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현행 국정 도서인 국사 교과서를 검정 도서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는 25일 국가가 만드는 국정 교과서 대신 전문가나 단체 등 민간이 저작한 검정 교과서를 선택해 수업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혁신을 위한 교과서 발행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다음달 공청회를 거쳐 이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개선안 중 가장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은 중·고교생 국사 교과서를 검정 도서로의 전환이다. 일선 교사와 관련 학계 등은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6000여명의 역사 교사 중 1800여명이 참여하는 전국역사교사모임은 개선안을 환영했다. 모임의 김종훈 회장은 “다양한 역사 교과서가 나올 수 있게 됐다”며 “시장 경쟁을 통해 질 높은 교과서가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 국사학과 이태진 교수는 “학자들이 각자 역사관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교육은 문제가 다르다”며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정도서로 추진하더라도 학계 의견을 반영해 통일된 편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사교과교육연구회 강대구(중동고) 교사는 “검정으로 전환될 경우 근·현대사와 고대사 부분이 교과서마다 차이가 클 수 있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혁신위의 제안 의견일 뿐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며 “2월 하순쯤 검·인정 도서 분리고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중·고생이 배우는 국사,국어,도덕 등의 교과가 국정 교과서에서 검정 교과서 체제로 바뀐다. 10개 전 교과목이 국정 도서인 초등학교는 영어·음악·미술·체육·실과 등 5개 교과서를 검정 도서로 바꾸고 사회·국어·수학·과학·도덕 등은 현행을 유지한다.
교육부는 현재 7차 교육과정 후속으로 8차 교육과정을 준비 중이며 검정 도서 전환 등 새 교육과정은 2010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