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건축가 - Talking Architec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정기용, 그 이름을 언제 처음 들었더라.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짓는단 얘기할 때나, 한창 전국에 기적의 도서관 지을 때였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다. 평소 어린이 책에 관심도 없지 않고 특히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된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었기에 그 건축 프로젝트 역시 흥미로웠지만 역시나 방송에서 나서는 떠들썩한 일은 별로여서 애써 모른 척 했다. 그러니 그 무렵에 건축가 이름 정도는 들었을 수도, 몰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사업이 다소 잠잠해지고 정기용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그가 어린이들만을 위한 도서관을 여러 채 지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가 직접 쓴 ‘기적의 도서관’을 샀을 때였다.

 

 그런 그가 죽었다. 지난해 꽃피던 봄 3월 11일이었다. 아깝다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그가 지은 도서관 때문이다. 책과 아이들을 아울러, 인문학과 인간을 함께 품을 수 있는 건축가라면 앞으로 할 일도, 말도 더 많으리라 생각했다. 그가 ‘기적의 도서관’에서 보여준 것은 단순한 건축물의 진행과정이 아닌, 그곳을 이용할 아이들과 부모,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릴 책에 대한 한 인간의 깊은 애정과 통찰이었기에. 건축가라는 엄연한 자신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아니 오히려 그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바깥의 요소들을 그토록 성실하게 살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줬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척이나 궁금했다. 물론 그 한편을 보기 위해 부산영화제까지 가진 못했지만 말이다. 교차상영도 아닌 서울에서 각각 한 곳의 상영관에서 19일 한번, 21일 한번 상영하는 기회만큼은 놓칠 수 없었다. 부랴부랴 도착한 아담한 상영관에는 역시나 관객들이 가득했다. 상영 상황을 보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건축가를 생각하는 이들이 이만큼은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던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으리라.

 

 100분 정도의 시간에 정기용이란 건축가의 말과 생각, 작품뿐 아니라 당연히 현재 한국의 건축현실을 아우르려다보니 영화의 전개는 다소 급한 인상을 줬다. 반면 그런 만큼 이 영화는 정기용의 한 순간 한 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았다. 마치 기꺼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잘 짜인 강연처럼 정기용 본인의 생각은 물론 그에 대해 들려주는 동료들 역시 자신만이 갖고 있는 정기용에 대한 인상을 유창하면서도 예리하게 짚어냈다. 김봉렬 한예종 교수는 그를 일컬어 “사용하는 인간을 위한 건축에 천착했다”면서도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힘이 필요하지만 다소 낭만성에 치우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승효상 역시 “표현하는 언어에 비해 실제 구현된 도면이 아쉬워 ‘형은 그냥 말만 하라’고 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그의 건축은 단순한 완결성을 추구하기보다 이용자가 책을 읽듯이 접근하는 건축”이라고 말했다. 결국 단순한 상찬을 넘어서 오직 정기용이라는 건축가만이 도달할 수 있는 지평을 보여준 셈이다.

 

 이 영화의 큰 축이 두 가지 있다면, 하나는 한국 공공건축의 ‘공공성’ 문제일 것이고, 나머지는 정기용이 죽음을 얼마 앞두고 열었던 그의 건축전 준비 과정이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자면 전자가 영화의 전반부를, 나날이 수척해지는 그가 마지막으로 정성을 기울인 전시회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개인적으로는 평소의 관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전반부에 좀 더 마음이 쏠렸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무주 산골의 면사무소에 노인용 목욕탕을 놓고 10여년 만에 그가 직접 이용하는 장면은 담담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온 성의를 기울여 이용자를 위한 건축을 하고 그 결과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긍지를 보여줬다. 욕탕에 몸을 담그는 그의 앞에 놓인 통유리의 빛으로 말이다.

