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Green 3 - 농촌 총각에게 시집갈래요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상큼 발랄한 이 책은 마냥 낭만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지 않는다.

농촌 총각에게 꽂혀서 시집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와코는, 농사일을 거들며 방학을 보낸 끝에 이젠 졸업을 했고, 그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 정기 일자리도 구했다.  그것도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에 무공해 작물을 납품하는 일로 농사 일에 관련된 일자리다.  또 여름이면 인근 농가에서 포도 과수원에서 일도 해주는 등 농촌 처녀의 일원으로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 보이지만, 그녀에겐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애로사항이 있었으니... 바로 곤충에 대한 트라우마였다.

도쿄 태생인 그녀가 시골에서 곤충들 없이 살 수도 없건만, 은근과 끈기로 배추벌레나 나비 정도는 극복할 수준이 되었지만, 그 이상의 벌레들 앞에 결국 무릎을 꿇는다.

그렇지만 기죽을 필요 없다.  그녀를 매료시킨 마코토도 뱀에 대한 더 대단한(!) 트라우마가 있으니까.  거기에 비해 와코는 뱀이나 개구리 따위는 바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담력(?)을 지녔으니 두 사람은 정말 천생연분이라 하겠다.

마을 축제에서 가마를 지고 도는 에피소드는 으하하하하하핫!   박장대소를 아니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심각한 얘기를 하다가도 절대로 유머를 잃지 않는 작가의 장점이 이번에도 발휘된 것.

표고버섯 농원이 야요이가 마코토에게 접근하면서 온갖 내숭을 다 떨며 와코를 대적할 때에는 '진부해!'라고 말할 뻔 했지만, 그랬던 그녀가 확 돌변하는 다음 에피소드는 역시~ 라며 유쾌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자세한 내용은 적지 않기!)

마지막 에피소드 역시 어처구니 없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뻔뻔한 요란함이란...^^;;;; 작은 마을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으로 보여 작가의 섬세함에 씨익 웃었다.

이제 3권까지 보았으니 4권 하나만 남았다.  아껴 읽고 있었는데 벌써부터 아쉽다.  다행히, 이 작가의 못 구한 단행본 시리즈를 요번에 선물로 받아 아직 읽을 거리가 많이 남았다는 것은 꽤 기쁘다.  그러다 보면 노다메 칸타빌레 다음 권이 나오지 않을까.

요새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기대도 한껏 높다.  이렇게 유쾌하고 상쾌하고, 그러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 작가가 참 좋다.  소설로 치면 남쪽으로 튀어!의 오쿠다 히데오가 떠오른다고 할까.  공중그네의 그 유쾌함 속에서도 진지함은 분명 살아 있었으니까.

다시 그린 이야기를 해 보자.  원래 빨강색과 초록색은 보색인지라 잘못 배치시키면 엄청 촌스러울 색깔인데 표지의 초록 나무와 빨간 표제는 싱그럽게 잘 어울린다.  와코가 입고 있는 빨간 테두리의 흰 민소매 옷과 손에 들고 있는 초록 오이의 배치도 일종의 '대구'처럼 어우러져 있다.  니노미야 토모코의 그림은 결코 예쁘다...라는 말이 나오는 그림은 아니지만 스토리에 힘을 받아 또 그 유쾌함에 기운을 얻어 그림 역시 기분을 좋게 해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림 자체도 1권보다는 훨씬 안정적이 되어버렸다.  역시 숙련되어지면 발전한다니까.. ^^

좋은 작가, 좋은 작품... 그리고 예쁜 나의 소유물.  기분 좋다.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6-12-10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도, 작품도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