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꺼번에 너무 많은 영화를 보는 것 같아 머리가 어지럽다. 런닝타임이 너무 길면 세시간에 걸쳐서 보아야 하거나, 다음 시간 이어서 보라고 하고 나만 못 보고 나오기 때문에, 비교적 짧게 끝나는 애니를 골랐다.  M님의 강력 추천으로 고른 작품은 "별의 목소리"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성우와 음악 빼고는 모두 혼자 작업했다고 놀라워 한 감독인데, 별의 목소리는 분량이 아주 짧다.  25분 정도?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미래의 시간.  우주를 항해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가진 상태다.  미카코와 노보루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  그런데 미카코가 국제 연합군의 선발 멤버로 선발되고 목성으로 떠나면서 두 사람은 헤어진다.  두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것은 휴대폰의 메시지이지만, 너무나 먼 거리로 인해 미카코가 보낸 메시지는 일년이 지나서 도착하는 수준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물리적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가고, 이제 다시 기지를 출발하는 미카코는 도착하는 데에 8년이 걸리는 메시지를 보내고, 그 메시지는 8년이 지난 뒤 지구에 있는 노보루에게 도착한다. 24살이 된 노보루에게, 열 다섯의 미카코가...

그 메시지가, 참 아련하게 들렸다.  기약할 수 없는 만남, 도착한다는 확신도 없이 보낼 수밖에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 

고운 영상과 애틋하게 남는 메시지들, 짧은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감동적인 작품이었는데....

다 끝나고 보니 학생들이 모두 자고 있었다..ㅠ.ㅠ 이봐... 고작 25분이었다고...

워낙 산만한 상태에서 보았던지라 한 번 더 보고 리뷰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오늘 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때문에 모아서 페이퍼로 쓴다. ^^;;;

핑계를 대자면, 주변에서 자꾸 말 시켜서 대사를 이어서 보지 못하고, 너무너무 시끄러워서 집중도 못하고, 나 자신이 너무 졸려서 자꾸 졸고...ㅠ.ㅠ

흑흑... 그래서 다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를 잘 모르겠더란 말씀....;;;;;

게다가 그림이 비슷하네... 해놓았지만 정작 같은 감독이라는 걸 알고 화들짝 놀라버림...;;;;

제대로 감상한 것은 작품에 나오는 바이올린 연주와 엔딩에 나온 노래.

노래 정말 좋았는데... 작품에 대해서 할 말이 별로 없다.  이런 송구한 일이 있나...ㆀ

꿈에서 깨어나지 않는, 아니 깨어날 수 없는 사유리를 보며 유시진의 '마니'가 떠올랐다.

꿈이 없는 잠, 잠이 없는 꿈...? 아무튼 이 비슷한 소제목이 있었는데...

그나저나 '분단'  '연합국' 이런 단어들은 몹시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그러나 생각을 이어갈 단서가 내게 너무 없다.  대체 뭘 본 거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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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2-1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보다는 별의 목소리 평가가 더 좋았다죠..
그리고 별의 목소리 안에는 신카이 마코토의 처녀작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라는 단편도 들어있답니다..^^

마노아 2006-12-1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5분도 안 되는데 참 좋더라구요. 흑백화면도 그렇고 나래이션도 좋구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단편에 매우 강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