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쿨루스 4
야마모토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요새 보고 있는 만화책으로 호문쿨루스가 있다고 하니, 학생들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너무 야하다나.  훗, 어리기는.... 라고 자아도취 미소를 날려주었는데, 오늘 4권을 보면서 나 역시 어렵다고 느꼈다...;;;;

3권에 이어서 모래로 이루어진 본질 속의 소녀 이야기가 계속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모래가 아니라 온갖 기호로 이루어진 성이었다.  부모의 꼭두각시 딸로서의 자아를 부정하고픈 소녀는 자신의 심리를 파악하며 접근해 온 의뢰인에게 호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는다.  그를 통해서 자신이 부수고픈 영역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분명 있어 보였다.  그런데, 상황을 지켜보니 그게 아니다.  오히려 소녀가 주도권을 잡고 의뢰인은 끌려가다 못해 자아가 침식당하고 마는데... 이 장면은 그림이 참 압권이었다.  멋있다라거나 근사해~라는 탄성이 나올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의 심리적 압박감이 그림에서 그대로 묻어나니 말이다.



소녀의 '처녀'를 정복하겠다고 큰소리 땅땅 쳤던 의뢰인은 소녀의 숨길과 손길에 마치 아토피성 발진 같은 것이 올라오더니 소녀의 한마디에 완전히 뒤로 넘어간다.  오호랏, 이 작품 갈수록 흥미진진하구나.

정말 궁금한 것은, 소녀를 바래다 준 주인공이다.  소녀의 변화되어가는 심리 상태를 올곧이 관찰하고 있는 그가, 그 후 기호들과 수학 연산 법칙으로 온통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대며 다시 강물을 바라보는 장면.

그에게 또 어떤 과거가 맞물려 있어서 심리적 치료가 가능할 지 자못 궁금하다.  책의 뒷면을 보니 2005년도 출간이던데 이 책도 한 권 한 권 나오는 시간이 꽤 길었던 듯 싶다.  뭐, 훌륭한 책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괜찮다. ^^

그나저나, 소녀의 가정 분위기는 아직 제대로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꽤 정형적이었다.  뚜껑은 다음 권에서 제대로 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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