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시작이 2가지였으나, 끝은 한가지였다.
아쉽지만 본이 계획이라는것이 항상 예정대로 되지많은 않는 것이 세상 흘러가는 이치인지라
입맛 한 번 다시고 남은 날들을 집에서 뒹굴거리며 휴가를 마무리 하고 있다.

여행이란 계획하는 즐거움이 반이라는데, 계획하는 즐거움보다는 압박이 더 컸고
본의아니게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여행이란 역시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는 의외성과 당혹감이라고 위안해본다.


여행지는 일본이었고, 더 정확히 말하면 북큐슈 지역이였다.
추석 연휴를 조금 어슷나게 떠난 여행인지라 한국어가 간혹 들리는 여행이었으나
전반적으로 한자를 더듬어가며 - 나와 동행은 일본어를 전혀 모른다 -
통하지도 않는 영어로 이야기하며 여행지를 돌아다녔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고생스러움도 여행이란 그런 것.. 이라는 말도 날려 보낼만큼
역시 여행은 놀라운 이해력과 힘을 발휘하게 되는 그런 것이었다.


정신없이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처럼 그렇게 떠난 여행이었다.
휴가기간 동안에 서울에는 있고 싶지 않았고, 그 목표를 위해 맹렬하게 여행지를 골랐다.
비록 절반의 성과였으나 난 서울에서 벗어나 있었고, 가족, 일, 회사 모두에게서 한발 떨어져서 
조금은 그들에 대한 생각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일상에서 탈출이라기 보다는 거리두기 정도랄까.
내게 이번 여름 휴가는 그런 것이었다.

뭐, 다시 일상과 찰싹 달라 붙어 있지만.
사는게 그런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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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기간입니다.

사실, 가을 휴가라고 해야할까요.

이 악물고 버텨서 온 휴가라 하루하루가 손이 떨릴만큼 소중해요.


여행을 갑니다.

앞에 사흘, 뒤에 삼일을 가는데 하나는 바다건너를 가고, 하나는 바다를 향해 달려가요.

너무 충동적으로 정해서 사실 지금부터 알아보고 있어요.

24시간이 조금 더 남았나..


아는게 아무것도 없이 그냥 가자!라는 마음으로 결정해서 걱정이 산더미지만.

서..설마 미아야 되겠어요..


30일 즈음에는 글을 쓸거 같아요.

전 2010, 여름휴가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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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줄도 꾸준히 톱 삼아 쓰면 나무를 베고, 물방울도 오래도록 떨어지면 돌을 뚫는 법!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른지기 힘써 노력해야 한다. 물이 모이면 절로 시내를 이루고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자연히 떨어지는 법! 도를 깨달으려는 사람은 모든 것을 천기(天機)에 내맡겨야 한다. <채근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갑자기 논어를 사서 읽다가 '이거 어렵네..'라고 중얼거린건. 모 출판사에서 나온 논어를 읽고 있는데 시리즈로 내놓는지 책 맨 마지막 장에 시리즈 광고를 해놓았다. 그 중에 한권이 <채근담> 이었다.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채근담을.


몇일전에 회사에서 본 시험은 정말 결과가 안 좋았다. 나는 아직도 어른이 아니라 감정이 잘 추스리지 못하는 관계로 이런 결과를 예상은 했으나 받아 들이기가 힘들었다. 굳이 평정을 가장하지도 않았다. 분명 회사에서 난 꼴불견 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이런 상태에서 <채근담>을 읽기 시작한거다. 사실 채근담은 '동양의 탈무드'라는 표현에 걸맞게 읽어보면 사실 별거 없다. 이런 말 나도 할 수 있다 정도의 말들이 빼곡히 들어있을 뿐이라고나 할까. 덕분에 읽는데 - 국역본이다 - 큰 어려움은 없다. 정말 술술 앉은 자리에서 훅 읽을 수 있는 채이다. 그런데 아마 내 마음에 갈피를 못 잡는 그런 상태였기 때문일거다. 이 책은 나에게 세상에 그리고 사람에 쉽게 흔들리지 말라 말하는데, 이 책을 읽는 나는 책을 읽으면서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는거다. 이 책은 이런 의도가 아닐텐데...

그러다 저 구절을 읽었다. 저 구절의 원문에 해당하는 부분에 수적석천(水適石穿), 떨어지는 물방을이 돌을 뚫는다라는 말이다. 사실 이 구절은 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면 이거 정도면 딱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말이다. 난 뭐든 느리다. 배우는 것도 느리고, 이해하는 것도 느리다. 그래서 항상 그 느림을 매꾸기 위해서 끈덕질만큼 채우기 위해서 버둥거리며 살고 있다. 그 버둥거림마저도 느린 나에게 저 말은 끊임없이 날 경각시키는 말이다. 그런데 저 말을 기대하지도 않은 이 책의 구석에서 우연히 조우한 것이다. 음, 정말 조우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책이 있고, 그런 구절이 있게 마련이다. 나를 위해 쓰여진 것 같고, 난 덤덤하게 읽으려고 하는데 그 덤덤함을 위해 읽고 있는 책이 사정없이 내 마음을 훑어내려가고 있는 그런 기분 말이다. 오늘도 내 회사에서 내 마음은 갈피를 잡기 못했고, 난 오늘도 그 안에서 조금이라고 나아지기 위해 버둥거리고 있다. 변한건 없다. 하지만 이런 말로 위안을 삼아본다. 지금 이 버둥거림이 언젠가는 돌을 뚫는 물방울이 될거라고.

