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역사 - 중동의 3천년 역사를 이해한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토미 유조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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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라비아 반도 지역의 3천년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기술한 교양역사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고대 문명의 국가 성립 시기부터 현대의 독립국가 시기까지의 대략 3천년의 시기를 8개 단원에 걸쳐 통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아라비아 반도의 역사는 기원전 10세기부터 메소포타미아 지방과 이집트 지방 사이의 위치에서 지중해와 인도 사이의 향료 무역을 위한 중간 경로 상의 거점 도시 형태로 홍해와 페르시아 연안의 항구 도시와 내륙의 오아시스 도시들이 형성되어 발달하게 된다.

3세기 이후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7세기 이후 이슬람 국가들의 난립이 16세기까지 진행되다가, 포르투갈과 튀르키에의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17세기가 되자 영국과 네덜란드의 진출이 시작된다.

18세기 중반 세워진 아라비아 반도 중앙부의 사우드 왕국처럼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을 따라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남부의 오만 등이 국가를 성립하지만 20세기 세계 대전까지 영국의 지배와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된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아라비아 반도의 부족 국가들을 대상으로 오스만 제국과 서양 제국들이 벌인 민족주의와 부족주의에 기반한 동맹 연합과 배신의 연속적인 전쟁은 현재의 아랍 국가들의 탄생을 만들어 확립시키게 된다. 문제는 1차 세계 대전 즈음에 발견된 중동 지역의 석유 자원때문에 서구 열강들의 쟁탈전이 심화되었지만, 결국 영국이 최후의 승자로 독점적인 이권을 누리게 된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이슬람 종교라는 공통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민족과 부족적 갈등 요소에 의해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아랍 국가들이 현재는 종교 이외에 산유국가라는 경제적으로 윤택한 또 하나의 공통 요소가 확보되었음에도 여전히 중동 아랍 지역의 평화는 확실히 정착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아라비아 고대사와 동서 해상 교류사 전공의 일본 도쿄대학 시토미 유조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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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한동안 국제 뉴스와 경제 뉴스에서 중동국가들이 자주 등장하곤 했다: 아시아 축구대회를 진행했고 한국의 무기 수출과 건설 사업 진출이 이루어진 카타르나 한국 원자력발전소 건립예정인 아랍에메레이트 등의 국가들은 이름은 알지만 정확한 지리적 위치나 역사와 문화 등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홍해 아덴만의 한국 상선 구출 작전으로 유명한 예멘과 모카커피 무역항으로 유명한 오만도 비슷한 경우이다.


이 책에서는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생하고 소멸해버린 국가들의 역사를 다룬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교훈은 중간 무역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루었던 아라비아 내륙의 오아시스 무역 도시가 주변 강대국들 사이의 정세 변화로 인해 무역 중계 경로가 중단되자, 급격한 경제적 쇠퇴로 인해 결국 화려했던 도시가 인구 유출과 함께 황폐화되어 소멸되어 버리는 현상이 인류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사건이라는 점이다.

아라비아 반도에 존재하는 소위 아랍 지역 국가들의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매우 복잡하다:

