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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패권전략 - 미중 전략경쟁의 미래 & 대한민국 생존의 길
김흥규 지음 / 더봄 / 2025년 7월
평점 :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현재 진행중인 미중 전략 경쟁의 양상들과 중국의 입장에서 인식하고 대응하는 전략과 정책들을 살펴보고
중간자적 입장인 한국이 취해야 할 생존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 교양 국제정치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2부분으로 나누어서 총체적으로 현재의 미중
경쟁 상태에 관한 설명 부분과 중국의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강대국 지위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위해 2가지
차원(미중 경쟁에 임하는 전략과 중화민족 부흥을 위한 3가지
추진 전략)에서의 전략 수립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고,
총 5개 파트 27개 단원에 걸쳐 서술된다.
저자는 플라자 프로젝트 이사장인 김흥규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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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목격하거나 알고 있는 미중 경쟁의 시작은 중국 시진핑이 집권을 시작한 2013년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대부분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통일된 의견이다. 미중
관계에 대한 분석이나 예측에 관해 주변국이자 일차적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관심이 매우 낮았고 학술적으로도 부정확한 접근이
많았다는 저자의 지적은 매우 공감이 간다. 특히,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중국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미중 경쟁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하는지를 따라가려는 시도는 매우 신선하고 흥미롭다:

사실 미중 경쟁의 연원을 따지고 보면, 시진핑이 자신의 집권 초기에
중화민족의 부흥을 목표로 한다는 중국몽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니 중국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지어 ‘도광양회’라는
전임 중국의 지도자였던 등소평의 국제관계의 혜안을 정면으로 무시하며 야심차게 공개적으로 발언한 행동은 원대한 꿈을 그저 말로만 그치게 만드는 제스처로
끝나버릴 확률이 높다. 2050년까지 중국의 개인 GDP 3만불
시대가 달성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러가지로 존재하지만, 역사적인 사례들을 보면 분명해진다.
저자가 분석한대로 중국이 추구하는 비군사적 패권 획득 전략은 거짓 선전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전통적인 하드파워(군사,
경제, 외교)적 위협도 서슴지 않고 동원하여
중국 주변국들과 이해관련국들에게 중국의 이익을 얻어내는 작업을 수행한다. 경계선을 두고 벌이는 주변국들과의
분쟁이나 새롭게 중국 중심의 무역,경제,안보 국제 기구의
편성이나 신진 첨단 기술 분야의 국제 표준 제정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중국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국가 단위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 본 모습이다.
한가지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은 지금 중국의 과학과 공학 기술의 수준에 대한 평가 부분이다: 발표 논문 편수나 종사자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기술 수준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해서 발표 논문의 내용이 영양가가 있느냐는 인용(reference
factor) 지수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된다: 타 연구자들이 인용하는 논문의 빈도수를 의미하는데, 높을수록 논문의 내용의 신뢰성과 가치가 매우 높고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현재 중국 과학기술의 수준이 독창성이나 신뢰성을 높은 평가를 받는 단계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평가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카피캣의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다: 말이 좋아 패스트 팔로워이지, 독창성과 품질이 동반되지 않는 제품으로는 결코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없다는 점은 역사적으로 증명된다: 실제로 지금의 중국처럼 19세기말 이제 막 통일을 이룩한 프로이센에서
뒤늦은 산업화를 이룩하기 위해 당시의 선진국이었던 영국으로부터 거의 전 산업분야에 걸쳐 제조 기밀을 훔치거나 무단으로 저질 복제품을 만들어서 미약한
자국 내 기업들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사용했고, 엄청난 영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복제품 수출을 통해 올린
이익을 오로지 군비증강에 주력하게 되지만, 결국 프로이센을 소위 열강의 지위에 도달하게 만든 계기는
주변 강국 프랑스와의 전쟁에서의 기적 같은 승리에 의한 승전국처리가 비로소 계기가 된다. 그러니까 중진국까지는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중진국을 벗어나려면 엄청난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지금의 중국처럼 전세계적으로
높은 비호감을 얻고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어려운 조건에 놓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중국의 입장에서 인식하고 바라보는 세계관과 미중
패권 경쟁의 목표와 의미, 추진 전략에 대한 접근 방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