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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유럽 왕국사 - 서유럽과 러시아 사이, 들끓는 민족들의 땅
마틴 래디 지음, 박수철 옮김 / 까치 / 2025년 10월
평점 :

*** 이 글은 부흥카페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중앙 유럽에 위치한 지역에서 존속했던 국가들의 약 2천년간의
역사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역사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시기적으로 로마 제국의 황제 시기부터 최근 21세기까지
지리적으로는 라인강에서 오른쪽으로 드네프르강까지 북쪽 발트해 연안에서 남쪽으로 도나우강과 흑해 연안에 위치한 중앙 유럽 지역의 무대에서 발원했던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지역에 따라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고 있다:
고대시에는 로마시대 카이사르에 의해 라인강 너머 야만인들이 사는 땅 정도로 간주되던 변방의 입장에서 동쪽으로부터
시작된 유목민족들(고트족, 훈족, 아바르족, 슬라브족, 헝가리족)의 대이동으로 여러 차례 혼란을 겪는다.
신성로마제국이 기반을 잡기 시작하는 중세시대부터는 중앙 유럽은 카톨릭 종교의 전파가 완성되지 않아 결국 동방정교회라는
독립된 종교문화권이 형성되면서 왕권다툼의 시기를 보내다가 십자군 전쟁, 몽골족의 침입과 흑사병 이후
장원제 같은 봉건사회가 정착되지만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운동으로 인해 기존의 국가간 권력다툼의 원인에 종교 요소가 본격적으로 포함되어 작동하게 된다.
근대부터는 이성적 사고에 기반하는 사상과 사회적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각각의 소규모 공국들이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내게 된다. 대표적으로 18세기 초반에 설립된 프로이센이
대대적인 군대개혁을 통해 단기간에 강대국으로 부상하지만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조각난 소국들의 상태가 아닌 합병으로 인한 연합과 왕국 형태의 새로운
질서가 성립된다. 문제는 나폴레옹에게 무참히 패배한 프로이센이 19세기
중반이후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과 군비확장을 하면서 통일 독일 국가를 형성하면서 민족 개념이 강화되고 결국은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
현대의 20세기부터는 민족국가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시작된 세계대전을
2차례나 겪으면서 독일 나치의 점령지였던 중앙유럽국가들 대부분이 연합국측의 또하나의 승전국 러시아의
공산주의 체제에 휩쓸려 소비에트 연합국을 형성하고 만다. 20세기말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이후 새롭게
출발하게 된 국가들이 유럽연맹(EU)와 정치와 경제 공동체로의 탈바꿈을 위한 개혁의 도전들을 벌이게
된다. 현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 전체의 국제 정치 환경은 혼탁해진 상황으로 새로운
국제 질서의 전조라고 저자는 평가하고 있다.
저자는 영국의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슬라브 동유럽 대학의 마틴 레디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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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유럽이라고 하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과 같은 국가들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이런 국가들이 현재 첨단 문명의 선진국가들이기도 하고 과거의 찬란하고 화려한
문화 유적지에 관한 관광 상품 광고들이 다양한 매체에서 노출이 많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사실 유럽 전체 기준에서 이들 국가는 지리적으로 서유럽에 위치해 있고 영토 면적으로는 절반 이하 거의 1/3 정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유럽 전체에서 중부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절반 이상의 면적으로 가진 지역에서는 어떠한 가? 물론 서유럽이 선진문물을 선도해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중부 유럽의 문명도 서유럽 못지않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소위 중부 유럽, 현재의 독일, 폴란드,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등을 포함하는 지역에 관한 과거 2천년의 역사를 다루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소재이자 내용이다.

오늘날과 같은 서유럽과 중부 유럽의 구분이 고대 로마제국 시절 카이사르에 의해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이밖에도 개인적으로 흥미로우면서도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은데, 그 중에
몇 가지를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흑백 논리가 기저인 로마법과 타협과 수용이 기반인 관습법이 어떻게
다르고 차이가 중요한지는 국가의 법률 제도와 사회적 문화가 다르게 변화한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천상과 지상이 가지는 우주의 통일성을 반영한 연금술은 동양에서 유행하던
도교의 은단과 신선사상과의 유사성을 떠올리게 만든다.
-종교개혁의 갈등은 물론 전쟁까지 벌여야 했을 정도이지만, 실상은 더욱 심각한 양상들이 사소한 것들에서조차도 시작된다는 점이다:
-종교개혁의 진행과정은 용인될 수 있는 교리상의 충돌에서 시작된 것이
16세기 중엽 이후 카톨릭 교황의 그레고리우스 역법의 채택과 신성로마제국 내의 종교선택의 자율화에 결합되어
실제 생활에서의 충돌이 결국은 폭력과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
-18세기 들어 유럽의 신생왕국인 프로이센이 초반 수십년 동안 추진했던
군대 개혁 운동이 당대 최강세력인 합스부르크 가문의 신성로마제국과 싸워 승리를 거두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나폴레옹
군대에 패퇴하여 꺽이지만, 우연히 시작된 철강산업 위주로의 산업화 기반으로 군비확장을 통해 군사대국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중세 유럽 국가들이 선거를 통해 군주를 뽑는 것이 이미 17세기부터 시작된 오래된 정치 방식이라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유사한 체제에 익숙한 전통은 확실히 동양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유럽국가들에 대한 정치, 사회, 종교, 문화, 경제 등에
관한 거시적 역사 관점에서의 저자가 보여주는 여러가지 평가와 해설은 독자로 하여금 영감을 얻게 해주며 한편으로 읽는 재미도 선사해준다.
전반적으로 보면 유럽역사의 또 한 축인 중앙유럽에 대해 통사적인 내용을 유기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핵심 키워드들을
가지고 퍼즐 사이사이를 끼워 맞춰 나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
크기를 고려하면 거의 한학기 학부 교양 역사 과목의 교재를 배운 느낌이 든다.
중앙유럽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