아라비아 반도의 지리적 특성 상, 농업보다는 목축업과 중계 무역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조건 하에서 이슬람 종교의 중심지라는 측면에서 교파의 정통성 유지와 민족과 부족 사이에 역사적 전통적으로 맺어져 이어져 내려온 약탈 행위와 협력과 배반 관계 등은 아라비아 지역의 분쟁 해결과 평화 고착을 방해하는 근원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랍국가들이 석유 자원의 원산지라는 자연조건 덕분에 경제적 부의 획득이 아랍 지역의 문제를 한 차원 더 복잡하게 만든다: 석유 자원을 무기화하여 독점적 사용과 공급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노리는 이른바 서구 강대국 세력들의 경쟁이 아랍국가들의 외교적 관계의 협력과 단절의 행태로 나타나 이른바 국제 뉴스에 자주 소개되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에서 아랍국가들과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생각 외로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과 발전이 필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현재가 한국 입장에서 아랍국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전반적으로, 복잡한 아랍국가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는 점만으로도 읽을만 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교양 역사 도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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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자율학습 리눅스 입문 with 우분투 - 입문자를 위한 가장 쉬운 리눅스 입문서 코딩 자율학습
런잇 지음 / 길벗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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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눅스 운영체제(Linux OS) 우분투(ubuntu)를 이해하고 다루는데 필요한 개념과 용어, 쉘 프로그래밍(shell programming)을 소개하는 교양 컴퓨터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첫번째 부분에서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이해하기 위한 전반적인 운영체제 원리와 양상(리눅스 설치; ; 파일과 디렉토리; 사용자 생성과 관리; 프로세스 관리; 시그널)들을 소개하고, 두번째 부분에서는 리눅스의 쉘(bash) 프로그래밍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IT 전문 개발자 필명 런잇(LEARNI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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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운영체제는 IT 개발자 사이에서 윈도우(Window) 운영체제 못지 않은 시장과 다양한 장점때문에 선호되고 있고, 특히 우분투(ubuntu) 버전은 개인 개발자에게 인기가 높다.

리눅스 운영체제는 윈도우나 맥 운영체제와 달리 개인전용 컴퓨터보다는 다중 사용자를 위한 컴퓨터 환경에 적합한 운영체제라서 기능도 많고 사용자가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막강한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접근하기 어렵고 다루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리눅스 우분투 운영체제에 초점을 맞추어 리눅스를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하며 필요한 경우에 확장할 수 있는 쉘 확장 기능까지 소개하고 있다:

운영 체제의 기초적인 부분(설치에서부터 업데이트, 관리하는 방법까지)뿐만 아니라 프로세스 관리와 시그널처럼 운영체제의 핵심적이고 고급 기능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운영체제를 직접적으로 세밀하게 다루기 위해 쉘(shell) 사용법과 작성법도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난이도가 있는 고급 기능 부분은 프로세스 관리와 프로세스 통신 시그널 관련 내용이고, 쉘 스크립트 프로그래밍 부분이다: 특히, 쉘 스크립트 같은 걸 보고 있으면 왜 이런 걸 하나 싶은 의문이 생겨날 법한 전혀 낯선 환경처럼 보인다. 근본적으로 리눅스의 본질 자체가 텍스트 전용 작동 방식 환경이라 텍스트 프로그래밍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쉘 스크립트 프로그래밍이 일반 고급 언어와 유사한 양상도 있지만 운영체제 커널 상에서 동작한다는 제약 환경 때문에 생겨난 독특한 프로그래밍 양상을 배우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예를 들면 변수와 함수 매개변수의 이름 사용이나 파이프라인 등은 쉘 프로그래밍에서 자주 등장한다.

가장 좋은 점은 리눅스 명령어 사용 예제가 풍부하기 때문에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자습 도서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리눅스 우분투 운영체제를 설치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IT입문자에게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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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최신 개정판
왕양 지음, 김태일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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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환율이 일상 생활에 주는 의미와 인류 역사에서 발생한 국가 간의 환율 전쟁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4부분으로 나누어 환율에 대한 용어 설명과 인류 역사에서 벌어진 환율 전쟁의 원인과 결과, 양상들에 대해 총 18개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국의 경제 컬럼니스트 왕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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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달러-원화 환율이나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라는 단어가 국제 뉴스나 경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환율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 된다.

환율은 국가 통화 간의 교환 비율로서, 각 국가가 무역 활동을 하는 한 환율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경제 구조적 요소이다: 환율을 마치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해 한 국가의 경제 상황과 정책을 조절할 수 있다.

환율의 역사적 교훈은 환율 전쟁은 실제 물리적 전쟁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남송과 금나라, 남송과 원나라, 청나라와 영국, 근대에 들어 1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이 대표적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의 달러가 전세계 글로벌 통화로 올라가게 된 이유에는 각국의 군수 물자를 금을 주고 미국에서 구매했기 때문에 전세계의 금이 미국으로 몰렸기 때문에 달러의 국제적 지위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한 국가의 경기 조절을 위한 목적으로 타국과의 무역 수지 균형을 위한 수단으로 환율이 사용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적정 규모와 경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1970~80년대 석유파동을 겪었던 시기의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의 사례와 1985년의 일본이 있다:

사실 환율 이론에서 보면, 환율 조정은 무역과 자본 이동에 영향을 끼치지만 금리만큼 직접적이지는 않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는 국가의 신뢰가 환율 제도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과 아무리 경제 구조가 탄탄하더라도 중요한 시기의 경제 정책의 결정 오류가 한 국가의 경제를 오랜 기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일본이 보여준다.

