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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청산 가자 2
김진명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동물들 세계에서 양육 강식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래야만 자기의 종이 보존되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까닭에 먹이사슬의 맨 밑에 있는 것들은 그 개체수가 많으며, 맨 위에 위치하는 호랑이나, 독수리, 고래 등은 그 개체수가 적다. 그게 바로 오묘한 자연의 법칙인 셈이다.
그러한 양육강식이 인간 세계라 하여 다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물들과 다른 게 있다면, 개인적인 양육 강식 뿐 아니라 집단적인 양육강식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나라와 나라의 관계가 집단적인 양육강식에 포함될 것이다. 강대국은 약소국을 이용하여 자기의 부를 불리려고 하는 것, 평화 수호라는 깃발 아래 약소국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자국의 이익만을 도모하려 하는 행위들이 이에 해당된다.
한반도, 강대국 사이에서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해온 놀라운 나라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의 틈바구니 속에서 그 생명력을 잃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생명력을 유지 하기 위해 우리의 것들을 포기해야 할 때가 많았다. 사대주의로 인해 과거엔 중국의 속국이 되었으며, 그 후엔 일본의 침탈에 의해 일본에 포함되기도 했으며, 이젠 미국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그런 국제 정세 속에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는 현실이 마음 아프게 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 그러면서도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적 병리, 그리고 북한의 핵도발 이 모든 것들이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는 비관을 부추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사회를 생각하기 보다 나에 대한 생각을 더 해보게 되었다. '오 하느님'을 읽으면서 침통했던 그 마음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뼈저리게 느껴졌다. 난 얼마나 개인 이기주의를 벗어나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 민족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솔직히 지금에 이르러 생각하게 되는 결론은 오로지 하나이다. 북한과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 통일을 섣불리 하진 않더라도 우리 민족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 우리 민족끼리도 이렇게 믿지 못하고 반목과 질시에 쌓여 있는데, 어떻게 다른 나라의 강압과 압제를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양육강식의 세계,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이 살아 남는 방법은 진정 그 한가지이며, 우리의 주체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적인 북한이 아닌 그 날이 속히 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