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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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바라보면 개인적인 특질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개인만의 강점, 재능이나 그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성격 같은 것이다. 또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고. 하지만 유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특정한 일에 대한 반응이 생각 외로 다를 수도 있다. 쉽게 말하면 ‘저 사람은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까?’ 같은 느낌을 주는 경우다. 자라오면서 겪는 아픔과 고통이 다르기에 외부의 환경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릴 때 특정한 일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 경우, 사랑하던 사람을 갑자기 자신의 곁을 떠났을 경우, 부모에게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살아온 경우에는 세상에 대한 반응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일종의 열등감 같은 것으로 겉에서는 알 수 없는 인간내면에서 한 인간의 가치관과 태도,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남편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강의를 많이 하는데) 부부가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성격이 달라서 싸우게 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강의 내용의 핵심이다. 그런데 강의를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부부간의 강등 원인 중 성격차이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한계에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상처를 주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릴 때 형성된 열등감의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도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열등감을 좀 더 극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더 리더]라는 책을 인용한다. 책 내용은 30세의 여성과 15세의 남자가 사랑을 하는 과정을 묘사한 것인데 실제 여기서 저자가 강조한 부분은 여성의 열등감에 대한 부분이다. 주인공 한나는 문맹이라 글을 읽을 줄 모른다. 그러다보니 둘이 만나면 한나는 남자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둘의 관계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유지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남자 곁을 떠났다.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남자는 법관으로, 한나는 죄인으로 법정에서 만났다. 한나의 죄목은 유태인수용소 간수로서 나치에 협력하고 무고한 유태인을 학살한 죄였다. 법정에서는 한나와 나치 여간수들을 처벌하기 위해 증거를 하나 갖고 왔는데 그것은 여간수들이 유태인에게 저질은 범행을 그대로 정리한 것이었다. 여간수들은 이 내용을 한나가 썼다고 떠들었고, 한나는 무거운 형벌을 받을 상황이 되었다. 물론 상식적으로 문맹인 사람이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일. 하지만 한나는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을 밝히기 보다는 20년의 형벌을 택한다. 문맹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기 때문이다.

어떤가? 이런 상황에서 당신 같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은가? 나는 글을 읽을 수 없고, 따라서 쓸 수도 없다고 자백하고 가벼운 형벌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문맹을 숨기고 무거운 형벌을 받을 것인가. 아마도 한나의 선택에 대해 문제 있다고 이야기할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열등감이란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기에 한나와 같은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열등감을 내 보이기보다 차라리 무거운 형벌을 선택한다. 열등감은 이성차원에서 설명하기보다 감정적인 문제이며, 자신의 열등감을 고백하는 순간 세상에서 버림받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열등감은 대부분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다. 자라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가슴 속에 맺힌 무언인가가 그에게 남과는 다른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이것이 자신이라고 믿게 된다. 즉 남보다 못난 모습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단정짓는 것이다. 나는 못났다, 못 생겼다 등과 같은 자아평가다.

이 책을 보면 무척 다양한 열등감의 예가 들어 있다. 겉으로 봐서는 전혀 문제없을 것 같은 사람이 어릴 적의 가난함이란 기억 하나 때문에 기를 쓰고 돈을 벌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끼며 불안하게 사는 사람, 형제가 좀 더 예쁘고 가족들에게 칭찬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못난이로 생각하고는 항상 외모 열등감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 학력이 고졸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누군가 자신에게 섭섭한 말 한마디만 해도 학력을 트집 잡아 비꼬는 것처럼 들리는 한 주부의 이야기와 같은 것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상대방이 자신을 보고 고졸이라는 것을 알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의식하면서도 말이다.

저자는 열등감의 핵심 원인으로 가슴 속에서 크지 못하고 남아있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말한다. 즉 내면아이라는 것이다. 이 아이는 어릴 적에 받은 큰 상처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어린 시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인간심리 속에 남아있다. 그러다가 당시 고통스러웠던 자극을 받게 되면 강하게 반응한다. 화를 낸다거나 심하게 짜증을 부리거나 두려워하는 것이다.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그리고는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합리화한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했다거나, 공격하려했다거나, 몸이 안 좋았다거나 하는 식으로.

