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 초특가판
타키타 요지로 감독, 히로스에 료코 외 출연 / 피터팬픽쳐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이 영화를 보고나서 감동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궁금해서 당장 보게 된 작품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종류의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고, 심지어 란마1/2도 남자가 여자가 되고, 여자가 남자가 되는 등(심지어 인간과 동물이 바뀌고...;;;) 기현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사고로 인해 엄마의 영혼이 딸의 몸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은 크게 놀랍거나 신기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제는 평범해진 그 소재를 어떻게 끌어나가느냐의 얘기다.(작품이 만들어진 것은 99년도였으니 그 때는 매우 특별했을 지도 모르지만.)

여주인공이 철도원의 그녀라는 것을 작품을 다 보고나서야 알았다.  참 맑고 깨끗한, 투명한 이미지인데,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와 무척 닮아있어서 계속 놀랐다.

사실 비극적인 사고가 이야기의 시작인데도 작품은 시종일관 로맨틱하고 발랄했다.  20년이나 젊어진 아내를 질투하는 아버지이자 남편,  새롭게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인생을 즐기려고 하는 딸이자 아내.

그러나, 이야기가 언제까지나 로맨틱할 수 없다.  둘은 마음으로 부부이지만 몸으로는 부녀관계이고, 그래서 부부 사이의 섹스조차도 서로의 허락 하에서마저도 넘지 못하는 벽이 된다.

아내가 열심히 공부하여 의대에 들어가고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고, 또 남학생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남편의 착잡한 마음, 그들이 부딪치는 것은 당연했다.  서로가 신의를 지키고 또 사랑하는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닐지라도, 그들은 서로 다른 길을 가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 사이에도 벌어지는 비밀 이야기...

사실은, 반전이랄 수 있는 그 비밀이 무엇인지 대략 짐작이 갔다.  그리고 어김 없이 맞아 떨어졌는데, 그래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그 이상의 좋은 전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았고, 내가 원하는 이야기의 끝도 그러했으니까.

엔딩의 노래가 작품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면서 은은하니 좋았고, 뮤직비디오로 다시 한 번 감상할 때도 역시 좋았다.  감상 포인트라고 주저리주저리 얘기해 주지만, 이미 우리도 다 알 법한 얘기여서 기대했는데 쪼오끔 열 받음..;;;;(이게 뭐냐!!)

작품에서 예뻤던 영상이 참 많았는데, 표지는 참 별로다.  이 작품의 진가를 다 보여주기엔 부족한 샷으로 보인다.  어쨌든, 작품은 참 좋았다.  다 보고서 노래 한번 더 들으니 더 좋다.  그 노래는?  아이 참... 너무 자주 강조해서 부끄럽지만... 이승환 9집의 "남편"이란 곡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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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19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참 아름다웠어요. 주인공도 참 이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