 

 바로 이런 자부심이 있는 까닭에 그는 이 공공건축에 대한 사회의 몰상식에 누구보다도 강하게 반발한다. 운동장 둘레의 관중석 위로 등나무꽃이 기적처럼 흐드러진 운동장에 들이댄 우악스런 으리으리한 태양광 집열판에 분노하는 목소리는 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거친(?) 장면일 것이다. 그것을 단순히 자신의 작업에 대한 고집이나 애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는 그 건물을 설계할 때부터 그 땅에서 사는 이들에게 온전히 ‘바쳤다.’ 그는 자신의 건물을 함부로 다루어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건물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주인들을 안타까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아껴준다면 그들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공간, 오직 그곳에 사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의 우아함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공간을 너무도 무신경하게 망가뜨리는 공무원과 사람들이 그를 슬프게 했다. 그네들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실은 중요한 세부였고, 더없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분이며 명성이 얼마나 하찮은 장식인지 그는 알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 무신경한 건축 담당 공무원들은 심지어 자신들이 무엇을 모르는 지마저 알지 못해 건축가에게 묻지도 않는다며 거푸 한숨을 토했다. 이 장면은 정기용이 죽는 날까지 계속 그렇게 상처받았으리란 일종의 대유이기도 하다. 이는 그가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향한 건축에 집중한 이상 공무원과 대중 사이에서 피할 수 없는 상처이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허황된 세계적 랜드마크를 꿈꾼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다룬 짧지 않은 부분은 표현 방식이 무척 절제됐다. 정기용 주변의 프로젝트 응모자들의 육성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건축 장소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무시한 건축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집요하게 의문을 던졌다. 국제적 명성에 대한 집착, 평당 건축비 수천만원에 이르는 비용의 낭비를 다시금 비판하는 대신 과연 무엇을 위해 그래야만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정기용은 이렇게 말한다. “서울시장도, 서울시민도 아닌 건축가 한 명의 만족을 위한 건축이다. 이를 위해 그 큰 돈을 써야하는가”라고. 공공건축은 공공이 우러를 기념비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공공 대중이 저마다 자신의 시간을 담아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항상 자신의 작품으로 인간과 소통하려 했던 사람이기에 그 작품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용자인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정기용의 시선은 더욱 곡진하다. 단순한 자의식이 아닌, 자신의 작품이 떠나고 돌아오는 원점이기 때문이다. “일민미술관 건축전이 끝날 때까지는 살아있을 것”이라면서도 “항상 맑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직시하고 싶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위엄을 가지고 그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작품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그 건물과 함께 늙어가며 그들 자신만이 도달할 수 있는 위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정기용은 노인들을 위해 면사무소에 목욕탕을 설계했듯, 지방의 아이들을 위해 그들이 책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을 구상했다. 아이도 어른도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두 건물 모두 그들의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홀수, 짝수 날에 번갈아가며 목욕탕을 찾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하루하루 개운함을 느끼며 남은 삶의 거추장스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자신들에게만 허락된 독서의 공간에서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으스대지 않고 드러내는 법을 배운다. 새해에 내려간 정읍 본가 근처의 기적의 도서관에서, 폐관일 알림을 보고 서운한 표정으로 돌아서던 소녀의 뒷모습을 봤다. 나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공간보다 더 소중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견습부부 최인호 연작 소설 가족 2
최인호 지음 / 샘터사 / 1984년 5월
평점 :
절판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만 같은 '가족' 시리즈의 둘째 권인 이 책은 제목 때문에 난감했던 일도 많이 있었지만, 지난 날의 추억을 돌아보는 감흥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동안 가족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질 수도 있었다. 그 환상 속에서 두 사람의 출발로 하여 잉태된 작가 부부의 딸은 어느덧 사회의 일부로써, 그 최초의 무대인 학교에 들어섰다.  

