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저에게 화를 내고 계신가요
여기가 세상의 심판대인가요
인도네시아의 검은 머리라 할 수 있는
아체를 이렇게 날려 버렸어요
아무 경고도 없이
아무 자비도 없이
제가 당신을 아프게 했나요
그래서 온 지구를 흔들었나요
왜 하필 아체였나요
아체는 이미 울고 있는데
밤마다 사라져 간 별들이 발 밑에서 우는데
총살당한 부모 품에서 살아나온
저 아이가 또 무얼 잘못했나요
밀림의 스무 살 이농발이 무얼 잘못했나요
쓰나미로 몰려든 외국인이 떠나면
여긴 다시 계엄의 공포인데
저는 언제까지 울어야 하나요
푸른 바다 물결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부드러운데
사람들은 이젠 잊어버린 채 웃고 마시고 분주한데
하늘이여 눈물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나요
착하고 가난한 사람의 희생이 필요했나요
이미 당신께 속해 있는 자의 희생이 더 필요했나요
오 하늘이여
오래된 제 눈물은 흘러도 좋아요
그러나 피지도 못한 아체의 아이들은 받아주세요
울 힘마저 없는 사람들은 받아주세요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어요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어요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 박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