전세계 경제 2대 강국인 일본이 미국과의 급격한 환율 조정을 합의했지만 일본 경제는 무려 30년 동안 퇴보를 겪게 된다. 미국과 일본처럼 한쪽이 단일 거대 시장의 경제 규모이고 다른 한쪽은 상대적 경제 규모가 작지만 무역흑자 폭이 큰 경우에, 급격한 환율 조정의 영향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금리 인하 정책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버블을 만들게 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현상이었던 것이다.

환율전쟁의 결과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일본처럼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반대로 영국처럼 건설적인 경제 체질을 구축하는데 도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1990년대 영국은 만성적 무역 수지 적자와 경기 불황임에도 인위적 환율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지속하는 경우에도 경제 불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조지 소로스와 영란 은행의 파운드화 환율 전쟁으로 파운드는 절하되었지만 영국 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무래도 현재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관심사인 미중 사이의 무역 갈등, 혹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표현되는 국가 경제 차원의 대립 문제에 대한 상황과 전망일 것이다: 저자는 중국인 출신답게 미국 최강파워를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무역정책과 환율 정책에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금융투기 세력의 환율 공격에 대한 우려도 표시하지만, 궁극적인 속내는 새로운 다극체제 하에 현재 흔들리는 유로화를 대체하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 통화 지위 확보에 있어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재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는 중국의 경제 구조는 단기간에 개선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향후 최소한 20~30년 이내에 특별히 미국을 역전하거나 압도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판단이다:

왜냐하면, 1차 소모품 수준의 소비재 제조업 공장과 2차 중고급 이상 수준의 소비재 시장의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부가가치가 있는 중고급 소비재를 만들려면 품질 개선이 필수적인데, 품질 개선에는 장기간의 투자가 동반되는 제조 기술의 향상과 제조 비용의 증가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환율과 국제 무역, 국가 경제 정책과 시장에 대한 영향을 포괄적으로 소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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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유목 민족이 이룩한 세계 최강 제국 100년도 못 버티고 사라지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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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원나라의 역사를 역대 왕들의 왕권 계승을 위한 권력 투쟁과 통치 업적을 중심으로 서술한 역사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선조 징기스 칸으로부터 원나라 역대 11명의 황제의 간략한 생애와 업적을 순서대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전 서남대학교 교수 강정만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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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 칸과 몽골제국만큼 전 인류 역사에 짧은 시간동안 강렬한 영향을 끼친 인물과 사건은 아마 없다고 평가받지 않나 싶다: 그만큼 광활한 영토와 국가들을 정복하여 하나의 국가로 만들고 국가 통치와 유지에 필요한 인프라와 제도를 도입하여 통일된 제도를 일사분란하게 적용시킨 작업은 전무후무한 엄청난 업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엄청난 업적의 결과물로 탄생한 거대한 제국은 채 3대를 유지하지 못하고 징기스 칸의 죽음 이후 30 여 년만에 사실상 손자들에 의해 여러 국가들로 분열되어 결국 100 여년을 넘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원나라 역사의 경우, 징기스칸의 손자대에 이르러 1260년에 사실상 몽골제국은 2개의 제국으로 완전히 분리되었고, 1271년에 건국한 대원제국은 1368년 명나라 태조 주원장에 의해 중국의 중원에서 쫓겨나 북원이라는 이름으로 1635년 후금에 의해 점령당할 때까지 존속된다.

왜 이런 분열과 다툼의 결과만이 발생한 것일까?