 워낙 여린 딸인지라 걱정도 많았지만 머지 않아 잘 적응하는 모습에 안심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돌아보면 엊그제인듯한 내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마음을 얕으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워낙에 미덥잖은 아이인 탓에, 6년의 초등학교 생활 동안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학교에 무던히도 자주 오셨다. 그런 열성으로 작가 역시 딸의 운동회를 찾았다. 작가는 이 운동회에서 정작 운동회에 참가하는 딸보다도 이 잔치에 더욱 몰입해서 잊고 있던 자신의 지난날을 더듬으며 울고 또 웃었다. 언젠가는 작가의 어린 딸에게도 그와 같은 날이 찾아올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과거도 되고 미래되는 타임머신 같은 관계 역시 가족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렇듯 서로를 바라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여유'였다. 나에게 역시 가장 절실한 것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빨리빨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자인하는 작가는 이 여유를 돌아가신 장리욱 박사님에게서 배웠다. 심지어, '살기 위해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끔씩은 마지 못해 먹을 때도 있었던 식사 시간은 박사님께는 살아있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런 박사님의 일생은 여유 있는 순간순간의 연속이었다. 여기서의 여유가 단순히 넉넉한 시간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야만 나날이 스치는 순간이 추억으로 남을 테니 말이다. 

 나는 그러한 추억 중에서도 여행을 제일로 여긴다. 특히 가족 사이의 추억으로는 서로의 협력과 애정이 필요한 여행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지 않을까.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서 가족은 처음 만나던 때로 돌아가기도 한다. 나는 이 순간의 여유로움을 즐기게 해주는 내 가족을 사랑한다. 작가 역시 그 때문에 주말마다 산천을 주유했으리라. 나도 떠나고 싶다. 우리 가족, 모두의 마음을 채워 줄 여유를 찾아서......(1997. 12. 4.~9, 1997. 12. 9 기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혼일기 최인호 연작 소설 가족 1
최인호 지음 / 샘터사 / 1984년 5월
평점 :
절판


 가족. 언제나 서로의 곁에 머무는 것으로써 그 존재의 이유를 삼는, 없으면 허전하고 급기야는 슬퍼지기도 하는, 야릇한 관계의 집합이다. 바로 그 가족이 제목이자 주인공인 이 책은 다름아닌 지은이 자신의 가족 이야기라는 구성이 꽤나 독특하여 읽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한 세대 남짓 앞선, 어느덧 쉰줄에 접어든 작가의 가족사는 지금의 여느 가족들과는 다른 정감이 묻어 나와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따.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가의 신혼 시절인 70년대부터 잡지 '샘터'에 연재된 소설의 모음이기에 이런 현장감(?)을 살리는 데는 제격인 것이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안경을 쓴 경우가 많다. 아마도 70년대, 그 시절에는 지금만큼 많지는 않았으리라. 그런 탓인지 남들이 보기에는 단지 귀여울 수만도 있는 이 모습이 정작 그 부모들에게는 무척이나 안쓰럽고 죄스러웠나보다. 유독 자신의 아이에게만 덧씌워진 싸늘한 유리알이 부모의 마음에는 자신들의 무책임을 노려보는 것처럼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그것 역시도 부모이고,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어싿. 하지만 이왕 쓴 안경이라면 언제까지나 안타까워하기보다는 그 새로운 눈으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보아 주기 비는 것 또한 가족 사이의 사랑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렇듯 때로는 숨기고 싶은 세세한 가족사까지도 속시원하게 풀어놓는 작가의 배짱은 가히 수준급(?)이었다, 이 글들은 어느덧 자신들의 지난 날을 비추고 계실 지은이 연배이신 우리 부모님들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녕 그들을 사랑한다면 그 지난 날을 느낄 수 있어야 하기에 너무도 소중한 글들이었다. 그 옛날의 문학상 수상 기념 시계. '수상 기념'의 신성 불가침 영역을 무너뜨리고 그 영원한 동반자를 데려간 것은 그 시절을 살아갔던 오늘날의 수많은 부모님들의 젊음을 지배했던, 그리고 오늘의 이 풍요로움을 이루어 낸 '돈'이었다. 이 사실이 무엇보다도 나를 서글프게 했다. 이런 끊임없는 희생이 지금 내가 서있는 현실의 바탕이라는 사실은 나를 슬프게 했다. 이제 작가 부부에게는 아이들이 자란다. 가족의 일원으로써 자라날 그들에게 부모는, 가족은 어떤 존재일까? (1997. 11. 29~12. 3, 1997 12. 4 기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생애 최고의 음반을 소개해주세요(이벤트)

