에 담아 주세요.
큰 딸에게도 제가 물었습니다.
“너는 어떤 소리가 제일 듣기 좋아?”
“헤~, 나는 아빠 주머니에서 돈 떨어질 때 나는 땡그랑~ 소리가 제일 좋아!”
^ㅇ^;
안으려 해도 이제는 징그럽다고 실실 웃으며 등을 돌리는 큰 애를 보며,
함께 놀자고 해도 숙제가 많다느니, 친구랑 약속이 있다느니 하며 뒤로 빠지는
큰 아이를 보며 ‘지금 만큼 자라기 전에 실컷 안아보고 원 없이 놀아 볼 걸’하는
아쉬움에 멎자 적어 보았습니다.
간혹 ‘유용한 정보나 보내지….’ 하시며 불쾌히 여기시는 회원님이 계셔서
이런 일상의 글로 안부 여쭙기가 조금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오늘도 두서없는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회원님 모두 건강하시고, 늘 화목하시기를 빌며 이만 안부 여쭙는 글을 마칩니다.
- 2007년 4월 22일 새벽에. 운영자 올림
● 새로운 콘텐츠 하나를 마무리 중에 있습니다.
아마 2~3일 뒤면 사이트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랑할 만큼 잘 만들지는 못했지만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 가져 보세요.
● 이번 주 25일(수)까지만 ‘동화 선물3’의 신청을 받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기간 내에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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