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콩이야 - 맛있는 콩 이야기 어린이 들살림 7
도토리 기획, 정지윤 그림 / 보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야곱이 선물해준 책이다.  정겹고도 구수한 느낌의 평면적(입체적이지 않다) 그림체가 독특한데, 이 책이 집중하고 있는 '콩'에 대한 나의 무지함을 일깨워 준 신선한 책이었다.

콩할머니에게는 심심하면 놀러와서 재잘재잘 수다도 떨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는 호기심 가득한 들쥐 이웃이 있는데, 들쥐 덕분에 나 역시 그 동안 궁금한 지도 몰랐던 여러 정보들을 접할 수가 있었다.

할머니는 콩을 심을 때도 새 한 알, 짐승 한 알, 사람 한 알... 이렇게 세 알씩 심는다.  자연과 동물과 한 이웃으로 살아가는 '공생'의 미덕이 일상의 삶 속에 묻어 있다.

요즘 들어 눈여겨 보는 부분인데, 동화책에는 부러 집어넣는 의성어, 의태어들이 있다.  그 발음을 입밖으로 내보낼 때의 어감이 기분 좋고 뭔가 학습하는 느낌도 나고 좀 더 신선하고 발칙한 기분도 들게 한다.  이를 테면 이런 거다.

오도독오도독/넌출넌출/동글납작/토실토실/대글대글/

콩밭에는 콩잎이 콜콜/깨밭에는 깻잎이 깰깰/솔밭에는 솔잎이 솔솔/

멀대같이 키만 크지 말고 오골도골 영글라고/

또르륵또르륵(콩 가리는 소리)

여기에 등장하는 들쥐는 열심히 일 하시는 할머니 옆에서 홀랑 먹을 것을 쏙 집어가면서 얌체 짓도 하지만 할머니께서 고되게 일하실 때에는 옆에서 조금씩 거들기도 하는 야무진 녀석이다.

씨앗에서부터 추수하고 난 나머지까지 어느 것도 버릴 것이 없는 콩을 보면서 막연히 노인들의 지혜가 떠오른다.  늙어 힘없어진 이후에도 사실은 오롯이 그 존재의 가치를 빛내주시는 분들.

뭐든지 마트에서 포장되어 있는 것을 사오면 그뿐인 도시적 삶에 익숙해있는 우리인데, 직접 강낭콩을 심어 보며, 그 줄기가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생명의 신비에 다시금 눈을 빛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살아있는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난 이 책을 보고서야 땅콩이 땅 속에서 나는 줄 알았다...ㅡ.ㅡ;;;;

고구려 이전부터 콩을 재배한 우리나라라는데, 콩의 긴 역사에 대해 나의 무지함도 끝이 없었다.  콩의 야무진 속내를 들여다 보게 해준 멋진 책.  다시 한 번 나의 야곱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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