 장마는 분명히 마른 장마인데, 비가 적은 올해도 여전히 여름은 끈적끈적하다. 이럴 때는 같은 클래식을 듣더라도 가볍고 산뜻한 곡들을 주로 듣게 된다. 그동안의 여름, 그리고 올해 여름에 주로 듣고 있는 음반들을 골라봤다. 성악음반이 5개나 되는데, 실은 가사 모르고 내용 몰라도 듣기에 별로 불편하지 않는 곡들이다. 라이센스 음반으로 나온 경우에는 가사에 대한 설명도 있으니 더 좋고. 올해는 어쩌다보니 생각지도 않게 이탈리아에 다녀오게 되서, 2년 전에 다녀왔던 유럽 여행일정도 생각하며, 장난 삼아 음반 순서를 유럽 여행 루트 비슷하게 꾸며봤다. 더운 여름, 클래식도 나름대로 쓸만하답니다.^^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롤란도 빌라존 - 히타노 (사르수엘라 아리아집) 한정반!
Various Artists 작곡, 플라시도 도밍고 (Placido Domingo) 지휘, / 워너뮤직(팔로폰) / 2007년 2월
16,000원 → 13,400원(16%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08년 07월 11일에 저장
절판
첫 여행지는 유럽의 서쪽끝 스페인. 스페인의 고유한 오페라(우리로 말하면 마당놀이?)라고 할 수 있는 사르수엘라의 아리아들을 부른 빌라존의 음반이다. 요즘 컨디션이 다소 난조라지만, 여전히 그는 쓰리테너 이후에 가장 주목받는 테너이다. 스페인과 인연이 깊은 멕시코 출신답게 스페인의 서민적 정서가 가득한 사르수엘라에 감정을 충실히 담아 부르고 있다. 사실 멜로디는 다소 촌스럽고 상투적이지만, 시원스런 목소리와 진정성이 나도 모르게 그에게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지휘는 쓰리테너 중 한 명인 도밍고. 라이센스 음반.
[수입] Songs Of The Auvergne arr. Canteloube / Victoria De Los Angeles- Great Recordings Of The Century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Victoria De Los Angeles) 외 연주 / 이엠아이(EMI) / 2003년 11월
16,000원 → 9,100원(43%할인) / 마일리지 100원(1% 적립)
2008년 07월 11일에 저장
절판
다음은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피레네 산맥이다. 이 지방의 민요를 캉틀루브가 편곡한 오베르뉴의 노래는 여기저기서 여름의 추천음반을 이야기할 때 클래식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이다. 나 역시 그런 추천 덕분에 구입하게 됐는데, 성악가는 스페인의 명 소프라노로, 이름이 길지만 뜻은 아릅답다. 승리하는 천사. 이 음반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연상시킨다. 아리땁고 순수하면서도 새침한.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스테파네트가 되거나, 그녀에게 마음 설레는 목동이 될지도.
Rolando Villazon - Opera Recital
Rolando Villazon (롤란도 빌라존) 노래, Michel Plasson 지휘, / 워너뮤직(팔로폰) / 2006년 3월
16,000원 → 13,400원(16%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08년 07월 11일에 저장
품절
생뚱맞지만, 이 음반으로 프랑스는 패스;; 스페인에서 수고해준 롤란도 비야손씨가 다시 한번 수고를. 이 음반은 다양한 오페라에서 발췌한 아리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사실 대부분은 이탈리아 작품이고, 프랑스와 관련있는 곡은 오펜바흐의 2곡, 비제의 2곡이다. 하지만 첫 곡인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에 나오는 클라인자크 이야기부터 비야손의 목소리는 개성있고 자신만만하다. 반면 비제의 진주조개잡이에 나오는 아리아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조가 절실하다. 그는 연기하듯이 노래한다. 라이센스 음반.
