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의 수도처럼 '계속 흐르게 내버려두기' 때문에 현대판 '마르키아 수도'와 달리 이 수돗물만은 소독약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도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염소 냄새가 나지 않는다. 로마의 우리 집에서도 10m만 가면 이런 수도꼭지가 있다. 일본에서 온 친구들은 소독하지 않은 수돗물은 위험하니까 마시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그 충고를 거의 귀담아듣지 않는다. 이 물로 차를 끓여 마시면서 나는 지금 아그리파의 물을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로마인이야기 10 - 모든 길을 로마로 통한다>

 
   

 

역사가에게도 이런 상상력과 감수성이 있을지 문득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시큰둥하게 읽다가도 이런 대목이 나오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맞아, 이 정도 감수성이 필요하지' 이런 마음이 된다랄까.

조금은 그녀에게 너그러워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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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길고 길었던 - 숨이 넘어갈 만큼 팔딱 거렸던 - 한 주의 마감을 하는 날이다.
예전에 비슷한 일을 했을 때는 멋도 모르고 해서 그런지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상태로 일을 해서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별 걱정도 없이 무덤덤하게 일을 했었던거 같다.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은 진정 틀리지 않았다.
그 일을 기점으로 근 일주일 정도는 안정화 단계까지 난 매일매일 식은땀을 흘렸고,
그 일이 끝나고 난 주말에 난 몸살로 주말 내내 앓았다.


그래서 이번 주가 평온하게 끝난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저번에 하던 일이 완전히 판을 엎는 일이었다면, 이번은 약간 보수 공사를 하는 정도였지만 -  
마치 저번 일은 로마가도를 건설하는 일이었다면, 이번에는 가도를 보수하는 일이랄까나 - 긴장은 더하더라.
아마도 이 일이 잘못되면 몰려올 파급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역시 일을 위력을 알고 있다는건 이래서 무서운거 같다.
그 일이 뭔지 뭣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게 때로는 죄악이지만 좋기도 한 듯 하다.

오늘까지 총 이틀 , 부분적 적용까지 하면 총 삼일 동안 추이를 지켜본 결과 일단은 나쁘지 않은듯 하다.
일전에 발생해서 식은 땀을 매일 한 바가지씩 흘리게했던 일도 발생하지 않는걸 보면 일단은 괜찮은듯.
물론 한 주 정도는 계속 모니터링을 해줘야 하지만 일단은... 이라고 마음을 놓아본다.


덕분에 오늘 퇴근 길에는 맥주 한 캔에 팥빙수 2개를 사들고 올라왔다.
집에서 세명이서 팥빙수 두개를 나눠먹고, 난 맥주를 마셨다.


냉동실에서 30분쯤 있어서 맛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얼얼하기까지 한 맥주는 참 맛있더라.
아사히 맥주가 아닌게 2%쯤 부족했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은 이걸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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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는데 '타입'이라는게 분명히 있는 듯 하다.
나같은 경우에는 일을 주로 동시에 확 벌여넣고 쭉쭉 처리해서 하나씩 일단락 지으면서
얼추 마무리가 되면 넑놓고 하루 이틀정도 있다가 다시 일을 쭉쭉 모아서 터뜨려 나가는 타입.

하지만 사람마다 일을 하는 '타입'이 좀 달라서 한번에 하나씩만 진행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더 좋다 안 좋다의 문제는 아니지만, 회사는 분명 '여러가지' 일을 '쭉쭉' 진행하는 타입을
능력적인 면이랄까나 아니면 효율적인 면이랄까나. 더 좋아하는건 분명한 것 같다.


******

오늘, 그 동안 잡고 있던 가장 큰 일이 7부 능선을 넘었다.

7부 능선을 넘는 순간 새로운 일이 또 다시 날 덥쳐오는게 보인다.
새로운 회의가 잡히고, 새로운 이슈가 생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일에서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건 다소 위험한 생각같지만 분명 의미와 가치는 있는 듯 하다.

그리고보면 적당히 - 사실은 꽤 인 것 같다 - 일복을 타고 난 듯 하다.
누구에게다 그렇지만 근처에는 일이 항상 넘실거리고 있는걸 보면, 일을 끊임없이 재생산 하는 타입이라고 해야할까나.

아무튼 7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퇴근길에 크게 한 숨을 한번 쉬었다.  


+ 그런데, 다시 여름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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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8-20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복을 타고 나는 사람이 있죠. 하루님이 딱 그런 스타일 같아욤^^ 완전 승진 빨리하는 그런...능력있는 직원 1순위! 부럽다는~~~

하루 2010-08-20 09:22   좋아요 0 | URL
아 일이 저를 덥쳐오는게 보여요. 흡사 쓰나미 같아요~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로마의 제정은 정말 속된 말로 '골때리는' 체제이다. 
황제라는 단어 자체가 이 시대의 단어라는 말이고, 이 시대에 황제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니
제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절대 어울리지 않는 그런 제체 이다. 일단 대체할만한 단어가 없으니 제정이라고
부르기는 하겠는데 절대 납득은 하지못하겠는 그런 제체 말이다.

