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린음악회를 처음으로 다녀왔다.

표를 KBS홈페이지에서 선착순 다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드팩 홈페이지에서는 선착순 이메일이었으므로 더 쉽게 표를 받은 셈.

나의 야곱과 약속을 하였는데, 서로 연락이 원활하게 취해지지 않아서 입석표밖에 구하지 못했다.(원래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좌석권으로 바꿔준다.)

녹화장에 들어서서 깜딱 놀란 것은, 관객 평균 연령대가 어마어마하게 높다는 것이었다.  대체로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보는 공연만 다녀본 나로서는 신선한 쇼크랄까.

바람잡이 아저씨의 몸짓을 어찌나 열심히 따라해 주시는지, 평소 방송에서 박수 열심히 치시는 그분들을 라이브로 본 셈.

입석표밖에 없는 우리는 통로 중앙에 앉았다가 쫓겨나고(가장자리 통로에만 앉을 수 있댄다.)

결국 콘술 근처의 빈 의자를 발견하고 냅다 앉았는데, 끝나고 나서 알게 된 사실... 스텝 자리였댄다... 우리 덕분에 100분간 서서 본 누군가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첫 시작이 참 웅장했다.  국립 오페라단이 운명의 여신 을 불렀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들이 양 옆의 모니터에 나오는데, 그럼에도 읽을 순 없었다...;;;;

남녀 스무명씩 총 40명이 무대 위에 섰는데, 중세 수도사 복장을 하고 불러서 더 웅장하게 들렸다.

그 다음에 시작을 알려준 분은 인순이씨였는데, "저 꽃속에 찬란한 빛이", "밤이면 밤마다", "거위의 꿈"을 불렀다.  거위의 꿈 때에는 약 스무명 정도의 사람들이 나와서 수화로 함께 노래를 표현했는데 인순이씨도 열심히 연습해온 듯.  노래 참 아련하니 좋았다.

다음은 분위기 급전환!  송대관씨의 목포의 눈물, 최진희씨의 단장의 미아리 고개, 둘이 듀엣으로 사랑의 미로네박자를 불렀다.

놀라운 것은, 내가 그 노래들을 다 알고 있더라는 것이다.  내가 아는 트로트가 이렇게 많다니^^;;;

최진희씨 드레스 참 이뻤다.  인순이씨는 캡 섹시했고...(>_<)

다음엔 윤형주+김세환씨가 통기타 메고 나와서 메들리로 열창을 해주었는데, 곡목이 아주 많다.

목로주점, 솔계, 그건 너, 가는 세월, 사랑해 당신을, 고래 사냥

그리고 짧은 멘트 후 남성 듀오의 노래로 메들리를 엮었다.

웨딩케잌, 저 별과 달은, 편지, 긴 머리 소녀, 하얀 손수건, 언덕에 올라, 사랑으로

오히려 앞서 송대관+최진희 듀엣보다 낯선 곡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what'd I say라는 곡을 불렀는데, 두 사람의 평소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뜻밖에도^^;;;

슬슬 공기가 탁해지고 더워지기 시작한다.

아까 나왔던 국립오페라단 합창단이 우아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만화영화 주제곡을 메들리로 불렀다.

꺄옷, 내가 너무 좋아했던 시간!  모르는 노래도 하나 없더라^^;;;

꼬마 자동차 붕붕, 아기 공룡 둘리, 개구리 왕눈이, 날아라 슈퍼보드

오랜만에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 촉!을 외치려니 입에서 쥐가 날 뻔~ 했지만 자꾸 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다.  저팔계의 그 개성 넘치는 목소리가 떠오르면서, 그 사람 목소리가 포청천의 성우 노민씨라는 게 또 생각나면서 우리끼리 빙긋 웃어버림^^;;;

다음은 한곡씩 짧은 노래가 이어졌다.

김민교씨의 마지막 승부(심은하... 보고 싶네...)

김상아씨의 꼬마 청바지(어머, 내가 따라부르네...;;;)

이기찬씨의 미인.

이기찬씨 나왔을 때부터 모니터의 자막이 말썽(그 전부터 오타나 순서 틀린 적은 꽤 되었지만 이때부턴 아예 먹통이었다.)

안 그래도 관객들이 이기찬씨를 잘 모를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모니터도 먹통이고... 불쌍했다.

같이 간 나의 야곱도 이기찬을 모르더만...;;;

다음은...두근두근두근....

이동 무대가 왼쪽에서부터 쭈욱 나온다.  그 무대 위에 익숙한 얼굴의 밴드가 악기와 함께 서 있으니... 바로 공장장 타임(>_<)

꺄옷, 정장 입고 나오니 어찌나 멋지던지... 우헤헤헤헷!!!  좀 더 오래 있다가 나올 것 같았는데 벌써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첫 시작을 알려준 곡은 '하숙생'

오래된 곡인지라 사람들이 많이 아는 눈치.  말썽 부리던 모니터의 자막도 뒤늦게 추가됨.

데뷔 18년 된 공장장.  데뷔곡을 불러준댄다.  '텅빈 마음' 1절과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가 이어졌다.

모들 출연자 중 유일하게 무대 아래로 내려온 사람.  오른쪽 객석 맨 앞 자리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결국 그 손 잡고 계속 열창.  마지막엔 포옹까지 하시네... 으허... 부러버라..(T^T)

할머니를 위한 사자후도 뽑아 주시공.... 쿨럭..;;;;  연세 많으신 분들께는 마흔 셋의 공장장이 엄청 귀여우신 게다. (얼굴을 보랏, 그들의 입으로 이십대라 보인다 하더이다ㅎㅎㅎ)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을 불렀다.  편곡 버전인지라 조용히 시작해서 락으로 끝나는 건데 KBS합창단 어린이들(14명)이 샤방샤방 예뻤더랬다.

그리고 열린음악회 특집 방송 대미를 장식해준 인물은.....오옷!!!!

저 오라를 보랏, 카리스마의 결정체, 바로 패티 김 여사였다.

그런데 완전 굴욕!  마이크 상태가 안 좋다.  결국 전주 부분 수차례 끊어지고 다시 부르기를 반복.

첫곡은 My Way였는데, 공장장 공연에서 마지막에 많이 들었던 터라 공장장 엄청 그리웠다.  패티김 여사님 죄송해요..;;;;

노래는 끝나고 인사 차례.  표정이 안 좋다.  신경을 많이 썼는지 인사 멘트 엉킴.  인사하는 것부터 다시 갔다.

올해로 데뷔 48년차란다.  18년 된 공장장의 굴욕이랄까^^;';;;

다음 곡은 빛과 그림자, 그대 없이는 못 살아

역시 포스가 장난 아니다.  살짜쿵 삑사리가 났지만 크게 티나지 않았다....;;;;;;;;(여러모로 굴욕 사건;;;)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의미로 서울의 찬가를 불렀는데 KBS 예술단이 함께 했다.

노래만 들으면 서울은 최고의 도시다..;;;;

이렇게 자세한 노래와 순서가 나올 수 있는 것은 드팩민이 얻어온 큐시트 덕분이다^^;;;



비록 간간히 MR이 있긴 했어도 모두 라이브로 노래를 소화하니 듣기 참 좋았다.  오케스트라 연주도 그렇고...

또 다시 내 마음을 끄는 이가 출연한다면 다시금 여의도로 달려가고프다.(임태경 원츄...>_<)

집에 돌아오니 김동률의 포유에서 공장장이 나를 반겨주네.  어제 대박이었다.
여러 사정으로 마음은 가시밭이었지만....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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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2-2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3/4일 방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