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뽑아들고는 내가 오래 전에 보았던 애니메이션 "나무 심는 사람"을 떠올렸다.  내 기억에 배경이 캐나다였는데, 이 작품은 프랑스인지라 제목만 닮은 건줄 알았는데, 이 책이 원작이고 캐나다 감독이 이 책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거였다. ^^

이 책은 소설이지만, 실제로 작가 장 지오노는 묵묵히 나무 심던 한 사람을 만난 것이었고, 거기에서 동기를 잡아 이 책이 나온것이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어떤 보상이 따라와주는 것도 아닌데, 게다가 눈에 보이는 성취감이 바로 나타나는 것도 아님에도, 나무 심는 노인은 묵묵히 오랜 시간을 이 한 가지 작업에 몰두했다.  십만 개의 씨앗에서 1만 그루의 나무가 싹을 틔웠고, 그 나무들 중에서 다시 거목으로 성장하는 것의 숫자는 더 줄어들 것이다.  처음에 그의 작업은 사막 위에 던져진 모래알처럼 하나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십년 이십 년, 삼십 년... 그가 흘린 땀과 노력은 불모지의 땅을 살기 좋은 땅으로 만드는 기적과 희망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조차 흐르지 않는 메마른 땅에 숲이 우거지게 되고, 수맥이 찾아지고 사람들이 몰려든다.  다섯 채 밖에 되지 않던 마을에 이제 사람 냄새가 나는 촌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도 나무 심는 노인의 작업들은 올곧이 지켜졌다.  그의 놀라운 작업은 인간이 전쟁 속에서 "파괴"만 일삼는 존재가 아니라. "생산"적인 일도 해낼 수 있는 존재임을 충분히 입증시켰다.

이제 그가 심은 나무들은 사람들에게 맑은 공기와 휴식을 안겨주었고,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멋진 삶을 동경할 수 있는 기회도 심어주었다.  비록 그의 긴 시간의 작업은 외롭고 고독했을 테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은 그의 숭고한 작업은 우리로부터 많은 존경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애니메이션의 부드러운 그림만 기억하고 있던 나는, 이 책의 판화를 찍은 듯한 투박한 그림체가 낯설게 느껴지는데, 주고 싶어하는 메시지의 강렬함과는 잘 어울리는 듯하다.

나무가 해내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목재료로서의 필요 이전에,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나무는 공기를 정화시키고 수해를 방지시키고, 새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그 푸르름으로 인간의 피로를 빨아들인다.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가장 든든한 후원자 중의 하나인 나무를 함부로 한 죄를 인간은 줄기차게 돌려받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연자원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도 전해줘야 할 마땅한 인류의 보고인데도, 우리는 마치 우리가 당연히 써도 될 것처럼 고갈시키고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무를 예로 들 때, 우리가 너무도 흔히 쓰고 아낌 없이 버리곤 하는 종이 조각 하나에도 원재료가 된 나무의 가치를 생각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나무를 비롯하여 우리가 사용하는 물자, 자원 등을 소비함에 있어 잊지 말아야 할 보다 고귀한 가치들에 대해서 떠올릴 수 있는, 우리가 바뀌어 가는 우리를 기대한다.  그것이 우리 스스로 '희망'을 심는 길이라 믿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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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2-0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감동적인 책이지요....
책을 그저 담담히 읽어주는 듯한 비디오도 있는대...것도 감동이었답니다...

마노아 2007-02-05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메이션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도 보았어요. 짧은데도 강렬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