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거인 골렘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15
데이비드 비스니에프스키 글.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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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고 해서 내용이 무조건 쉽고 가볍지를 않다는 게 그 동안의 경험으로 알아버린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책들은 읽으면서 많이 고민하기도 한다.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까?  무엇을 의도한 책일까?

존 버닝햄 책에서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제를 자주 접할 수 있었고, 저번에 읽은 "여섯 사람"도 그랬다.
진흙 거인 골렘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언제나 심각하게 등장하는 '유대인'이 주인공이다.

일방적으로 박해만 받고 살던 1500년대 프라하가 이 책의 배경이다.  유대인들은 어린애의 피를 빨아 먹는다는 등의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나돌아 성 안에 갇혀 살던 유대인들.  어느 날 꿈에서 진흙 거인에 대한 암시를 받은 랍비가 진흙 거인 골렘을 만들어낸다.  골렘은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어 유대인들을 지켜내는데, 사람들의 오해가 풀려가자 오히려 더 선동적으로 몰아 유대인의 성으로 몰려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모두 몰아내자 이제 사람들은 유대인을 더 두려워하고, 황제는 랍비를 불러 타협을 한다.

골렘은 다시 진흙으로 돌아가야 했고, 사람들은 유대인을 더 이상 탄압하지 않기로 했다.  랍비는 골렘을 흙으로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골렘이 저항한다.  그는 더 살고 싶어했다.  처음 이 땅에 태어나서 뜨는 태양을 보며 감탄했던 그는, 지는 태양을 보며 역시 마음 싸아함을 느끼는데, 임무를 완수했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그를 그 자리에 남겨두는 것을 사람들이, 랍비가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골렘은 왔던 그대로 흙으로 돌아간다.
이 이야기는 유대인의 전설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작품 말미에는 전설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서 한페이지 빼곡하게 설명을 달아놓았는데, 익숙치 않은 내용이라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이 책의 저자는 종이 예술의 달인이었는데, 그림은 모두 그린 것이 아니라 종이를 도려낸 것을 그의 사후 사진작가가 찍은 것이다.  언뜻 모르고서 보면 종이를 도려낸 것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작업은 정교했다.  색감도 아주 탁월해서 예쁜 그림이 아닌데도 너무 특별하게 보인다.  진흙 애니메이션이 그렇듯이 이 작품도 엄청난 공을 들여서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별점을 더 후하게 주고 싶었던 것일 지두...

핍박 받았던 유대인.... 그들의 역사를 다시 정의한다면 핍박의 역사가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오래도록 억울하게 살아온 그들인데, 지금 가장 위험한 땅을 만들고 평화를 위협하며 사는 그들을 보며 답답하고 심난하다.  더 살고 싶다고, 더 이 땅을 보고 싶다과 호소하던 골렘의 마지막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과연 랍비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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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26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대인은 하나님께 선택받은 민족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죄로 말미암아 삶의 고단했던 민족이기도 하죠. 그들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죄로 인하여 댓가를 치루어야만 했던 유대인들의 역사는 그리 순탄치가 않았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 생각을 들지만요. 잘 읽고 갑니다.

마노아 2006-11-26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요. 미국은... 어떻게 될까요? 일본도 아직까지 승승장구하고 있고...
뿌린대로 거둔다!가 저의 좌우명이긴 한데, 그게 나라의 개념으로 보면 꼭 들어맞지를 않더라구요. 물론 '당대'라는 시간적 한계가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