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번 한 주 가을 방학이었다는건 진심이다. 회사에서는 뒤늦은 여름휴가라는 표현이 맞지만 난 이번 휴가를 가을 방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름 무더위를 피해 쉬어가는 의미로 여름휴가가 역시 필요하고 좋다. 하지만 여름을 꾸역꾸역 보내고 맞이하는 가을은 정말 각별하다. 내게는 여름 방학보다는 가을 방학이 필요하다. 가을 방학은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랄까나.


******


가을 방학 중 수요일까지 3일은 제주도를 다녀왔다. 일종의 효도관광이라고 해야하나. 작년 - 작년인지 모르겠다 - 즈음 한번 다녀와서 이번은 유명한 핫스팟은 모두 건너 뛰었다. 주상절리와 일출봉, 오설록이 가장 유명한 곳이었는데, 세상에 이렇게 중국 사람이 많다니. 감짝 놀랐다. 저 3곳은 한국 사람들보다 중국 사람들이 더 많은듯, 특히 상인들이 중국말을 허설프게나마 하시던데, 상인이 가장 변화에 빠른 사람들이라는걸 생각해보면 정말 제주도에 중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듯.

그래서 난 내년에는 제주도 말고 다른 곳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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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으로 친구와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열심히 일본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

나오시마를 가고 싶지만 친구는 건축은 별 관심이 없어서 홋카이도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다.  
친구는 도쿄를 다녔고, 난 오사카와 큐슈를 다녀왔다.
오키나와는 비싸고, 나고야나 나오시마는 친구의 관심이 없을듯하니 역시 홋카이도구나.


******

 

가을방학동안 본 영화인데 
솔직히 영화는 별로이고 (그냥 마냥 에쁘고 투명한 사랑이야기?)
OSt는 최근에 들은 영화음악 중에 최고. 
 

+리뷰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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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골 카페에 사람이 많아진다는건 참 슬픈 일입니다.
사람이 조금 많아서 박작거리는 카페는 정말 슬프다고나 할까.
가게가 잘되는건 나쁜건 아니지만 자주 다니는 저의 입장에서는 조금 슬퍼요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이 하나씩 줄어드는 기분이랄까요.

#2

명절에는 하루를 감기에 비실비실거리고
다른 하루는 명절음식을 하고,
다른 하루는 근처 친적집에 다녀오고
그리고보니 벌써 오늘, 연휴는 하루밖에 - OTL - 남지 않았고
명절내내 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았고.  쓰고 있는데 정말 슬프다.

#3
명절에 음식은 어머니와 저 동생이 둘러 앉아 - 둘러 앉아는 지나치게 정겨운 말이고
주방에 이리저리 모여 앉아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 전을 부쳤더라.
어머니가 준비를 샤샤삭 하시고, 난 옆에서 밀가루에 아이들을 굴리고 - 밀가루가 얼마나
전에게서 중요한 아이인지 안해본 사람은 모를거다 - 어머니는 달걀물에 아이들을 적셔서
커다란 펜에 올리고, 동생은 숫가락 두개를 들고 전을 쓱쓱 뒤짚고, 다 익은 놈들은 잘 올려서
키친타올에 올려서 식히고 , 식은 아이들을 또 잘 포개놓고.
처음에는 호박전, 다음에는 동태전, 다음에는 산적 (산적은 고기로 하는 꼬치?랄까)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동생이 제법 잘 굽더라.
산적 끝물 즈음에 어머니가 동생에게 다 했으니 들어가도 될거 같다고 하시길래 한마디.

"지금 들어가면 너 지금까지 구운거 몽땅 도루묵이다.
아예 시작 안한거 보다 못한거랄까나. (" )( ")" 

동생이 묵묵히 전을 마저다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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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1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 쫌 부칩니다^^; 저는 산적을 먼저하고 그담에 호박,가지,동태,마지막 동그랑땡이었는데 올해는 잔머리굴려서 동그랑땡을 패쓰~ 결국 감자떡을 하는 불상사를 맞이했습니다 -_-;; 엄마가 강원도고향이셔서요~

같이 만드신 전 좀 남았나요?? 저희집은 차례도 큰집가서 지내면서 오로지 우리끼리 먹을려고 부친 전이 벌써 다 동이났습니다ㅋ

하루 2011-09-13 22:58   좋아요 0 | URL
저희 집도 올해는 동그랑땡을 하지 않아서 양이 많이 줄었어요.
그나저나 감자떡이라니!!! 귀한 요리인걸요!!!

저희도 좀 남았는데 동생이 기숙사로 들어가면서 착실하게 전을 가지고 들어가버려서 조금밖에 남지 않았어요!!! 전이 나름 이때가 아니면 사실 먹기가 힘든데, 본인이 부쳐서 그런지 착실히 챙겨갔다고 하더라구요!!
 





출근길, 회사에 도착하지 직전 내가 탄 버스는 다리를 건넌다. 다리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은게 아닌가 싶지만 이번 한강 홍수 때는 그 아래 있던 땅이 보이지 않았으니 다리는 분명하다.

이번 주에는 학생들이 개학을 했다. 회사 근처에는 중학교가 하나 있는데, 더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학생들도 개학을 했는가보다. 월요일 버스는 자리에 앉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로 버스는 만원이었다. 회사에 도착하기 직전 정류장에서 학생들이 많이 타는데 '아이들이 한 정거장인데 걸어가는건 어떠니'라고 절로 말하고 싶어질만큼 그런 만원 버스이다. 손가락 하나 까닥 하지 못하고 그냥 버스에 실려오다가 도착하면 못 내릴지도 모르는 그런 버스.

