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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들 ㅣ 사계절 그림책
메리 윌리엄스 지음, 노성철 옮김, 그레고리 크리스 그림 / 사계절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확실히 유아용 도서와 어린이용 도서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단지 어려워진 문제 이상으로, 생각할 거리를 더 안겨주니 말이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수단이라는 나라에서 내전으로 터전을 잃고 부모를 잃고 난민이 되어버린 어린 아이들을 다루고 있다.
폭격을 피해 밤을 도와 이동하던 아이들은 에티오피아에서 잠시 정착하지만, 그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다시 난민 수용소를 향해 이동한다. 제일 나이 많은 아이래봤자 고작해야 열 다섯인데, 더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부모 노릇을 해가며 서로를 지켜준다.
조를 짜서 인원을 점검하고 무리지어 이동을 하는데, 물살에 센 강을 건너고 난 뒤 자신들의 조원이 모두 무사한 것을 알았을 때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던 모습에 먹먹하게 잔상에 남는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오면 남겨진 아이들에게 배운 것을 다시 가르쳐 주며 함께 살아가고자 보듬는 아이들... 더 큰 고마운 손길과 기회의 손길이 닿아도 두려움이 한 발 앞설 수밖에 없을 때, 주인공 가랑은 아버지가 남겨주신 말을 떠올린다. "네가 할 수 없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어."
그 말에 의지하여 새 길을 개척해 나가는 가랑. 도전하는 그 용기에 박수와 갈채를 보낸다.
이 동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며, 맨 뒷장에는 이 아이들이 실제로 이동한 경로를 지도를 통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이 처한 상황의 역사적 배경을 짧게나마 서술해 주어서 아이들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어린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부모님에 대해서 좀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물론, 책을 읽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다른 세계의, 더 열악한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 등 이타적인 생각들을 더 꾸려나갈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그 주인공들이, 꿈만은 잃지 않아 그들이 살아나가는 세상에서 더는 잃어지는 일들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