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햅스 러브 (dts)
진가신 감독, 금성무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결국, '감상'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 영화에 쏟아진 온갖 혹평에도 불구하고, 또 어느 정도는 식상해...라며 봐놓고도 좋았더라... 라며 기억을 정리하는 나처럼.

언제쯤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데, 처음 개봉했을 당시 참 보고 싶었더랬다.  '뮤지컬 영화'였기 때문에 이런 작품은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당당히 외쳤건만, 내 기억이 맞다면 극장에서 오래 못 버티고 내렸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류의 뮤지컬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던 적이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나로서는 뮤지컬 영화들은 다 좋았다.  에비타도 그랬고, 오페라의 유령도 그랬고, 야반가성도 정말 좋았다.
그래서 이 작품도 나름대로 기대가 컸던 것이다.  대장금으로 떠버린 지진희가 출연했고, 가신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장학우가 나오고 또 그에게서 지진희가 노래 지도를 받았다고 하니 기대가 없을 리 없다.

생각 외로 지진희가 노래 부를 일은 별로 없었다.ㅡ.ㅡ;;;;; 주연 배우들도 양껏 노래 감상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거의 끝으로 가기 전까지는.

오래 전에 사랑했던 연인.  야망을 위해서 사랑을 저버린 여자.  그 여자를 따라가기 위해 성공한 남자.  다시 만난 그들.  여전히 애증 속에 놓인 세사람의 운명.  그들의 이야기가 그들의 사연을 닮은 극을 통해 재연된다.

대사보다는 영상으로, 또 음악으로 주로 표현되기 때문에 흐름을 가만히 보고 있자만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너무 재촉하지 않고 편하게 본다면 은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엔딩의 그 장면은 반전처럼 느껴지는 파격미도 있었다.  이 작품이 '극'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너무 현실처럼 보였던 것은, 그 이야기가 그들의 사연을 그대로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엔딩만큼은 내 예상을 뛰어넘었으니 아주 식상하다는 말은 과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왜 장학우를 가리켜 그토록 노래를 잘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잘하더라... 반할 만큼.

사운드가 좋은 데서 보았더라면 더 완벽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  나중에 생각날 때, 앞의 내용은 다 건너 뛰고 끝의 노래만 계속 돌려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 그리고 얼마 전에 알았는데, 야연에서 태자를 사모했던 그 여인네가 이 작품의 여주인공과 동일 인물이었다.  너무 말랐고, 또 너무 가녀리게 생겨서 어찌나 위태위태롭던지...;;;; 뭐... 다소 부러웠다ㅡ.ㅡ;;;;

금성무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작품에서 보면 참 멋지다. "연인"에서도 그렇고. 오로라가 보이는 듯... 장학우는... 목소리만 좋았다..ㅡ.ㅜ 코믹 영화에서는 그의 연기도 참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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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간이면 초저녁이죠^^;; 학생들 보여줄 만한 뮤지컬 찾고 있어요. 일단 지킬앤 하이드 하나 골랐고, 페임도 고려 중이에요. ^^

짱꿀라 2006-11-27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킬앤하이드 뮤지컬 재미있다고 하던데요. 보시고 꼴 줄거리좀 글로 남겨주세요. 잘 읽고 갑니다.

마노아 2006-11-27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킬앤 하이드 아주 역동적인 뮤지컬이에요. 움직임이 많아서라기 보다 캐릭터의 성격이 그렇거든요. 전 조승우 버전은 배우 바꿔서 세가지 정도를 TV방영분으로 보았구요. 직접 무대에서 본 것은 류정한 버전이었어요.(당근 무대에서 본 류정한의 카리스마가 더 압도적이었죠)
지킬 박사는 병든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서 학계에서 금지한 실험을 지속해요. 인간의 양면성-선과 악을 분리시키는 실험이죠. 자신의 몸에 직접 주사를 놓다가, 악으로 똘똘 뭉친 하이드가 탄생합니다. 그 하이드는 위선으로 가득한 인간들을 살해하고 다녀요. 약혼녀 엠마는 지킬을 기다리고, 지킬의 따스함에 클럽걸 루씨도 지킬에게 반하죠. 루씨는 하이드 손에 죽게 되고, 지킬은 자신의 결혼식 당일에 하이드로 변하는 바람에 스스로의 폭주를 막기 위해 결국 자살을 하고 맙니다. 브로드웨이 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릴러라는 별칭이 붙어있는데, 진지하고도 재밌고 그리고 탐나는 작품이에요. 한시간 짜리로 잘라 보여주는 게 아쉽지만, 일단 뮤지컬 넘버는 다 들어가 있어서 학생들 보여주기 좋을 것 같아요. 라이센스 연장했다고 하니까 다시 무대에 올라가면 꼭 보세요. 정말 강추예요^^(개인적으로 류정한+소냐가 최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