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라레 - 할인행사
모토히로 카츠유키(Katsuyuki Motohiro) 감독, 우치야마 리나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때 읽었던 책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안경과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단추를 갖게 된 주인공.

안경을 끼고서 사람들을 만나니, 그들의 속마음이 너무 잘 보여서 주인공은 많은 실망을 겪게 된다.  마음과 다른 말들로 치장하는 사람들에 지친 주인공은, 이제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단추를 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그때는, 그렇게 남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과, 또 나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라는 상상력이 멋지게 보였다.

헌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마음들이 참으로 미안하게 여겨졌다.  사토라레. 자신의 생각이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전해지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

그 사토라레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정부는 그들을 이용하여 신약개발을 하는 등 국가차원의 재산으로 간주하지만, 그것은 보호보다는 '이용'이었고, 그 보호라는 미명하에 사토라레는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하나의 '연구대상'으로 분류되어 취급당한다.

7번째 사토라레로 발견된 사토미 켄이치는 3살 때 비행기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고 유일한 생존자로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려서 할머니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던 고마운 기억에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의사의 길을 걷고자 한다.

허나, 그의 사념파가 너무 강해서, 수술 도중 그의 목소리가 환자들에게까지 모두 들린다면 그 뒷감당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는 계속해서 수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그를 연구직으로 돌려서 신약개발 등에 투입하기를 바래서 신경정신과 의사 요코를 투입하여 그를 설득해내려 한다.

영화의 앞부분은, 그가 사토라레인지라 발생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을 제법 코믹하게 전개했지만, 후반부는 그의 빼앗긴 자의식과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 수 있는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우연히 무인도에서 첫번째 사토라레로서 자살했다고 알려진 사토라레를 만나면서 요코는 자신이 얼마나 감상적으로 이 일에 접근했는 지를 깨닫게 된다.  첫번째 사토라레가 홀로 숨어 살면서 겪게 된 자유와 말도 못할 외로움이 그의 정신적 공황을 영화는 공포감이 일 정도로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할머니의 췌장암 수술을 직접 집도하면서 울린 그의 사념파에 온 병원 사람들이 다 울었다.  그가 수술의 실패 후 흘리는 눈물에도 모두가 함께 울어주었다.

진정성의 승리랄까.  그의 수술은 어느 면에서는 실패였지만, 또 어느 면에서는 성공이었다.  그의 숨길 수 없는 솔직한 음성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다.  그는 이제 의사로서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를 참 인상적으로 보았다. 요 근간 이민영&이찬 사건을 접하면서도 느끼지만, 보호되지 못하는 '사생활'과 까발리고 싶어하는 대중의 심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나 소설같은 남의 마음을 들여다 보거나 혹은 내 마음을 드러내는 무서운 능력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우리네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노력해 간다면 07년도는 더 아름다워질 테지. ^^ 앞으로도 쭈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