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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켜는 아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55
레이 브래드베리 글, 리오 딜론.다이앤 딜론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7월
평점 :
밤을,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다. 엄마와 아빠는 밤이 되면 온 집안의 불을 다 끄는데, 아이는 그것이 두렵다. 마을에서 아이의 방만 환하게 불을 밝혀둔다.
그림이 몹시 독특한데, 360도 회전하면서 그림을 살펴볼 수 있는 각도로 그려냈다. 한 화면에 다각도의 아이가 다 존재한다. 집안의 구조도 책을 옆으로, 거꾸로 뒤집어 보아야 제대로 파악이 가능하게 그려놓았는데, 이건 마치 착시 효과를 이용해서 올라가는 계단이 내려가는 계단으로 보이는 그림처럼 생겼다. 원하는 그림을 못 찾겠는데 대략 이런 느낌?

암튼, 거기에 모래를 뿌린 듯한 그림이어서 질감이 느껴지는 기분이다.
무서워 하는 아이에게 어느날 '어둠' 이 찾아온다. 까만 옷을 입고 까만 머리카락을 가졌지만 얼굴을 하얀 소녀가 아이에게 밤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불이 모두 켜 있을 때에는 귀뚜라미, 개구리의 소리를 새겨 들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불이 꺼지면 어떻게 될까? 그 소리들이 모두 살아온다. 전등 스위치는 집의 불을 꺼서 어둠을 불러온은 것 같지만, 반대로 밤을 켜서 귀뚜라미와 개구리 울음 등을 친구로 불러온다. 뿐인가, 별도 달도 모두 켤 수 있는 것이다.
아이는 이제 밤이 무섭지 않다. 어둠도 두렵지 않다. 밤을 켤 수 있다는 멋진 진리를 알아차렸으니까.
생각의 발상이 얼마나 멋진 효과를 주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었다. 두려움에 떨던 아이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내 기분도 좋아진다. 멋진 제목에 가산점을 주고 싶은 그런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