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 4
이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BL물을 많이 본 편은 아닌데, 그래도 이젠 낯 뜨거워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뭐랄까.  기대치라던가 짐작을 확 비껴가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백귀야행으로 유명한 이마 이치코는 야오이 만화를 상당히 많이 그리는 것으로 안다.  게다가 진짜, 한다!  그런데, 그리 야하다든지 낯 뜨겁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게 더 신기하다)

이영희 작가는, 그래도 그 동안은 평범한 범주(표현이 웃기지만...;;;)의 작품들을 그려왔는데, 이번 작품에선 '대놓고', '기다렸다는 듯이' 과감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거기에 얼마만큼의 진지함이 묻어있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꼭 아니란 법은 없지만, 모두가 꽃미남이고 모두가 한 몸매하는데(심지어 비리비리 대명사인 모토도 앞판이 씩스팩이다.), 이건 시각적으로 '즐겨라' 라고 대놓고 광고하는 것이다.  (한새가 모델에 픽업되는 것도 충분히 드라마틱하지 않은가.  게다가 진부하기까지 하지.)

그런데, 독자들도 코웃음도 치고 때로 욕도 할 것이고, 그러면서도 즐길 거라는 것을, 작가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맘껏 비웃을 수도 없다.ㅡ.ㅡ;;;;

그리고 상상 이상으로 달려놓고는, 갑작스레 꼬리를 내린다. 허헛, 독자 허무해진다.  그걸, 작가가 즐기는 것일까?  그래서, 몹시 영리하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완벽히 책을 던질 만큼 폭주하지 않고, 뭔가 '이유'를 준다.  좀 더 지켜보고 싶게끔 만드는 여지.  단지 그것이 '외로움'뿐이라면 배신감도 느낄 테지만, 아직까진 더 두고보고 싶다.  이탄과의 뒷 이야기도 궁금하고.

하여간, 표지부터 엄청 파격적이다. 그림에 앞장 표지만 나오지만 뒷장이 너무 민망한지라....(차마 찍지는 못하겠다.) 그리고, 제목도 잘 지었다. 정말, '절정'이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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