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길거리에 있던 공중전화와 우체통이 하나둘씩 철거되고 있습니다.
벌써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 디지털시대에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대표적인 두 가지, 강연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10년 전 한 대학가의 공중전화.
10분도 좋고 20분도 마다않고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건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 뒤인 오늘 서울종로 한 복판.
공중전화를 얼마나 이용하는지 30분 동안 지켜봤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지만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기중기에 들어올려 쓸쓸한 퇴역을 맞는 한 공중전화.
일주일 수익은 고작 2만원.
결국 버텨내지 못하고 17년의 수명을 뒤로 하고 사라졌습니다.
공중전화는 불과 8년 만에 반 이상이 줄었고 올 한 해도 1만 500대가 사라질 운명에 처했습니다.
● 인터뷰: 예전에는 저희들이 그것을 수리하기 위해서 줄 선 사람들의 양보를 얻어가면서 수리를 하고 그랬거든요.
요즘은 일주일 가봤자 거의 통화량도 없고 해서 좀 씁쓸하죠.
● 기자: 신세가 처량하기는 우체통도 마찬가지.
집배원이 우체통을 열었더니 편지봉투 사이에 먹다버린 우유와 종이컵이 들어있습니다.
다른 데서도 비닐봉지와 빈깡통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걷어오는 쓰레기는 우체국마다 하루 평균 2, 3kg, 편리함을 추구하는 세태 속에 우체통도 6년 만에 40% 이상 줄었습니다.
느리고 불편했지만 소중한 정성이 담겨 있는 것들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