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 후집
성백효 옮김 / 전통문화연구회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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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을 하는 사람은 세익스피어의 희곡을 꼭 읽어야 한다. 지금 읽으면 영어를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난해하기 그지 없는데도 꼭 그래야 한다. 왜냐 하면, 그 난해함이야말로 영어의 아름다움, 영어의 조형미이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그 난해함에 빠져 들수록 영어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그렇지만, 힘듦을 겪고 난 후엔 더 큰 깨달음과 경지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게 문장공부라 하여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고문진보는 본토인 중국에서 보다, 고려, 조선에서 더 유명했던 책이다. 문장의 전범을 익히기 위해서는 꼭 독파해야 했던 책인 것이다. 여기엔 여러 문체의 글들이 들어 있다. 그렇기 떄문에 이 책을 한 권 독파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한문을 공부한다고 하면서 주저 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어려움을 벗삼아 깨우쳐가는 묘미를 통해 한문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덕은 여느 번역서 못지 않게 직역에 충실하였다는 것이다. 성백효 선생님의 번역은 대체로 원문에 충실하며 평이하다고 할 수 있다. 전통 한학자답게 처음 한문을 접하는 사람에게 전통의 깊이를 별 어려움 없이 전해주는 것이다. 이 책을 한 권 들고 고문진보의 글 하나 하나를 섭렵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한문 실력도 일취월장해 있을 것이다. 여러 문체를 두루 보았기 때문에 한문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 또한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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