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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료마 1 - 쿠로후네(黑船)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사카모토 료마를 알게 된 것은 시바료타로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용마가 간다'라는 만화를 통해서였다. 만화이기는 했지만 27권에 달하는 분량과 사실적인 묘사 등이 뛰어나서 료마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하였다. 최근에 매스컴을 타며 '대망의 작가가 그린 료마'라는 사실에 나는 별 생각없이 이 책을 구매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척 실망이었다. 내가 일대기를 기대해서였는지, 아니면 만화를 통해 형성된 료마의 이미지에 너무 집착하고 있어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은 청년기의 료마의 모습을 주변 인물과의 관계와 내적인 의식의 변화 등에 초첨을 맞추어 그려내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일본의 성공적 근대화의 아버지로까지 불리워지는 료마를 그린다면 역사적인 사건들-안세이 대옥, 샷초동맹, 타이세이 봉환 등-과 료마의 관계나 그 때의 료마의 심경 등을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본다. 일본근대사에 대한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소설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으로 지녔던 기대는 남은 분량이 적어질 수록 실망과 허탈로 바뀌었다.
다른 독자가 말했듯이 3권 마지막부분의 일문학 교수의 료마열풍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오히려 새롭고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