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니? 하하! 호호! 입체북
키스 포크너 지음, 박현영 옮김 / 미세기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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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개월 넘어 6개월째 접어드는 딸이 좋아하는 책이다. 화려하고 선명한 색의 그림에 비교적 사실적이면서도 귀여운 그림, 게다가 책장을 펼치면 입체적인 그림이 펼쳐지는 팝업북이어서 아기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왼쪽 편에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이 있고 오른쪽에는 작고 보잘것없는 아기동물(또는 곤충)들이 "나는 ***야. 하지만 나는 어른이 되면..." 하고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면서 안쪽의 책장을 넘기면 어른이 된 동물들이 입체적으로 나타난다.

별점 다섯 개를 줄까 하다가 하나를 뺀 이유는... 아기 병아리의 발과 발톱이 너무 무섭게 생겨서이다. 남편 말에 의하면 "얼굴은 병아리인데 발과 발톱은 독수리"인 형국이다. 그림들이 다들 귀엽고 예쁜데 왜 병아리만 그렇게 그려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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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 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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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개월에 접어든 딸에게 처음 사 준 책이다. 생후 두 달 무렵에 사주었으니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이 책과 <달님 안녕>을 함께 사주었는데, 딸은 이 책을 더 좋아한다. 밝고 화사한 색이 맘에 드는 눈치다. <달님 안녕>에 비해 등장인물이 더 많은 것도 이유인 듯 하다. 뭐, 직접 물어본 건 아니니 확인할 순 없지만... 어쨌든 토끼와 돼지가 사과를 먹는 장면에서 "꺄아~악" 하며 기쁨의 환호를 지른 뒤 동물들의 수가 많아질수록 가쁜 호흡을 가누지 못하고 발을 구르고 손을 휘젓는 걸 보면 이 책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비슷한 개월수의 아기가 있는 친구 집에 놀러갔더니 역시나 이 책이 있다. 올해 일곱 살이 되는 조카 녀석도 아직 이 책이 좋아 가끔 본단다. 이제 <사과가 쿵!>은 국민 동화책이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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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 사계절 1318 문고 38
박상률 지음 / 사계절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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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교는 스무 살, 아니 만 열 아홉살 된 청년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렵던 살림이 아버지의 사망과 함께 더 어려워져 고등학교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 다니는 야간 고등학교를 나왔다. 공부에 흥미가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신념만은 투철해 야간 대학에 다니고 있는 건실한 청년이다. 사회 문제에 큰 관심도 없고, 관심이 있다 해도 팍팍한 살림살이 때문에 관심을 실천할 여력도 없는 형편이다.

그런 영교가 출근길에 총에 맞아 죽었다. 1980년 5월, 광주의 금남로 입구에서 복부 관통상을 입은 채였다. 영교의 어머니 월산댁은 오열 속에 아들의 장례식을 치렀지만, 그 후 넋이 나가 아들의 죽음을 잊어버렸다. 아들이 다니던 직장으로, 학교로 아들을 만나러 찾아다니는 월산댁의 찢어지는 마음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구구절절 전해진다.