저자는 열등감이 인간의 가치와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특히 부모의 아이 양육방식에 따라 사람의 자존감과 열등감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열등감. 이는 결코 외적인, 객관적인 문제가 아니며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속을 항상 살펴보며 마음 어딘가에 남아있는 열등감의 원천을 달래줘야 한다. 대부분의 열등감은 원래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객관적인 척도로써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내가 만들어 낸 열등감이고, 따라서 내 자신이 고칠 수 있다. 누구나 갖고 있는, 하지만 잘 알 수 없는 내면의 열등감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자 원한다면 이 책을 한번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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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상에 이별하기 좋은 날 - 235명의 지혜로운 인생 선배들이 전하는 행복한 인생의 다섯 가지 비밀
존 이조 지음, 박윤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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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어떤 사람은 비전을 찾아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멋진 삶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을 넘어 남을 위해 사는 것이 복된 삶이라고 하며, 또 어떤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것만이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 뭐가 맞는지를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질문 같다. 

나는 가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물어보곤 한다. 나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답을 들다보면 왠지 모르게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대답은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거나 ‘젊은이들은 직장을 못 구해 쩔쩔매고, 나이든 사람들은 남은 생을 살아갈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상황에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묻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한 것이지만 지금은 살아남는 게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명일 것이고.)

하지만 이 책(오늘은 이별하기 좋은 날)을 보면 그 동안 내가 했던 질문-잘 사는 방법이 무엇이냐?-이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잘 사는 법’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삶을 바라보지 말고, 죽음을 생각해야만, 어떻게 죽고 싶은지를 물어야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예전에 게이 핸드릭스가 쓴 ‘다섯 가지 소원’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저자는 행복한 삶이 뭔지를 알고 싶다면 죽음의 사신이 내 앞에 서 있다는 가정 하에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가장 후회스러운 일, 다시 태어난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해보라고 한다. 그때만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사체험, 죽음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도 연구 결과 마지막에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죽음을 연구하는 이유는 죽음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 책은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의 비밀을 분명하게 깨닫고픈 나의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평생토록 내 안에 있던 의문들을 더욱 절박한 심정으로 묻게 되었다.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삶을 마감하는 순간 나는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까? 남아 있는 건 시간뿐인데, 이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의 비밀들은 무엇일까?"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여행을 갈 때 무턱대고 가는 것보다 그곳을 다녀온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되듯이, 삶도 우리보다 이미 앞서간 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 전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1만 5천명의 사람들에게 “당신의 삶에 영향을 끼친 인생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당신이 아는 어른들 중에서 삶에 대해 중요한 무언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분이 누가 있지요?”라는 질문지를 보냈고, 그들이 추천한 사람, 즉 다른 사람들이 지혜롭다고 인정한 사람 중에서 다양한 집단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253명을 선정해 인터뷰했다. 저자는 이들을 만나 “가장 행복을 안겨주는 것은 무엇이며,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점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졌고, 그들의 답변을 정리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하지만 저자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는데, 나이 60세를 기점으로 해서 사람들의 생각이 분명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저자도 처음에는 오십대 초반사람과도 인터뷰를 했는데 20여 명 정도 인터뷰를 하고 보니 예순에 즈음해서야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예순 이전에는 아직 삶의 경험 속에 휩싸여 삶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 세월이 더 흘러 예순을 넘으면 더욱 신비롭고 아름다운 어떤 것이 사람들을 한층 지혜롭게 해 주는 것 같았다. 나이와 지혜사이에 신비롭거나 혁명적인 어떤 연관성(저자는 이를 죽음과 연관되었다고 한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몇 백 명이나 되는 인생지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은 ‘현관 흔들의자에 않아 있는 노인’이 가진 혜안이었다. 오랜 삶을 통해 인생의 참 의미와 지혜를 가득 갖고 있는,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자신만을 위한 아집보다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 할 줄 아는 ‘깨달은 자’의 모습을 말한다.

저자는 253명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자, 죽기 전에 발견해야 할 다섯 가지 비밀, 즉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고 한다. 다양한 사람들, 인종, 종교, 문화, 성, 사회적 지위를 떠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현을 조금씩 다를지라도 공통된 이야기를 전해줬기 때문이다. 그것은 첫째,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아라.’ 둘째, ‘후회를 남기지 말라.’ 셋째, ‘스스로 사랑이 되라.’ 넷째,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다섯 째, ‘받기보다 주는데 힘써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행하라.’다.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들, 자기계발이나 인생에 대한 책을 몇 권이라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인간의 삶을 거의 다 거친 사람들은 우리에게 또 다시 이 말을 전한다. 오랜 세월(인간의 삶으로 계산했을 때)동안 수많은 일을 겪으며 살아왔건만 결론은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함으로써 절대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라’는 말이다.

