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강성관 기자] 매년 입시철이면 각 고등학교 교문에 등장하는 특정대학 합격 축하 현수막. 소위 '명문대학'에 몇 명이 합격했다거나 광주전남지역 최다 합격이라는 문구가 주 내용이다.

특정대학 합격을 얼마나 시켰느냐가 해당 고등학교로서는 자랑거리인 셈. 사실상 명문고라고 선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학부모, 학생단체들이 '특정대학 합격 현수막을 반대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인권운동센터·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광주모임·학벌없는사회학생모임이 주축이 돼 최근 반대모임을 결성했다.

반대모임은 18일 성명을 통해 "입시학원에서야 교육이념과 상관없이 영리만을 목적으로 현수막과 전광판 등을 내세워 자랑을 한다지만 공교육 현장인 학교에서마저 이러헌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입시학원화하겠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모임은 "과연 이 현수막들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벌이나 점수에 상관없이 특기와 적성에 맞게 과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상대적 패배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 패배감은 성적에 대한 좌절감 그리고 자살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더 이상 억울한 희생양이 생겨선 안된다"며 특정대학 합격 축하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다.

반대모임은 ▲해당 학교의 현수막 즉각 철거 ▲시교육청의 일선학교에 대한 철거 지시 등을 요구하고 "12월 31일까지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시교육청 규탄 집회와 해당학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광주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형준씨는 "현수막을 보고 의식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학생들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소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러한 현수막을 내거는 것이 평소에 학교가 입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학생들이 중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반대모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수시 모집보다는 정시모집 때 더 많은 현수막이 내걸릴 것"이라며 "학교별 현황을 조사해 해당 학교에 현수막 철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