아무튼 오늘은 버스를 5분 정도 늦게 타서 인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학생들이 방학을 하고 사람들이 휴가를 간 기간에는 버스가 한산해서 몰랐는데, 정말 그 때가 좋았지 싶다. 왜 아이들이 방학을 하고 휴가를 갔을 때는 원래 버스가 이렇게 부산스러웠다는걸 몰랐을까 싶을만큼.

아무튼, 오늘 버스 창가 자리에 앉아서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였다. 다리 위로 학생들이 걸어가는데 세명이서 도란도란 걸어간다. 앞 쪽에는 남학생이 셋이고 뒤쪽에는 여학생들이 셋이다. 남자들은 머가 그리 좋은지 일렬로 셋이 서서는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뒤에 여자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출근길 도로 한복판을 저렇게 걸어가는 아이들이라면 너희들은 뭐냐! 라며 말하고 싶겠지만, 난 일단 버스 안에 있으니까. 왜 그렇게 아이들이 걸어서 학교를 가는 풍경이 내 눈에 신선하게 보였던걸까.

날씨는 적당하게 아직 더웠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는 아침, 아직 여름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세명씩 나란히 나란히 도란도란 걸어가는 풍경은 내게 지나치게 옛날을 생각나게 했다. 학교까지 20분씩 걸어다니던 그 길을, 풍경을, 친구를, 아침 공기를 말이다.

그리고보니 내가 등교하던 고등학교는 겨울인지 가을인지, 학교를 가는 시간에 해가 떠오르곤 했다. 그런데 꼭 걸어가는 쪽 정면에서 해가 떠오르는거였다. 피하지도 못하겠고 눈은 부시고 일부러 해를 똑바로 보면서 학교로 꾹꾹 걸어가곤 했는데, 지나치게 그 시절이 생각나버렸다.

아까 아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있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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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회사에서 내가 새로 얻은 별명이 둘이 있다. 하나는 추리 소설의 주인공이고 다른 하나는 일부녀이다. 첫번째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니가 있다며 회사 부장님이 날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임명하셨고, 다른 하나는 네이트에 지친 나머니 '전 일을 부르나봐요'라고 써넣었더니. 저렇게 부르셨다. 그리고보니 금요일은 일을 끝내고 집에 오니 12시 반이 넘고 있었고, 난 화장실 한번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입은 옷 그대로 거실에서 잠들었다. 지난 주 말에 잡은 [이성과 감성]은 아직도 1장에서 머무르고 있다. 도대체 난 지난주에 회사 일을 제외하면 뭘 하고 살았나 싶을만큼 난 그렇게 일주일을 살았다.

오늘은 많이 아팠다. 몸을 일으킬 수 없을만큼. 거실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이 너무 파래서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부스럭부스럭 거리며 [여인의 향기] 3부를 다시 봤다. 내가 [여인의 향기]를 보는건 딱 3회 뿐이다. 둘이 사귀건 말건 여자 주인공이 죽어가서 남자 주인공 애가 닳건 말건 그건 나와는 상관이 없다. 난 오로지 3회만이 보고 싶을 뿐이다. 오키나와 하늘이 지독히 파랗게 나와서 애가 다 타던 그 3회 말이다. 아마 3회를 주말에 집에서 재방송으로 봤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그 하늘과 바다를 본 순간 눈물이 날 듯 했다. 어떻게 저런 하늘이 저런 바다가 지금 이 때 내 눈 앞에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올 여름은 유독 너무나 제대로 된 하늘을 보기가 힘들었고, 나도 하늘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 해가 뜨는지 해가 지는지 달이 뜨는지 달이 지는지, 계절이 가는지,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하루하루를 그런가보다 하고 출근하고 그랬구나 하면서 퇴근했다. 많은 일이 있었던거 같은데 지나고보니 기억에 남아있는건 그리고 기록은 아무것도 없다. 아마 그래서 였는가보다 눈이 시릴만큼 파란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그것도 TV에서 나오는 그런 화면에, 눈물이 나올것 같았던건.
 

난 오늘도 인터넷에서 어디든 좋으니 타죽을어도 좋을 그런 하늘을 볼 수 있는 여행지가 나온 상품을 찾고 있고, 책을 찾고 있고, [여인의 향기] 3회를 계속해서 돌려보고 있다. 정확히는 그 드라마에 나오는 하늘을 보고 싶은거지만. 드라마 속에 나왔던 저런 하늘과 바다를 난 언제쯤 다시 볼 수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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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8-28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는 안보고 싶어요, 하루님?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타죽어도 좋을 하늘을 보며 울면 아무도 못 알아볼지도 모르겠어요. 같이 가요!

하루 2011-08-29 11:51   좋아요 0 | URL
하늘과 바다가 함께면 금상첨화예요.
타죽을 하늘이 필요해요!

알로하 2011-09-27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 <안경>을 보고 나서 계속 오키나와 앓이 했어요. 타죽을 것 같은 하늘! 그 아래 선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네요.

하루 2011-09-27 22:2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역시 타죽을것 같은 하늘!
이런게 필요한가봐요!!!!!
 

 

 

구글 선생께서 그렇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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