나이 60세가 넘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삶의 의미를 이해한 자들이 이렇게 말했다면 우리 역시 이 나이가 되어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깝게 느껴졌을 때 이들과 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우리 중 누군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또 어떤 사람은 ‘내 이럴 줄 알았어’하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삶. 그리고 단 한 번의 삶(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테니까). 어떻게 살던지 간에 자신만이 평가할 수 있는 삶이기에 더욱 마음에 와 닿은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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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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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붐’이란 책을 보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점차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농촌에서, 그것도 각기 자신의 땅을 중심으로 살다가, 점차 상점을 중심으로 모이게 되고, 그 다음 도시로 모였다가 이제 다시 교외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엔 농촌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농촌이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쌀을 심고 가축을 키우는 농촌이 아니라 공기 좋고 물 맑은 해변 가나 공해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근교지를 말한다.

하지만 요즘엔 근교지를 넘어 아예 농촌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조금씩 늘고 있다. 세상이 어수선하여 덜 복잡한 세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나선 사람도 있고, 도시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농촌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으며, 나이 50이 넘어 조금 한가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농촌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다. 어쨌든 예전처럼 도시로 나와야 성공하고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게다가 도시와 농촌간의 구분도 조금씩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은 무엇을 얻고자 할까? 아마도 그들이 도시를 버린 이유가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번잡스러운 생활, 초를 다투며 살아가야 하는 바쁜 삶, 매연으로 가득 찬 공기, 비싼 물가, 방부제로 범벅이 된 음식 등 자연과는 거리가 먼 삶이자 자신만의 여유를 느낄 수 없는 도시인의 삶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바라는 것은 좀 더 한가로운 삶, 남의 눈치 안 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삶, 자연과 함께 하는 삶, 그리고 머리보다는 몸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상쾌함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농촌생활에 적응시키려면 무엇보다 도시생활과 연관된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도시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왔기에 이미 몸에 배인 것을 농촌으로 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 뜨고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알던 사람이 농촌에 갔다는 이유 때문에 세상 소식을 듣지 못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평소 맛있게 먹던 햄버거 하나 먹지 못한다면 그의 입맛은 얼마나 서운할까? 조금만 나가도 널려있던 음식점, 책방, 문구점 같은 것을 구경할 수 없는 곳이라면 그는 얼마나 허탈할까? 사람은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것과 할 수 없어 못하는 것에는 큰 차이를 느끼기에 농촌이라고 해서 도시인이 느끼던 문화생활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건 자연을 찾아 떠난 승리자가 아닌 귀향자가 진배없게 돤다.

이 책을 보면 말짱하게 살아가던 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촌동네로 이사를 갔다.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연 그대로 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컴퓨터와 휴대폰 등 도시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서의 농촌생활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귀향 가듯이 자신이 살았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이 편하게 사용했던 도시의 문화를 그대로 가져갔다. 다만 도시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화석연로를 사용하는 전기보다는 태양광은, 방부제가 든 조리음식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남이 키우고 만든 것을 슈퍼에서 사 먹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키우고 길러 먹는다는 것뿐이다.

사람들은 저자가 ‘단지 몇 가지를 바꿨을 뿐’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척 의아해한다, 즉 도시인이 농촌사람이 되어 살아가는데 그게 왜 ‘단지’ 조금 바뀐 것뿐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도시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채 ‘단지’ 자신의 모습 중 일부를 바꾼 것뿐이며, 그것도 예전보다 못한 삶이 아닌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도 더 나은 삶으로 바꾼 것이다. 도시생활이 농촌생활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시골에 내려가 살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모든 내용이 재미있다. 도시를 떠난 삶이 어렵기보다는 위트 있고 하루하루가 도전하는 삶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생활이야 책에 나온 대로 재미만 있겠는가. 아마도 말없이 울은 적도 있을 것이고, 다 때려 치고 도시로 다시 갈까 생각도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자 자신이 그 삶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삶이라면 어디서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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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내 인생!>을 리뷰해주세요.
힘내라, 내 인생! - 당신의 일상을 기적처럼 변화시킬 13가지 삶의 아이디어
퍼트리셔 라이언 매드슨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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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찌 보면 그저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처럼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어떤 때는 하나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하는데 뜻대로 이뤄지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는 물론이고, 주위사람도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왜 그럴까? 모든지 열심히 하면,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열심히 살았다고 하지만 일이 안 되는 방향으로 살아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직장 다닐 때 상관이 한 말. ‘열심히 하지 말고 잘 해!’ 바로 그런 의미다.