그러나... 영교를 '너'라고 부르는 작가의 이야기는 책 읽는 재미를 느낄 틈도 없이 시시때때로, 느닷없이 튀어나와 감동을 방해한다. 편지도 아니고, 독백도 아니고, 영교에 대한 추도사도 아닌 듯한 이 뜬금없는 이야기를 굳이 넣은 작가의 의도가 읽는 내내 의심스러웠다. 영교가 실은 광주 민주화 항쟁과 아무 관련없는 가난한 고학생이었다는 것을 매 장마다 강조하는 게 읽는 이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을까? 차라리 그 부분을 완전히 삭제하고 영교의 어머니가 주가 되는 나머지 이야기만으로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영교의 죽음과 그 죽음에 얽힌 우리 사회의 비극을 알리기에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얇고 읽기 쉽다고 해서 청소년 책이 될 수는 없다. 어른을 위한 책보다 오히려 더 정교하고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재미를 두루 갖춰야 감수성 풍부한 청소년을 독자로 이끌 수 있을 터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정교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물론 광주 이야기로 청소년에게 말을 걸고자 한 의도는 높이 살 만 하지만, 그 좋은 의도가 나머지 부분을 모두 감싸기엔 어설프고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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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블로그 푸른도서관 22
강미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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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책> 이후 두 번째로 읽는 강미의 청소년 소설이다. 문학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장편이었던 <길 위의 책>과는 달리 <겨울, 블로그>는 네 편의 단편 및 중편이 묶여있는 소설집이다. 앞의 두 단편 '겨울, 블로그'와 '사막의 눈 기둥'은 청소년들의 동성애 문제를 다루고 있고, 뒤의 단편 및 중편 '독이 빠지는 시간'과 '지귀의 불'은 청소년들의 이성교제 및 여학생의 교사에 대한 애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매우 단순한 이야기같지만, 이 소설은 그리 쉽게 설명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우선 담고있는 내용이 청소년 소설치곤 꽤 세고 진하다. '겨울, 블로그'에는 여학생들간의 신체적 접촉이 꽤 높은 수위로 묘사되고 있고, '지귀의 불'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교사를 오히려 수렁에 빠뜨리고, 다른 남학생과 첫경험을 하려하는 여학생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런 내용 때문에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혼돈과 절망을 겪으면서도 끝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당당한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의 모습이 그려지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까지 방황하고, 혼란스러워하고, 누군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왜 작가는 어쩌면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은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굳이 이야기로 들추어내는 걸까? 그 대답은 '작가의 말' 속에 있다. 작가는 '청소년에 대한 몇 가지 오해'라는 제목이 붙은 작가의 말을 통해 '과연 청소년은 순수하고 착한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청소년은 인간 이하도, 인간 이상도 아닌 인간 그 자체이다.'라는 대답을 하고 있다.

이 말은 청소년이 순수하고 착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지만  미움과 증오,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여고시절, 사내애같은 동급생에게 홀딱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고, 좋아하는 선생님의 아내가 갑자기 죽어 내가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가는 상상을 해본 적도 있는 듯 하다. 현직 교사인 작가는 이런 아이들의 속내를 끄집어내어 이야기의 얼개를 맞춰나간 것이겠지...

'청소년은 인간 그 자체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돈다.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인간은 누구나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사랑과 미움, 증오와 절망을 배우고 맘 속에서 그것들을 잃어버리기도 또는 버리기도 하며 사는 법이다. 일그러진 모습이라 하여 그 모습을 없는 듯 외면하며 살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으로서의 청소년들이 겪는 혼돈과 어두운 그늘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가의 소설은 우리에게 매우 고마운 존재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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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소년 미네르바의 올빼미 1
윤정모 지음, 김종도 그림 / 푸른나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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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라크전(흔히 걸프전이라 부르던..)이 발발했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처음 뉴스를 보았던 그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깜깜한 밤 하늘에 마치 별똥별처럼 미사일이 포물선을 그리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그 미사일을 맞고 지구 저 편의 누군가가 비참한 죽음을 맞을 거라는 예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전자오락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만 들 뿐이었다.

요즘 어린이들의 인식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어렸을 때부터 전쟁을 소재로 한 오락과 컴퓨터 게임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남의 나라 전쟁은 그야말로 강 건너 불구경일 터... 그런 아이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반전의식을 심어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작가가 이런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겪은 전쟁의 참상을 알려주고 싶어 쓴 소설이다. 아프가니스탄 폭격 장면을 보며 손뼉을 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전쟁을 게임판의 한 여백으로만 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쓰기 시작했단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년 필동이와 소녀 담선이. 필동이 아버지는 국군으로, 담선이 아버지는 인민군으로 참전 중이다. 필동이네는 어머니의 막둥이 출산 때문에 피난 시기를 놓쳤고, 북에 살던 담선이는 임신한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 남으로 내려왔지만 중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흘러흘러 필동이네 집까지 들어온 입장이다.

어쩌면 원수가 될 수도 있는 두 어린이가 마음을 열고 친 오누이처럼 다정해지는 과정은 맑고 따뜻하고 자연스럽다.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자 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와는 달리 책의 내용은 온화한 편이다. 그러나 읽다 보면 아이들이 겪은 마음의 상처가 아프게 전해진다. 보기엔 전자오락같고 컴퓨터 게임같지만, 그 안에 살고있는 사람들에겐 가족과 자신의 목숨이 걸린 사건임을 자극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그 전쟁을 컴퓨터 게임 바라보듯 하고 있다. 그렇게 여기는 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고 서로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한 책이다. 이제 7개월에 접어든 뱃속의 내 아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무렵이 될 때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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