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눈동자 1939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
한 놀란 지음, 하정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7년 1월
절판


이날은 심판의 날이었다. 심판은 하늘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땅에서 이루어졌다. 선량한 사람들은 구원을 받지 못했으며 악한 사람들은 지옥으로 추방되지 않았다. -128-129쪽

우리는 독일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도왔지만, 독일군이 전쟁에서 패하는 길만이 우리가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역설을 꿰뚫어 볼 수 있을까? 설마 알고도 모르는 척하지 않겠지? 사람의 마음이 어쩌면 이렇게도 모질 수 있을까? 그리고 신도 어찌 이렇게 잔혹할 수 있단 말인가?-130쪽

"야쿠브야, 만약 내가 그들 손에 죽는다면, 절대 그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고 싶다. 내 얼굴과 내 눈빛이 그들의 기억 속에 살아서 영원히 그들의 영혼을 불태우기를 바란다."

오빠가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잊었나보네요. 그놈들한테는 영혼이 없다고요."
-136쪽

"정말이라니까! 우리 할머니만 유대인이야. 그런데 왜 우리가 죽어야 돼?"

"우리가 유대인이라는 것 때문에 죽어야 하는 까닭은 뭔데요?"-172쪽

앞을 바라보니 사방에 가시철조망이 처져 있었고 그 너머로는 나무도 풀도 덤불도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그 광경이 마치 '여기서는 아무 것도 자랄 수 없고 아무 것도 살 수 없다.'라고 경고하는 것 같았다.-185쪽

네가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원해야 할 것은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야. 이곳에서는 사느냐 죽느냐가 있을 뿐이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지.-203쪽

할머니는 입으로는 희망을 얘기했지만 눈빛은 그렇지 못했다.-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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