이 책을 보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내 모습에서 방향성 없이 열심히만 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언뜻 보면 조금 삐딱한 것 같지만 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말들이 많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책 내용 중에서 내 마음에 와 닿은 것만 몇 가지 생각해보겠다.

책 내용 중에 ‘짐 꾸리는데 열중하지 말고 그냥 떠나라’는 내용이 있다.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시작하라는 말이다. 우리들은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준비할 게 많다. 예를 들어 운동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냥 하면 될 것을 운동장은 어디서, 신발은 뭐를 신고, 운동복은 어떤 것을 입어야 할지, 운동하다 목마르면 어떻게 하나, 아침시간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시계가 필요하고 등등 운동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가지 돌발 사태를 생각하며 필요한 것부터 챙기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며칠 지나가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져 운동한다는 생각은 저 멀리 도망가 버리고 만다. 그냥 하면 될 것을 뭐 그리 준비할게 많은지.....내 친구 중에서도 볼링을 하겠다고 볼링공, 장갑, 가방, 신발 등을 다 구입해놓고 볼링은 하지도 못한 친구도 있다. 하겠다고 마음먹을 때 그냥 볼링장에 가서 했으면 될 것을 말이다.

“하기 싫은 일을 회피하려고 엉뚱한 일에 몰두하지 마라”는 내용도 무척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그 일을 피하기 위해 핑계를 찾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누구와 곤란한 미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갑자기 별 것도 아닌 일이 중요한 일처럼 와 닿고, 그 일을 핑계로 삼아 그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일부러 만든다. 내일 만나지 뭐 하다가 못 만나는 수도 생긴다. 게다가 누군가 보고 싶으면 가보면 될 것을 그 생각을 잊기 위해 딴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런다고 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까? 내일 시험을 봐야 하는데 시험공부하기 싫다고 쓸데없는 일을 붙잡고 있어봐야 시험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럴 바에는 아예 당당하게 부딪치는 게 낫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말이다.

또 “오늘 못하는 일은 내일도 못한다.”는 말도 나름대로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말이다. 우리는 살다보면 괜히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있다. 오늘 해야지 생각했다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그 날은 다시 오늘이 되고, 또 다시 내일로 미룬다. 이런 식으로 며칠을 가다보면 결국 그 일은 하나도 못한 게 된다. 내일이 내일을 부르고, 내일이 되면 또 다시 내일을 기약하며 일을 미루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삶을 살아가는 간단한 법칙 몇 가지를 찾게 된다. 우선 내 자신을 속이지 말고 현실 그대로 인정하라는 말이 생각난다. 하기 싫은 것은 하기 싫은 것이라고 인정하고, 내가 그 일을 다른 일 때문에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기 싫어 안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그렇지 않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보면 결과는 결과대로 없고, 내 자신도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괴롭게 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간다. 재미있지 않은가?

또 하나는 문제가 닥치면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이 아니라면, 가만히 놔두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면, 직접 일어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풀릴 기미가 없는 것이라면 조금 답답하고 괴롭더라도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해 풀어버리는 게 낫다. 마치 오줌 마려운데 화장실 가기 싫다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버틴다 해도 어차피 화장실을 가야만 해결될 일이라면 빨리 갔다 오는 게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순간의 괴로움과 피곤함 때문에 피일 미루다 문제만 커져 결국엔 간단히 풀 수 있을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만다. 답답한 인생이다.

이 책은 내용이 무척 직설적이다. 말을 돌리거나 위로하는 것 없이 삶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필요한 행동을 즉각 실행하라고 말한다. 어찌 보면 정 없어 보이지만 그게 인생 아니겠는가.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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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혁명 -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성취를 가능케 하는
문용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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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 때 IQ점수를 받은 기억이 난다. 문제가 많은 시험지에 답을 써 내야 했던 조사. 그 후 선생님이 불러 가보니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머리가 무척 좋다고 했다. 같이 갔던 어머니에게도 신이 나서 이야기를 했고. 그래 나는 머리가 좋았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성적이 안 좋으면 선생님은 나를 불러 머리 좋은 놈이 왜 공부안하냐고 한 마디 했고, 어쩌다 성적이 잘 나오면 당연한 듯이 쳐다봤다. 당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은 IQ라는 요상한 점수를 통해 우열반을 나눴고, 그 점수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가지 따라다니며 성공의 핵심척도처럼 활용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과거를 돌아보면 IQ높은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머리 좋다고 하는 놈들은 머리 나쁘다(IQ가 낮다고 평가받은 학생)고 평가받은 아이보다 암기력은 좋은 것 같았고, 선생님이 하는 말을 좀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쨌든 머리 좋고 나쁨의 기준은 암기력과 이해력(문장과 지시사항의 이해)인 것 같았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하지만 요즘 세상은 성공이란 개념이 다양화되면서 머리 좋고 나쁨의 기준이 애매해졌다. 학교성적이 인생성적이 아니고, 암기력이 곧 성공의 기준은 아니니까 말이다. 사람 이름을 못 외워도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고 있으면 성공한 사람이고, 아무리 수학문제를 잘 풀어도 특별히 쓸데가 없으면 말짱 헛일이다. 계산기가 있고, 컴퓨터가 있고, 하다못해 휴대폰이나 MP3에 막강한 저장 공간이 있는데 암기 좀 못하면 어떠랴. 도리어 공부할 시간에 열심히 운동장에서 뜀박질하며 땀 흘린 운동선수들이 연봉 100억 어쩌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 확실히 성공여부와 IQ와는 별 상관없는 것 같다. 물론 이들도 이해력도 좋으면 더욱 좋겠지만.