지금은 네로까지 끝나고, 로마 역사의 마지막 1년이 될뻔했던 (타키투스 曰) 시기를 지나
베스파시아누스가 황제로 등극했다. 카이사르를 지나 옥타비아누스를 지나 여기까지 계속 읽으면서
내가 한 생각은 단 한가지이다. '도대체 이놈의 로마의 정치구조를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거냐....'

귀족정치라고 볼 수도 없고, 혈연에 기반한 왕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정치도 아니고.
원로원과 민회의 동의를 모두 얻은 제 일인자가 로마와 제국을 통치하는 이 시스템을 뭐라 불러야 하나.
그리고 어떻게 네로 이후 황제가 바꿜때마다, 아니 칼리굴라 이후의 황제 등극과정 이후로,
어떻게 원로원과 민회는 황제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등극을 시켰느냐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다. 더 기가막힌건, 이 책을 예전에 읽었을 떄는 왜 이런 궁금증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지 내 자신이 너무 황당하기 까지 하다. 

고대 로마의 정치 제체는 오늘날의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형태였던 것 같다.
이런 형태의 제체가 그토록 오래 유지되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기막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리고보니 왕정과 제정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문득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1인자가 황제라고 칭하면 제정이 되는건 아니지 않겠는가 라는 심정이 있을 뿐이니.


+ 시오노 나나미의 글쓰기는 간혹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항상 여백이 있을 때마다 '자신은 역사가가 아니니 이 정도 상상력은 괜찮지 않겠는가'라는 말이
가증스럽게 들리는 순간이 있는건 나뿐이란 말인가. 로마인'이야기'라는 말도 가끔은 아깝지 않나 싶기도 하고.

역시 시간의 힘은 위대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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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중에서 1/4 그러니까 25%정도는 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고 싶지 않다고 설문조사에서 대답했다고 한다.
정확히 질문의 내용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출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인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25%라니.
너무 낮은 수치가 아닌가라고 잠시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회사원이 25%밖에 되지 않다니.
절대 믿을 수 없다. 통계의 문제이거나, 설문지에서 물어본 설문의 강도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


어제 회사 야근은 정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의 연속이었다.

가끔 그런 날이 있게 마련인데, 꼬리에 불붙은 고양이마냥 한없이 바빠서 도대체 하루 종일 뭘 했나 싶은 그런 날 말이다.
고양이 손이라고 빌리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고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뭐 때문에 바빴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고, 기억나는거라고는 정말 소소한 일들 뿐이라는거.

어제는 야근이 끝나고 택시를 탔는데 온 몸이 쑤시면서 제대로 몸살이 오겠구나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
덕분에 어제는 집에 들어와서 간밤에 했던 일을 간단히 정리하고 - 다음에 또 그런 난리를 치고 싶지는 않았다 -
책도 한 줄 못 읽고 - 사실은 몇장 읽기는 했다. 네로 황제 이후가 궁금했다 - 자버렸다.

아침인 지금도 온 몸이 쿡쿡 쑤시는게 이번 주말까지는 몸이 이럴 것 같다.


*******


슬슬 출근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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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8-1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5프로라뇨. 즐찾 브리핑에서 제목 보고 그럴리가 없다고 말하려고 왔어요. 너무 낮은 수치잖아요, 정말. 25프로를 제외하고, 가 빠진거 아닐까요? 전 믿을 수 없어요, 이 설문조사는!!

하루 2010-08-12 21:34   좋아요 0 | URL
음 회사에서 누군가 뉴스를 읽어줘서 들었는데 검색해도 찾을 수가 없어요
역시 25%라는 수치는 절대 납득할수가 없죠?
아 정말 제외하고... 이게 빠진걸까요!!!!

무해한모리군 2010-08-1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너무 낮은 수치인듯..

하루 2010-08-12 21:34   좋아요 0 | URL
모두모두 납득할 수 없는 결과인가보군요!
아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었어요!

yamoo 2010-08-19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래요~~~회사 가기 싫어 죽겠어여~~ㅎ 근데, 정말 수치가 넘 낮은 걸요!

하루 2010-08-20 09:23   좋아요 0 | URL
기사를 검색해봐도 안 보이는걸 보면 제가 퍼센트를 잘못 들었나봐요.
그렇죠! 역시 저만 저 수치를 믿을 수 없는게 아니었어요! (아..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