저자가 지적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은 유목문화와 농경문화의 충돌에서 비롯된 융합의 실패에서 파생된 결과라는 점이다: 고정적인 생산이 불가능하고 정착이 불가능한 이주의 삶과 문화를 가지고 있던 소수의 몽골 민족이 거대한 영토를 직접 통치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법률과 제도에서 돌아가는 소위 중국 문화를 직접 체화되는 과정에서 성공한 경우와 실패한 경우가 결국 국가의 분리를 만들어낸 차이점이 된다: 비교적 원나라는 중국의 유교 문화와 제도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역시 황제의 형제 상속과 부자 상속 사이의 충돌까지는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권력 다툼으로 점철된 역사를 이루게 된다.

몽골제국은 흔히 후대의 청나라와 비교가 많이 되는 사례 중에 하나이다. 특히, 왕족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예를 들면, 청나라 강희제는 왕손 자녀 80여명을 궁궐 내에서 한데 모아 성년이 될때까지 유학 경전을 가르치고 매월 시험을 치게 하여 성적 등급을 평가하여 상벌을 내리게 한 덕분에 4100년 동안에 강력한 성세를 누리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원나라의 경우 왕손의 자녀 교육에 소홀히 한 것이 결국 국가 운영을 통치 이념이나 원리에 기반한 것이 아닌 오로지 권력과 사치를 추종하고 종교적 권위에 의지하는 방식으로 통치하게 된 것으로 국가의 수명을 단축시킨 점이 대비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아쉽다고 느낀 점은 2가지이다: 몽골제국과 원나라의 영역을 표시하는 지도와 역대 황제 계승을 알려주는 가계도가 없어서 안타깝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역사서를 기반으로 몽골제국과 원나라의 역사를 왕권 중심으로 서술한 교양역사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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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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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이트 홀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물리학의 연구와 발견 과정 속에 가려진 과학적 진리 탐구가 가지는 가치와 인류에게 미치는 의미를 조명하는 교양과학도서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3부분으로 나누어 블랙 홀 화이트 홀에 관한 아이디어와 이론 연구 내용과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블랙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블랙홀이 생성되고 나서 블랙홀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상,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변환 과정과 화이트홀의 생성 등을 총 21개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이론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교 이론물리학 센터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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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홀이란 이름만 들으면 주로 SF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단어로 친숙하지만 구체적인 실체나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블랙홀은 비교적 최근이지만 관측되어 실제 존재가 입증된 바가 있지만, 화이트홀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어서 단지 추측과 상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이트홀과 관련되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론 주장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논란거리가 많은 화이트 홀이고 저자 자신의 연구 내용과 성과에 기반하여 화이트 홀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화이트 홀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근래 들어 SF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타임머신이나 공간이동의 워프 개념처럼, 스티븐 호킹과 쏜 킵손의 연구 내용들에 기반한 아이디어들에서 많이 차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모래시계처럼 한데 붙어 이어져 있어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물체는 화이트홀 밖으로 전혀 다른 시공간의 세계로 탈출한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이런 상상이 터무니없는 허황된 이야기만이 아닌 것임을 구체적으로 사고실험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저자의 생각이 기존의 아이디어와 다른 점이라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물체가 매우 짧은 시간 후에 양자도약으로 인해 화이트홀로 변해버린 블랙홀을 거꾸로 튕겨져 나가게 되지만 실제 화이트홀 외부에서 소요된 시간은 매우 긴 시간이 흐른 상태라는 것이다.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은 우주의 질서, 시간, 에너지의 흐름과 관련된 부분이다: 우주에서 비가역현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 평형 상태가 이루지면 더 이상의 시간의 발생과 인식이 없어지고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열역학 법칙이 지켜진다면 에너지의 이동은 어쨌든 계속해서 일어나야 하고, 암흑물질이나 블랙홀의 증가와 감소가 일방적으로 급격하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소위 우주 공간에서 격벽의 역할을 하는 것들의 우주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작동 메커니즘이 임의적인지 어떤 임계 장치에 의해서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화이트홀이라는 흥미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를 소개하면서도 이론 물리학이 가지는 과학적 탐구 과정의 모습도 함께 소개하는 교양과학도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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