다중지능. 몇 년 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래서 책을 몇 권 봤지만 역시 예전 IQ와는 사람을 이해하는 시각이 조금 다르다. 다중지능에서는 인간의 능력, 즉 뇌와 관련된 능력을 IQ 라는 지적 분석능력 외에 여러 가지 다양한 능력으로 평가한다. 즉 말솜씨와 글 솜씨로 세상을 이해하고 만드는 능력인 언어지능, 기호와 규칙을 찾고 만들어내는 능력인 논리수학지능, 음과 박자를 쉽게 느끼고 창조하는 능력인 음악지능, 형태와 방향을 구상하고 창조하는 공간지능, 몸으로 표현하고 창조하는 신체운동지능, 원만한 대인관계를 결정짓는 인간친화기능, 자신의 심리와 정서를 파악하고 표출하는 자기성찰지능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지능과는 차별화된 기호와 상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으로 인간의 뇌와 직결된 것들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인간능력 중에서 재능이 아닌 지능으로 구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 두뇌에 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어야 한다. 기능과 관련되는 두뇌부위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 부위 이외의 곳이 손상되도 그 기능은 지속될 테니까 말이다. 예를 들어 언어지능은 좌측두엽과 전두엽, 논리수학지능은 두정엽의 좌측, 우반구, 공간지능은 우반구의 후반구, 신체운동지능은 소뇌, 기저핵, 운동피질, 음악지능은 우측두엽, 인간친화지능은 전두엽, 측두엽, 변연계, 자기성찰지능은 전두엽, 두정엽, 변연계이다.
둘째, 지능에는 최저와 최고의 수준 차이가 있어야 한다. 기존 잠재력을 키울수록 지능수준이 올라가고 떨어지는 것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지능은 그것이 발휘되기 위한 나름의 체계가 있어야 한다. 넷째, 지능은 실험연구나 심라학적 연구로 검증되어야 한다. 다섯 째, 지능은 독립적인 형태로 관찰 가능해야 한다. 특히 이 내용이 중요한 것 같은데 예를 들면 영화 레인맨에서 주인공 레이먼드가 자폐증상을 보이지만 숫자계산에는 천재적인 능력을 보여준 것 같은 내용이다. 여섯 째, 누구나 겪는 발달과정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이고 보편적으로 나타나서 전문가가 되기까지, 두드러진 능력이 보이는 독특한 발달과정을 통해 독립적인 지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일곱째, 지능은 진화적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순간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래 전 인간의 조상 때부터 발달되어 온 흔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덟째, 지능은 관련된 상징체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즉 수학, 지도, 건축, 언어, 음악, 춤, 축구 등에서 사용되는 표식들로 숫자나 몸짓, 그림, 단어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중지능. 이 책에 담겨진 내용 평가를 떠나 인간의 능력이 오로지 정보를 분석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선언과 같은 면에서는 무척 놀라운 인간분석 도구다. 얼마 전에 나온 감성지능(EQ)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시각이다. 하지만 이 지능체계를 이해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눈에 들어난 지능이면 별도로 평가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그저 심적 위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언어지능이 높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작가나 아나운서로 키운다? 이것도 조금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저자 역시 하나의 지능을 다른 지능과 연계되어 그 힘을 발휘된다고 말하는데, 이런 복합적인 연계성 없이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진 아이를 하나의 직업군으로 키운다는 것이 마치 미래사회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인간을 하나의 로봇처럼 만들어내는 것 같다....게다가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이 20이 넘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아직 다중지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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