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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 개국 ㅣ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이런 류의 책에서 좀 질린 감이 있었기에, 이 책이 나왔을 때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지켜보니, 한 권당 하나/둘 정도의 임금만 나오는 것을 보니 실록을 꼼꼼히 옮기는 것이라 여겨졌다. 그때부터 흥미가 생겼다. '야사'는 거의 흥미 위주이고 비사실적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불편할 때가 많았는데, 차라리 '정사'를 제대로 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어디 있을까 싶었다. 게다가 '만화'로 그려주니 얼마나 재밌을까... 뭐 이런 계산으로 책을 구입하게 된 경로다.^^;;;;
조선왕조실록으로 조선이 주인공이지만, 아무래도 조선의 창업을 얘기하기 위해선 몰락해버린 고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조선의 창업자 이성계의 가계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가 만화적 장점을 제대로 살린 게 '유머감각'인데, 충분히 진지하면서도 풋! 소리가 나올 만큼 재밌는 씬들이 종종 나온다.
대체로 익숙한 이야기들이었지만 '공양왕'에 대한 해석은 신선했다. 무능과 겁쟁이로만 통했던 공양왕의 면모를 다른 각도로 비쳐보았고 어느 정도 설득력도 있었다.
정몽주에 대한 묘사는 꽤 반어적이었는데 충신의 대명사 정몽주의 또 다른 속내를 볼 수 있어 의미심장했다.
반면, 최영에 대한 묘사는 조금 부족했던 듯 싶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했는데, 역으로 말하면 황금도 돌처럼 볼 만큼 흔했던 집안이란 얘기도 된다. 내노라 하는 권문세가였던 그를 단지 '보수적'이었던 사람 정도로만 묘사한 것은 약간 아쉬운 부분.
이방원이 정몽주를 치고 이성계가 언짢아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오홋, 이성계의 '버럭'이 그런 의미였을 수도 있겠군... 싶어서.^^
책이 재밌다. 20권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읽을 게 많으니 신난다. 2권도 바로 읽어야겠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