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대사전
연세대학교 허사사전편찬실 엮음 / 성보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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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고립어라고 한다. 고립어라는 건 글자가 바뀌면 의미나 역할이 바뀌는 게 교착어와는 달리, 글자 모양은 같되 그 글자가 놓이는 위치에 따라 명사도 되었다가 동사도 되었다가 한다는 것이다. 그런 불규칙성 때문에 한문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 중국어는 그런 품사를 나타내는 한자들을 덧대어 씀으로 좀더 명확한 의미 전달이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고문들에 쓰인 한문 전적은 해석에 있어서 난해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허자의 사용으로 그 해석은 더욱 아리송송하기만 하다.
  바로 이 책은 그런 허자의 사용에 대하여 여러 예문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허자만 제대로 알아도 한문 문장을 해석하는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간혹 아무 뜻이 없을거라 보았던 허자에 뜻이 담기기도 하고 전혀 역접의 뜻으로 쓰이기도 하면서 해석이 전혀 엉뚱하게 되니까 문제이다. 그런 문제를 막기 위해 허사대사전을 활용해야 한다.

  이 책은 허자를 각 조목별로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으며 여러 용례들을 자세하게 실어 놓았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 렇지 않게 대충 해석하며 보았던 부분들에 쓰인 허자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상세히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색깔을 입혀 그 부분만 도드라져 보이게 편집해 놓음으로써 보기가 한결 편하다.

  한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이나, 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에게 최고의 길라잡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허자를 대충보아서는 한문이라는 대적을 상대할 수 없다. 이 책을 섭렵하는 날, 한문이라는 대적과 호형호제하며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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