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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 - 진수성찬을 차려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언니 집에 놀러갔다가 식권 2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홋! 식객 모으려던 참이었는데 심봤다~ 분위기. ^^
다른 책은 없고 딱 2권만 있었다지...^^;;;
이번 이야기에서도 정보와 감동을 함께 전달해 주었다.
'부대찌개'의 이름의 유래도 알게 되었고, 어떤 음식을 '우리'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부대찌개 무지 좋아하는데 군침 돌았다. ^^;;
7화 Thanks Pa 에서는 아주 멋진 시부모님이 등장한다. 음식에 대한 그들의 자세도 훌륭하지만, 며느리를 '배려'해주는 그 마음 씀씀이, 사돈댁을 존중해주는 마음도 일품이었다.
며느리가 김장할 때 한복 입고 있던 모습은 솔직히 공감이 잘 안 가지만...;;;; 직장에 휴가 내고 김장 돌입했다는 것도 좀 낯설지만, 암튼! 이런 집안에 시집갔으니 그 며느리 복받았다고...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
그나저나 이북 김치는 그렇게 쓰이는구나... 하나 더 배우게 됨.
"대령숙수"편은, 작품을 위해서 작가가 얼마나 자료조사에 열심을 보였는가 새삼 깨달은 이야기. 그의 말처럼 좋은 작품을 위해서 마당발은 필수라는 생각도 했다. 나 자신이 경쟁심을 두려워하는 인물인 탓도 있지만, 과도한 승부욕은 남과 자신을 같이 망치는 듯 싶다. 하얀거탑의 대사 중에 '소의'는 병을 고치고 '중의'는 사람을 고치고, '대의'는 자기 자신을 고친다는 말이 나왔는데, 문득 그 부분이 떠올랐다.
9화는 '아버지와 아들' 편이었는데, 이번 이야기에선 '가족'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될 때 가족이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유독 강조하고 싶어하는 가족 간의 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을, 대신 이해해보려고 아들을 향해 다가가는 아버지께 고마움의 박수를...
그 다음에는 가장 찡했던 "고구마" 편이었다.
세상에 대한 온갖 분노와 절망, 두려움만 지니고 있던 사형수가 어린 시절 기억하는 '고구마'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 내어 상처난 그 마음에 치유의 손길을 보태었다. 재가한 어머니의 집 솥에 있던 고구마를 훔쳐먹었다고 여겼는데, 그 고구마는 어머니가 준비해주신 거였고, 급히 먹어 목에 걸릴까 준비해 주었던 동치미의 의미도 깨닫고, 식지 말라고 솥 안에 넣어둔 그 마음도 알아버렸다. 자신이 먹어버려서 비워진 그릇을 보고 어머니가 기뻐하셨을 그 마음을, 사형수는 죽기 직전에야 깨달았다. 그는 이제 구원을 얻었고, 마음에 자유를 얻었다. 외롭고 고단했던 인생길을 접으면서 그는 혼자가 아님을 알아차렸다. 그가 받았을 따뜻한 마음을, 비록 픽션일지언정 작품을 통해서 나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점점 더 작품에 흥미가 생긴다. 작품을 위해 고군분투한 작가분과 그의 화실 식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