[수입]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23번, 피아노 소나타
DG / 2004년 3월
27,500원 → 22,300원(19%할인) / 마일리지 230원(1% 적립)
2008년 07월 11일에 저장
절판
프랑스를 날림으로 돌아본 다음 목적지는 모차르트의 오스트리아. 그의 피협 23번은 그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가장 자주 듣는 곡인데, 특히 여름에 그렇다. 베토벤의 피협 5번 황제처럼 웅장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관현악의 선율은 산뜻한 리듬감으로 충만하고, 피아노는 숲 속 시냇가에서 물수제비를 뜨듯이 맑게 튀어오른다. 그중에서도 호로비츠와 줄리니의 음반은 피아노와 현악의 유려함이 반짝반짝 빛난다. 커플링된 호로비츠의 모차르트 소나타도 절창.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07-12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젯밤 피아노 방에서 잤는데 잘 못자서 피곤하다.
*점심은 카레라이스.
*오후에 할머니 방에서 두어시간 잤다.
*작은 오빠가 두달전쯤에 에스*** 라켓으로 직장을 옮겼다고 한다.
 전에 다시던 곳은 봉급이 낮아서 옮겼다고.
*오후에 KYH에한테 전화가 왔다. 응암동에 전화했더니 엄마가 아프시다고 하더라고. 신년 연하장도 못 보내서 면목이 없다나.
 이제 올해는 좀 여유가 있지 않느냐고. 구정때 전주에 온다며 그때나 보자고 한다.
 응암동에 전화해서 은수한테 이모는 왜 시집 안가느냐고 묻더란다.
 방송국에 놀러오라고 해서 이모한테 혼난다고 했단다.
*오후 늦게 시장 다녀오다.
*언니는 EJ씨와 저녁 약속하고 나가다.
*밤에 S에게 전화했다. 계속 일이라고.
 내일 올거냐며 안오면 부산간다고. 김영수씨가 가자고 하더라고.
 요즘 미칠지경 이란다. 숨이 좀 트이는 것 같단다. 내가 온다니.
 설레여서 오늘은 잠 못잘것 같다고. 난 이제 괜찮다고 했더니 전에는 어쨌느냐고 한다. 편지는 아직 못 받았다고.
 내일 터미널로 나갈거라고. 좋은 모양이다.
 난 내가 점점 추악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 같다. 생각 하는것도, 상상하는것도
 천박해지기만 한다. 그래서 얼굴이 좋지 않은걸까. 이렇게 계속 된다면
 맑은 얼굴이 되기는 힘들겠다. 오욕에 찌든 탁한 얼굴이 될것같다.
 생각 하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내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다.
 이러다가 삼류 싸구려 여자가 될것이다.

*빵 3.500  야채, 오징어 4.000


댓글(1)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
    from LAYLA 의 서재 2012-06-18 22:31 
    로렌초의 시종님 페이퍼에서 본 이 글이 떠나질 않고 자꾸 생각난다."난 내가 점점 추악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 같다. 생각 하는것도, 상상하는것도 천박해지기만 한다. 그래서 얼굴이 좋지 않은걸까. 이렇게 계속 된다면 맑은 얼굴이 되기는 힘들겠다. 오욕에 찌든 탁한 얼굴이 될것같다. 생각 하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내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다. 이러다가 삼류 싸구려 여자가 될것이다."이러다가 삼류 싸구려 여자가 될것이다.이러다가 삼류 싸구려 여자가 될것이다.
 
 
2008-01-15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