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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없는 낙원 11
사노 미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드디어 완결편이다. 마지막이라 아쉬워할 독자들을 배려했음인지, 표지 날개를 펼치면 작가의 친절한 설명이 보인다. "속편" 이어진다고. ^^
대단원의 막이 내리는 이야기였다. 관계의 종결과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어야 하고, 모든 숨겨졌던 감췄던 감정들도 이제는 보여줘야 한다.
토모에의 수험생으로서의 활약상(?)이 펼쳐지고, 카즈야의 끝과 시작도 함께 묘사된다. 그가 토모에의 아버지를 무의식 속에서 만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참 눈물겨운 씬이었다. 그의 손... 그 소중한 손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매번 야가미가 너무 멋있게 나와서 별로 한 눈 안 팔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그, 참으로 멋졌다. 싸나이다웠달까.
그런 면에서 미카코의 결단은 눈이 부실 만큼 서럽고 또 그만큼 아름다웠다. 심정의 변화와 함께 달라진 헤어스타일도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편집장으로서 그녀가 거는 주문들도 달라진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아마도 속편에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좀 더 진행시켜 주지 않을까 싶다. 카즈야에게는 미카코 역시 '네가 없는 낙원'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
일본 작품을 보다 보면은 남녀학생의 연애씬이 확실히 우리나라에 비해서 과감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보다 개방된 성의식을 가졌다 보니 오히려 그쪽에선 꽁꽁싸맨 정조가 더 어색하다고나 할까. 이 작품은, 주인공의 예쁜 연애 이야기도 지극히 건강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어서 '꽃보다 남자' 식의 처리였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전반에 걸쳐 토모에의 성장 과정을 들여다 보는 것은 친구의 연애담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는데,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딸내미 시집보내는 마음 같은 것이 들었다. 이제 다 컸구나! 이제 어른이 되었구나... 싶은 대견함과 약간의 서운함까지.
7년을 연재한 작가는 그 마음이 더 심할 테지. 일본에선 여름에 완결이 난 모양인데 그러면 속편도 꽤 진행되어서 곧 우리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물론, 이제 완결편도 보았는데 속편쯤은 느긋이 기다려주겠어!라는 마음도 기꺼이 든다.
참 멋진 작품, 참으로 따스했던 작품, 제목부터 남달리 눈길을 끌었던 멋진 작품. 잔잔한 가운데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봄의 따스한 기운도 여름의 활기로, 겨울의 쇠락한 기운도 봄의 생동감으로 바꿔주는 기분... 조용한 가운데 크게 울리는 감동을 주는 소중한 작품. 소장용으로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