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UM KOREA - 매그넘이 본 한국
매그넘 지음 / 한겨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매그넘 작가들이 한국의 여러 모습을 그들의 사진에 담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못 별스럽지 않게 생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메라의 시선은 종종 우리에게 낯익은 듯, 낯선 의문을 던진다. 진정 우리의 모습이었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그래서 쉬쉬하며 지나쳤던 장면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 나 자신을 나만큼 아는 사람도 없을거라고. 하지만 우린 종종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누군가 나에 버릇에 대한 얘기해줄 때, 그리고 나의 성격에 대한 얘길 해줄 때말이다. '나에게 그런 버릇이 있었구나' 느낌과 동시에 새삼 내 자신을 너무나 모르고 살았구나 느껴지니 말이다. 더욱이 내가 가장 자주 접하는 나의 목소리조차, 녹음기를 통해 울려 버질 때 친근함보단 어색함이 느껴지곤 한다. 왠지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리려서 왠지 모를 어색함 때문에 끝까지 듣지 못하고 꺼버리기도 한다. 그렇다 내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착각일 뿐이었던 거다. 내 자신을 몰라도 이렇게 몰랐을 수 없었고, 무관심해도 이렇게 무관심 했을 수가 없었던 거다.

  이 사진집이 의미가 있다면 바로 그 점일 것이다. 우리가 늘상 주위에서 봐왔던 친근한 모습들이지만 카메라에 포착되는 순간, 그건 낯선 그 무언가가 되었다. 아니 친근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들이 착각이었을 뿐이었을거다. 사람이 성숙해 간다는 건, 밖으로만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자신을 반추해볼 수 있는 걸 말한다. 그와 함께 우리의 시선 또한 외국의 이색 풍광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잘 안다고 여겼던 우리 사회 내부로 거두어야 하는 거다.

  과연 이 사진집을 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하다. 낯익지만, 그렇기에 낯선 우리의 모습.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깨달음을 통해 세상의 희망을 일궈나가는 사람이라면 늦은 밤 한 잔 술을 같이 나눠마시며 두런 두런 얘길할 수 있으리라. 희망은 어떤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이 곳, 지금 우리가 함께 두런 두런 얘기하는 자리에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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