적절한 때에 필요한 딱 적절한 만큼의 위안이자 채찍질이다.
지금 내게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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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9-16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회사 셤 결과가 안좋았나 보군요...그래두 파이팅~ 하시길~

채금담이나 노자 등 동양의 고전은 암생각 없이 읽으면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대학 1학년 때 도덕경과 대학 그리고 논어를 읽고 뭐야, 별거 없잖아~ 라고 했었는데..나이가 들면서 한귀절 한귀절의 깊이가 한이 없더군요~ 동양의 고전은 그래서 삶의 지혜라고 하나 봅니다..채근담도 역시 그렇죠~~^^

하루 2010-09-22 20:2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안 좋았어요. 음 다음에 더 노력하죠 뭐 :)

모든 책이 그렇지만 고전은 나이가 들어서 읽는게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실 고전은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지만, 나이가 드니까 좀 다르네요. :)
 

  

 

  

 

 

드디어, 책들이 책상을 넘쳐 침대 위까지 점령을 했다. 아침에 날 깨우던 동생은 이 풍경을 보고 깜짝 놀란 모양이다. '드디어 침대까지...' 이런 표정이다. 사실 침대 위만은 책을 쌓아두고 싶지 않은데, 주로 책을 읽는게 침대 위에서이니 어쩔 수 없이, 결국에는 이런 일이 발생해버렸다. 그렇다, 이런 일이 발생해 버린거다. 주말에는 - 기운이 있으면 - 방에 있는 책을 좀 정리해서 옮기던지 해야겠다. 이를 어쩌나 싶다.

지금 침대위에 널부러져 있는 책들이다.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읽고 있어서 별 무리는 없다. 주로 출되근 길에는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있고, 집에서 마음 먹고 앉아서  소설을 읽는다. 지금 읽는 책들이 소설이 꽤 만만하지가 앖다. 난감한 책들인데, 내용은 얽히지 않아서 얼추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인데, 다음과 같다.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 한창 니체는 상담 중. 사실 <장송>을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완전히 다르다. 전혀 다르다. <장송>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던게 어김없이 날아가고 있다.
<곤두박질> - 시골 마을에서 우연히 브뢰겔의 사라진 작품을 발견하고 그 그림을 빼돌리기(?)위한 한 미술사가의 힘겨운 사투인데, 읽는 내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로마인이야기12-위기로 치닫는 제국>- 로마는 현재 급격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씁쓸하다.
<Justgo-규슈> - 아직도 갈지 못갈지 모르겠지만 숙독중. 
<논어> - 홍익출판사 판으로 구입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기는 하다. 쉬엄쉬엄 한 구절 씩 읽어볼까해서 사들였다. <채근담>은 현재 배송중.


휴가 전까지 이 녀석들을 마무리 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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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9-1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곤두박질'이 땡기는데요^^

하루 2010-09-22 20:25   좋아요 0 | URL
정말 재미있어요!
 
커피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89
김성윤 지음 / 살림 / 200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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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는지는 잘 기억하지 않지만, 분명 커피를 꽤나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아버지가 가끔 드시던 커피를 차 숟가락으로 하나씩 얻어 마시던게 시작이었듯 하다. 분명 아버지는 단호히 막으셨으나, 간혹 한 숟가락씩 혹은 숟가락에 남은 한 모금을 얻어 마시는 재미는 솔솔한 것이었다. 어쩌면 달콤한 맛 때문일수도 있고 혹은 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 숟가락 얻어 마시던 즐거움은 다방 커피에 물을 붙고 커피를 녹이는 즐거움으로 발전했고, 어른이 되어 난 이제 향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커피 중독자가 되어 버렸다.  

<커피 이야기>는 짧은 문고본 안에 커피의 시작과 흐름을 담으려고 했고, 그 시도는 꽤 성공한 듯 보 인다. 너무 과다한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커피의 음용법이나 취향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호보다는, 커피의 문화사적인 측면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마시고 있는 이 커피의 시작은 어디인지, 언제부터 마셨는지, 소소한 이야기들이지만 커피 애호가하면 한번쯤은 가져보는 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는 그런 질문들 말이다. 커피에 대한 거창한 설명이나 실질적인 음용법(?)보다는 문화사적인 접근을 하는 이 책이 꽤 재미나고 마음에 들었다. 

커피에 관한 책을 읽는 가장 주된 이유가 커피의 음용법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 책은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가 어디에서 시작되서, 어떻게 왔는지, 지금 커피는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꽉꽉 눌러 담아 많은 것을 담았으나, 들어있지 않은 내용도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은 목적은 이루었으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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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9-16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커피이야기이다~~ 정말 유익한 커피이야기^^

하루 2010-09-22 20:25   좋아요 0 | URL
네네! 정말 유익한 커피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